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출간… “새로운 100년 만들 계기”
구분
사회
출처
재외동포의창
작성일
2021.02.03

‘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에 한 세기 동안 한인과 한인기업의 성공 진출사를 담은 100년사가 출간됐다. 재인도네시아 박재한 한인회장을 편찬위원장으로 하고 각계 한인이 참여한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회는 최근 자카르타 한국대사관 대강당에서 출판 기념회를 개최했다.

인도네시아의 한인 역사가 시작된 것은 3·1운동 자금을 지원한 장윤원(張潤遠) 선생이 망명 생활을 하다 1920년 9월 20일 자카르타에 도착한 사건을 기점으로 한다. 한인회는 지난해 7월 100년사 편찬위를 출범하고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1년 넘게 방대한 자료 수집과 고증을 거쳐 511쪽 분량의 책을 출간했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도서(위), 출판기념회 기념촬영(아래)  박재한 한인회장은 “일제강점기에 이름조차 낯설던 인도네시아 땅에 조선인 군속을 비롯해 수많은 한인이 징용의 세월을 살고, 전범 재판에 몰려 목숨을 잃었다”며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온 개척자들로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한인사회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기록된 역사가 없는 민족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100년사를 통해 한인 동포 사회는 미래를 향해 전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인 100년사에 따르면 장윤원 선생은 은행에서 일하면서 해외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다 일본 경찰에 발각돼 1920년 인도네시아로 망명했다. 이후 1942년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점령 후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고문 후유증으로 1947년 11월 사망했다.

1942년 조선 청년 1,400여 명이 일본군의 연합군 포로 감시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고, 일본 패망 후 일부가 남아서 이주민 역사를 이어갔다. 이 중에 양칠성은 일본 패망 후 재지배를 꿈꾸는 네덜란드에 맞서는 인도네시아 독립군에 합류해 폭탄 전문가로서 이름을 날리고, 외국인 독립 영웅으로 추서됐다.

포로감시원들과 함께 조선 소녀 수십 명이 위안부로 끌려왔다. 그 가운데 고(故) 정서운 할머니가 2004년 숨지기 전 위안부 시절을 육성으로 남겨 세상에 알렸다.

1968년에는 한국의 해외투자 1호 기업인 한국남방개발(코데코), 1969년에는 목재 사업을 하는 한인기업 코린도가 설립됐고, 1973년 한-인도네시아 정식수교가 이뤄졌다.

한국·한인 기업들은 자원개발에 이어 1980년대 중반부터 신발·봉제·섬유업에 투자했고, 1980년대 말 삼성전자·LG전자, 2000년대 포스코, 롯데그룹, 한국타이어 등이 진출하였다. 작년부터 현대자동차가 서부 자바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한인 100년사 편찬위는 “현지에서 맨땅에 일군 한인 토종 기업의 눈부신 자력 성장과 모국 대기업의 투자는 관련 기업 동반성장의 원동력이 돼 양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올해 기준 인도네시아의 한인기업 2천여 개가 현지인 100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