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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가수 아나톨리 초이, 명예 노동자 칭호 원해 대통령에게 편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3.08

아나톨리 초이가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슴 조마르트 토카예프에게 '명예 노동자' 수여 요청 친서를 썼다는 기사 – 출처 : Nur.kz

<아나톨리 초이가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슴 조마르트 토카예프에게 '명예 노동자' 수여 요청 친서를 썼다는 기사 – 출처 : Nur.kz>

 

명성과 명예는 보통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티스트들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며 유명세를 쌓기 원하고, 다양한 공연 무대에 오르길 원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그 명예를 공증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능력과 기여도가 수여 기준이 된다. 또한,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번 주 카자흐스탄 사회에서는 이 ‘명예’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뉴스는 전국에 빠르게 퍼졌다. 주인공은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유명 그룹 MBand의 멤버였던 가수, 고려인 아티스트 아나톨리 초이(Анатолий Цой)였다. 아나톨리 초이는 '카자흐스탄 명예 노동자'라는 칭호를 받길 원한다고 언급했는데, 그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Zhomart Tokayev)에게 명예 노동자 칭호를 받기 원한다는 요청서 편지를 썼다고 전해졌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아나톨리 초이는 그의 꿈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카자흐스탄의 유명한 대중 뉴스 포털 《누르(Nur.kz)》는 2월 23일 자 기사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전했다. 기사는 아나톨리 초이가 “편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편지를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널리 활동해 왔고, 여러 국가 행사에 초대되어 노래를 불러왔기 때문”이라 언급했다. 한편, 지금까지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인이 아닌 고려인을 비롯한 소수민족에게 명예 칭호를 준 사례는 없었는데, 그 첫 사례가 고려인이 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국민 가수’라 불리는 마크팔 주느소파(Мақпал Жүнісова)는 아나톨리 초이의 편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출처 : Nur.kz

<카자흐스탄에서 ‘국민 가수’라 불리는 마크팔 주느소파(Мақпал Жүнісова)는 아나톨리 초이의 편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출처 : Nur.kz>

 

아나톨리 초이의 편지 소식이 전해지자, 카자흐스탄에서 ‘국민 가수’라는 별칭을 가진 마크팔 주느소파(Мақпал Жүнісова)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녀가 밝힌 의견의 골자는 “아티스트는 명예가 아닌 예술과 재능으로 존경받는다”는 것이었는데, 또한 “카자흐스탄에 살면서 카자흐스탄 노래를 부르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아나톨리 초이가 러시아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에둘러 ‘저격’한 것이었다. 배우 산자르 마디예프(Санжар Мадиев)도 “명성을 쉽게 얻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없는 일”이라며 비판적 의견을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아나톨리 초이는 명예 노동자 칭호를 받은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했을 때, 연령대가 무척 낮기 때문에, 이러한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대중들의 반응도 앞서 언급한 두 명의 가수, 배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사의 댓글에는 “아나톨리 초이는 젊은 가수이고, 앞으로 아티스트로서 사회에 기여할 것이 많다”, “카자흐스탄에서 공연하고, 카자흐스탄 전역을 투어해야 할 것이다. 그는 카자흐스탄 내 대부분의 도시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 “그의 한 쪽 다리는 러시아에 있고, 나머지 한 쪽 다리는 카자흐스탄에 있다” 등의 의견들이 달렸다. 사람들의 의견은 대체로 그가 러시아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이었다. 혹자는 그가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종합하면 비판적인 의견들은 ‘카자흐스탄에서 명성을 얻기 원한다면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라’는 것이었다. 참고로 아나톨리 초이는 “7년째 러시아에 살고 있고, 거주 허가를 받았지만, 국적을 러시아로 바꿀 생각은 없다. 시민권을 쉽게 얻을 수 있겠지만, 나는 필요치 않다. 명예 노동자는 어린 시절부터 내 꿈이었다.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고, 카자흐스탄의 여러 행사에서 노래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명예 노동자’라는 영광을 누가 안을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카자흐스탄의 문화예술계에서 ‘명예’가 이슈가 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러한 소식은 카자흐스탄 아티스트가 사회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만, 때로는 멀리 있다고 느끼게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명예’가 아닌, 시민들의 ‘기억’일 것이다. 능력, 사회적 기여, 업적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만한 일이다. 정부의 명예가 아닌, 국민의 명예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https://kaz.nur.kz/society/1901209-petropavlda-anasy-olimsi-etip-sabagan-us-zasar-qyz-qaitys-boldy/

https://www.nur.kz/showbiz/1896665-anatolij-coj-budu-pisat-pismo-tokaevu-a-zasluzil-zvanie-zasluzennogo-deatela-video/


아카쒸 다스탄 통신원 사진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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