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통일 30주년, 비대면 여행으로 알리는 동서독 분단과 평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0.12

<그뤼네스반트에서 베를린까지, 평화를 찾아 떠나는 랜선여행>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를린지회가 동서독 경계지역인 그뤼네스 반트(Grünes Band)를 탐방하는 비대면 여행 콘텐츠를 제작했다. 민주평통 베를린지회는 베를린이라는 지리적 의미를 살려 매년 통일 주간에 청년컨퍼런스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대신 부담없이 비대면으로도 즐길 수 있고 의미도 살리기 위한 콘텐츠를 기획했다.

 

독일 분단시절 동서독을 가르던 경계지역은 북쪽에서부터 남쪽 체코 경계까지 1400km 가량 이어진다. 철조망과 장벽, 동독 측의 삼엄한 경비로 '죽음의 선'이라고 불렸던 이 경계 지역은 통일 이후 30년, 수많은 종의 식물과 동물, 자연이 꽃피는 곳으로 탈바꿈됐다. 그뤼네스 반트는 '녹색 띠'라는 뜻이다. 환경 단체 및 여러 시민단체의 논의로 이 지역을 자연보호 구역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작됐다. 그리하여 탄생한 그뤼네스 반트는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가 됐다. 각 구간마다 장벽박물관, 경계박물관 등이 있어 당시 분단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동서독 접경지역 그뤼네스반트를 방문한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동서독 접경지역 그뤼네스반트를 방문한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동서독 접경지역 그뤼네스반트를 방문한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민주평통 베를린지회는 총 3일에 걸쳐 동독 최대의 경계검문소인 마리엔본, 과거 미군부대가 주둔했던 포인트알파 경계지역, 하르츠 숲속에 있는 조르게 국경박물관, 실개천으로 나눠져버린 인구 50명의 작은 마을 뫼들러로이트 등 총 7군데를 방문했다. 고속도로 한 가운데에 남아있는 경계검문소부터 하르츠 국립공원에 남겨진 철조망, 작은 시골마을까지 독일의 자연과 역사를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길이었다. 특히 하르츠 국립공원과 포인트알파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작은 마을도 분단의 흔적 덕분(?)에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답사에 참가한 박병옥 자문위원은 '아름다운 숲속의 외롭고 로맨틱한 산책길. 다정한 부부, 행복한 가정이 반려견과 함께 지나갔다. 이 길엔 30년 전 너무나 무서웠던 장벽이 있었고, 보병차만 통과할 수 있었던 죽음이 서려 있었다. 언젠가는 한국의 38선도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원이 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맘껏 산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국현 베를린지회장도 '강을 맞대고 분단됐던 마을은 주변 10km 구간에 다리 하나가 없어서 멀리 돌아가야 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바지선을 찾아 약 20km를 달려 뱃길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분단의 흔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동서를 가르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죽음의 경계는 평화롭고 조용한 산책길이 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동서를 가르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죽음의 경계는 평화롭고 조용한 산책길이 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동서를 가르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죽음의 경계는 평화롭고 조용한 산책길이 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답사의 마지막으로는 베를린 장벽에서 통일 당시를 직접 경험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분단 당시 서베를린에 간호사, 광부로 왔던 이들은 당시 벅찬 분위기를 전하면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북이 아직도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영숙 자문위원은 '남북이 70년이 지나도 분단되어 있는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해외에 있는 우리부터 북측과 교류를 통해 평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뤼네스반트 답사는 '그뤼네스반트에서 베를린까지, 평화를 찾아 떠나는 랜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공개되어 누구나 볼 수 있다. 또한 통일 30주년인 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민주평통 유중아 청년컨퍼런스에서 전세계 자문위원들에게 공개됐다. 장국현 베를린지회장은 '많은 청년자문위원들의 참여로 뜻깊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번 답사로 모은 기록과 콘텐츠로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동서독 경계 지역인 그뤼네스 반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문화 콘텐츠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유진 통신원 사진
    -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 2010-2012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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