해외통신원 소식

케이팝이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운 <날개>의 가수 허영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4.02

통신원이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하던 때, 한둘이 아닌 여러 명이 허영란의 <날개>를 신청하는 것을 보며 다시금 80년대의 히트곡 <날개>를 들을 기회를 갖게 됐었다. 감동적인 가사, 극적인 멜로디, 그리고 가수 허영란씨의 폭발적인 가창력 등, 들을 노래 넘쳐나는 2021년에 80년대 초의 노래 <날개>를 신청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지난 3월의 어느 날, 한인타운의 한 카페에서 <날개>의 가수 허영란씨를 만났다.

 

먼저 히트곡인 <날개>에 대해서 소개 좀 해주세요.

네. 조운파 선생님께서 작사 작곡하고 제가 불러 1983년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희망적인 가사의 메시지가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경제개발이 한창이었던 당시 상황과 잘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당시 <날개>는 상도 여러 곳에서 받지 않았나요?

네, 맞아요. 당시 그 노래가 히트하면서 《KBS》 ‘가요 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하여 골든컵을 수상했었습니다. 그 후 또 한 차례 1위를 했어요. 총 6주째 한 곡으로 1위를 기록했었습니다.

 

최근에도 <날개>는 한국의 가요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주 불리는 것 같던데요?

그렇습니다. 2016년과 2017년, 《KBS1》의 ‘가요무대’에서 반가희 씨가 <날개>를 부르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었죠. 또한 2017년에는 《KBS2》 방영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작사·작곡가 조운파 편에서 서지안 씨가 <날개>를 불러 6연승을 차지했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로 80년대 인기곡인 <날개>가 갑작스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 같습니다.

 

<날개>가 그렇게 히트한 후, 갑자기 가요계에서 홀연히 사라지셨는데요. 데뷔 때부터 은퇴 전까지의 활동을 정리해주시겠어요?

저는 미8군 무대를 통해 데뷔했고 당시에는 주로 재즈와 블루스 장르의 노래들을 많이 불렀었습니다. 그러다가 1982년 보컬그룹 ‘허영란과 꼭지들’로 음반을 냈었고요, 1983년 다시 한번 솔로로 데뷔를 한 것이죠. <날개> 가 빅히트를 기록한 후, 가수 활동을 그만뒀습니다.

 

은퇴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오셨습니까?

<날개>가 6번째 1위를 차지한 게 데뷔 후 6개월째 때의 일이었어요. 짧은 기간에 최정상에 올라가 상을 타고, 팬들에게 사랑받는 등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을 누려봤지만 저는 그런 것에 만족되지가 않고 뭔가가 공허했습니다. 그래서 6번째 1위를 차지한 다음 날, 돌연 은퇴하고 결혼한 후 1984년 5월, 미국으로 건너왔어요. 이민와서는 출산과 육아를 하며 전업주부로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별 공식적인 활동이 없었습니다. 물론 가요계의 러브콜도 그후로도 지속적으로 받았었지만 저의 결심이 있었기에 음악과의 관계를 완벽하게 끊고 살았습니다. 이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2006년도에 신학대학교에 들어갔고 졸업 후 전도사, 선교사를 거쳐 2016년 목회자가 됐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간증 찬양 설교 등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신곡을 준비하며 다시 활동을 재개하시게 됐잖아요? 그렇게 내려놨던 가요계에 다시 컴백하시는 이유라면 무엇인지요?

<날개>라는 노래를 만드신 분은 조은파 선생님입니다. 조은파 선생님은 김태정의 <백지로 보낸 편지>, 태진아의 <옥경이>, 남진의 <빈잔>,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등을 작사 또는 작곡한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곡 제조기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요계에 큰 획을 그은 분이시죠. 몇 해 전에 <날개>의 작곡가 조은파 선생님이 최근 선교사가 되셔서, 목회자가 된 <날개>의 가수인 저와 33년만에 기적적으로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그분이 어떻게 <날개>를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낮잠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일어나라. 아이야.’하며 깨웠다.”는 거에요. 놀라서 일어나보니 아무도 없었데요. ‘아, 천사가 깨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에 눈물로 만든 노래가 <날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갈 때마다 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지인을 통해 찾아와 인사를 하면서 “자살하려고 약을 사놨었는데 <날개>를 듣고서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렇게 재기에 성공해 지금은 몇 천 명을 먹여살리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즉 대중가요이지만 희망을 주는 영적인 노래라는 거에요. 33년만에 기적적으로 만난 조은파 선생님과 함께 “신곡 작업하자”라는 말 한 마디 없이 작업한 노래가 신곡, <행복한 나라>입니다. 그렇게 총 7곡의 녹음과 최종 믹싱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까지 팬데믹 하인지라 상황을 보며 다음 행보를 준비 중입니다. 그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 다시금 한국 사회에 간다는 것이 두려운 마음이 있었지만 제 최고의 무기이자 자산인 <날개>를 열쇠로 삼아 다시금 세상에 재도전하자는 생각입니다.

 

미국에는 로렐 데이글(Lauren Daigle)과 같은 기독교 컨템퍼러리 뮤직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녀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시겠어요?

노래를 잘 한다고 울림 공명 감동이 있는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닌데, 그녀를 보면 정말 인간적 매력과 영성이 넘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제가 좋아하는 저의 롤모델 가수라 하면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을 꼽고 싶습니다.

 

미국에 사는 가수로서 케이팝의 인기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어 가사로 된 케이팝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케이팝 가수들이 국위선양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자랑스럽죠. 예전에는 현지 미국인들이 “어느 나라 출신이세요(Whare are you from)?”이라고 물었을 때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가요?”라고 물었었는데 BTS가 빌보드 1위를 하고 난 후에는 “코리아”라는 대답에 “오, 예…”라고 할 만큼 한국에 대한 국격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자랑스럽죠.

 

그렇게 많은 가수들이 활동하는 2021년에도 유효한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예전에는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원테이크(One Take, 녹음 시 중간에 한 번도 끊지 않고 한 번에 녹음하는 것)로 갔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가장 좋은 테이크만 편집해서 음원을 내죠. 그런 음악에 비해 볼 때, 제 노래에서는 자연스러운 깊이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최근의 노래들을 살펴보면 같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주는 내용이 주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로 감사하는 것은 남녀노소 모든 세대와 계층이 <날개>를 사랑해주신다는 점이에요. 정말로 팬층의 폭이 넓었기에 <날개>가 불후의 명곡이 됐고 지금까지도 불려지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제가 36년 동안 가요계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아직도 <날개> 하면 ‘허영란’이라고 기억해주시는 거에요. 정말 잊어버릴 만도 한데 놀라울 뿐입니다.

 

신곡 <행복한 나라>는 어떤 노래인가요?

코로나19로 우리 모두가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그런 시대에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희망을 심는 나라가 된다면 반드시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함께 희망을 심는다면 분명히 행복한 나라는 우리에게 온다는 의미의 노래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조은파 작곡가의 40주년 콘서트 무대에서 33년만에 날개를 부르고 있는 허영란씨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조은파 작곡가의 40주년 콘서트 무대에서 33년만에 날개를 부르고 있는 허영란씨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새 작품을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조운파 작곡가, 김정욱 편곡자와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새 작품을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조운파 작곡가, 김정욱 편곡자와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새 음반 작업하는 모습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새 음반 작업하는 모습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찬양 1집의 앨범 사진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찬양 1집의 앨범 사진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가족과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가족과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해외 공연 중 태국 현지인과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해외 공연 중 태국 현지인과 함께 - 출처 : 허영란 씨 제공>

 

한인타운의 카페 더반에서 만난 허영란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한인타운의 카페 더반에서 만난 허영란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한인타운의 카페 더반에서 만난 허영란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박지윤 통신원 사진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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