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스페인 언어권에 케이팝을 넘어 한국을 알리고 싶어요- 노래매거진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2.17

케이팝과 한국문화를 다루는 스페인 웹사이트, 노래매거진(Noremagazine) 웹사이트 화면 – 출처 : 노래매거진 제공

<케이팝과 한국문화를 다루는 스페인 웹사이트, 노래매거진(Noremagazine) 웹사이트 화면 – 출처 : 노래매거진 제공>

 

노래매거진(Noremagazine)은 자라고사(스페인 아라곤주의 도시)의 한 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한 수사나(Susana)와 이구알레즈(Igualez)가 2017년 자신들이 사랑하는 케이팝을 주제로 만든 웹사이트이다. 이제는 케이팝을 넘어 드라마, 패션 그리고 한국 문화까지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는 이 사이트는 케이팝 및 한국에 관심이 많은 스페인어권 한류 팬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해 작년 한 해 200만이 넘는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통신원은 지난 금요일(5일) 노래매거진을 만든 수사나, 이구알레즈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노래매거진과 노래매거진을 꾸리는 팀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수사나: 이구알에즈와 저는 아라곤 대학에서 신문학을 같이 공부했어요. 서로 케이팝과 한국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있었죠. 한국 엔터 소식들을 더 많이 빨리 접하고 싶은데, 스페인어 된 플랫폼이 전무했어요. 거의 다 숨피(SOOMPI) 같은 영어 플랫폼이나 통해서 소식을 접해야 했죠. 물론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을 그래서 스페인어로 된 한국 문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자고 계획 했어요. 2017년 처음에는 저와 이구알에즈 둘이서만 하다가 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콘텐츠들을 작성하는 이들이 10명이나 되었죠. 그러다가 정보를 찾고 모으고 선별하고 기사를 쓰는 일이 시간이 한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고 수익이 나는 일도 아니다 보니 일이나 공부하는 개인들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에서 일종의 취미로 하는 이들에게는 벅찬 일이어서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은 6~7명의 기고자들이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조사한 콘텐츠들을 저희 매거진에 보내요.

 

이구알레즈: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는 기고자들은 영리적인 목적이 아니라 노래매거진이 스페인과 스페인어권 한류 팬들에게 한류 소식을 전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글을 써요. 저희는 그 콘텐츠들을 검증하고 올리죠.

 

두 분, 혹은 두 분과 함께 일하는 기고자들은 한국어를 어느정도 구사하시나요? 또한 노래매거진에 게재되는 콘텐츠의 정보는 어디에서 찾는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사나: 조금요. 아주 조금. 네이버와 같은 한국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하고 SNS들을 이용해 빠르게 최신 정보들을 수집해요. 그리고 한국 문화 등에 관한 노래매거진의 자체 기사들은 많은 시간을 걸쳐 작성자들이 여러 소스들을 통해 많은 시간 연구한 것들이죠.

 

이구알레즈: 음악 감상평 같은 콘텐츠들은 작성자가 직접 작성하는 거니까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수집할 필요가 없기도 해요.

 

인터넷에는 가짜 정보들과 소문들이 넘쳐 나기도 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선별하시나요?

이구알레즈: 노래매거진은 연예가십은 잘 다루지 않아요. 트위터에서 넘쳐나는 루머들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완전히 거짓 정보일 수 있는 거니까요.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된 후에 소식을 올리죠.

 

수자나: 만약 그럴듯한 소스라면 일단 기사를 작성해 놓고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있은 후에 기사를 올리죠. 예를 들어 SNS에서 YG 소속 가수인 이하이가 AMOG로 옮겼다는 소문으로 가득했어요. 일단 기사를 작성했죠. 기다렸다가 AMOG가 공식적으로 이하이를 영입했다고 인정했을 때 기사를 올렸습니다.

 

화상 회의로 인터뷰 중인 노래매거진 창단 맴버 수사나(위 오른쪽)과 이구알레스(아래) - 출처 : 통신원 촬영

<화상 회의로 인터뷰 중인 노래매거진 창단 맴버 수사나(위 오른쪽)과 이구알레스(아래) - 출처 : 통신원 촬영>

 

노래매거진은 단순히 한국 연예기사만 다루지 않고 한국 문화, 패션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노래매거진과 다른 플랫폼의 차이인데요. 어떤 이유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나요?

수사나: 처음에 기자들과 일할 때는 케이팝에 대한 콘텐츠만 다뤘어요. 후에 기고자들이 기사를 송고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다양해졌죠. 우리와 함께 일하는 기고자들 중에는 한국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학이나 중앙아시아학을 공부하는 이들고 있고, 높은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문화 부분을 담당하면서 콘텐츠가 더 풍부해졌고요. 그리고 패션부분이나 드라마 후기 같은 경우에는 좋아하는 이들이 다양한 정보를 찾아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래매거진은 기고자들이 협동으로 이루어지는 플랫폼인 만큼 그들이 관심 있는 분야가 콘텐츠가 됩니다.

 

노래매거진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콘텐츠는 ‘아이돌에게 쓰는 편지’라는 섹션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세요. 기획사에서 피드팩이 온 경우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구알레즈: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지인이 한국에 거주 중이었습니다. 당시 우리가 보낸 편지들을 인쇄해서 기획사에 보내기도 했고요. 아주 작은 프로젝트였는데, SNS에서 ‘어떤 곳에서 아이돌에게 편지를 보내준다’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팬들이 우리가 정해 높은 형식에 스페인어로 편지를 쓰면 우리는 그걸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살고 있던 지인이 기획사를 찾아가 전달했고요. 물론 큰 기획사들은 리셉션에 두고 올 수밖에 없어서 전달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번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의 기획사에 찾아갔는데, 아티스트가 기뻐하여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던 프로젝트였지만 지금은 멈춘 상태입니다. 번역에 시간이 오래 소요됐고, 프린트하는 비용도 상당했거든요. 후에 이 프로젝트를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기부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잘 되진 않았습니다.

 

자라고사에도 케이팝 팬들이 많은가요? 그곳의 한류 팬덤은 어떤 방식으로 케이팝을 소비하고 있습니까?

이구알레즈: 우리는 케이팝 붐이 시작되기 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의 변화는 피부로 느낄 정도입니다. 케이팝의 화제성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자라고사 센터의 광장을 지날 때면 항상 케이팝 커버 댄스를 추는 많은 그룹들이 있었어요. 전 문화센터가 있는 건물에 사는데 언제나 케이팝 커버 댄스를 추는 청소년들을 만나곤 했고요. 그리고 자라고사에도 여러 그룹들이 케이팝 이벤트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마드리드처럼 규모 면에서 큰 커뮤니티들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청소년회관을 빌릴 정도로 케이팝 행사가 잘 조직되곤 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역에서 열리는 만화 박람회에는 케이팝 관련 행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노래매거진도 행사를 조직한 적 있나요?

수사나: 행사 하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무산됐어요. 2020년 5월 19일에 개최 예정이었고, 자라고자 댄스 협회와 함께 조직할 예정이었어요. 협회장의 딸이 케이팝을 좋아해서 케이팝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던 거죠. 협회 측에서 먼저 함께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케이팝 커버 댄스 및 영화 상영, 한국 게임, 한국 음식 등 작지만 알찬 행사를 준비 중이었어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죠.

 

노래매거진 방문자 수는 어떤가요?

수사나: 작년 한 해 누적 방문자 수는 200만 명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콘텐츠들을 올리고 있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방문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2021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까지 벌써 이십만이 방문했어요. 저희에게는 큰 성공입니다.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이구알레즈: 스페인 언어권의 케이팝 팬들은 한국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요. 근데 스페인어로 된 정보가 다양하지 않다 보니 벽에 부딪힐 때가 많죠. 노래매거진을 방문하는 이들은 케이팝에 대한 관심으로 찾아 왔다가 한국 문화, 사회, 패션 등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한다고 합니다. 수사나는 지금 마드리드에서 국제외교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케이팝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들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한국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이들과 같이 일하며 한국 사회와 문화를 더 알리고 싶어요. 노래매거진을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서 후원을 받으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바르셀로나에 한국 패션숍이 있는데, 노래매거진을 방문하는 이들 중에는 한국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을 거예요. 그 점을 어필해서 광고를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수사나: 마드리드에 한국대사관, KOTRA, 한국 문화원 등과 같은 기관들이 있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케이팝을 발판으로 적지 않은 커뮤니티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좀 더 나이가 있는 이들이 한국을 알려고 한다면 그런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스페인어로 된 플랫폼은 많지 않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노래매거진이 한국문화의 확산의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노래매거진이 위의 기관들이나 한류 커뮤니티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미디어인 저희가 보완할 수 있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노래매거진, https://www.norae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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