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의 한가위와 같은 듯 다른 말레이시아 중추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0.13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은 설과 더불어 연중 최대 명절인 한가위다. 한가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곳곳에서 즐기는 명절이다. 중국 문화에서는 추석을 중추절로 부르는데, 이는 가을을 조추, 중추, 종추로 나누어 볼 때 가을의 한 가운데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제2의 인구를 점유하는 국가인 만큼 중추절을 명절로 삼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국민의 22.6% 가량이 중국계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음력 8월 15일을 ‘Mid-Autumn Festival"이라고 부르며, 가족들과 월병을 먹고 불을 밝힌 등불을 달아 소원을 빌고는 한다. 


말레이시아 중추절을 기념한 옥토끼 전시물 - 출처: 통신원 촬영<말레이시아 중추절을 기념한 옥토끼 전시물 - 출처: 통신원 촬영>


중추절의 유래는 중국의 ‘상아’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옛날 옛적 중국은 10개의 태양으로 가뭄과 굶주림에 시달렸다. 후이는 10개의 태양 중 9개를 활로 쏴서 떨어뜨려 사람들을 구하게 되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도교의 여신인 서왕모로부터 영생을 얻어 신이 될 수 있는 약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아름다운 아내 상아를 두고 갈 수 없어 이 약을 숨겨놓으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봉몽은 이 약을 갖기 위해 상아를 위협했고, 상아는 약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약을 삼켜 하늘로 승천하게 됐다. 하늘로 올라간 상아는 남편을 보기 위해 인간 세계와 가장 가까운 달에서 살게 된다. 그녀의 곁에는 창이가 인간 세계로 돌아가 남편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약을 만들기 위해 방아를 찧는 옥토끼가 함께 있었다. 하지만 옥토끼가 약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한 까닭에 후이와 창이는 만나지 못했다. 이별에 슬퍼한 후이는 가장 밝은 보름달이 뜨면 아내가 좋아하던 음식과 과일을 차리고 그녀를 볼 수 있기를 빌었다. 이것이 중국에서 중추절에 보름달을 기리는 대표적인 유래라고 전해지고 있다.

 

중추절을 맞아 말레이시아 전통 염색 기법인 바틱을 사용한 옥토끼 등의 전시물이 설치된 모습 - 출처: "Hype"<중추절을 맞아 말레이시아 전통 염색 기법인 바틱을 사용한 옥토끼 등의 전시물이 설치된 모습 - 출처: "Hype">

 

말레이시아에서도 중추절의 유래에 따라 보름달을 상징하는 월병을 먹고, 소원을 등에 달아 놓고 옥토끼 장식을 곳곳에 설치한다. 그러면서도 중국 본토와는 다른 말레이시아 문화를 반영해 중추절을 기념한다. 예를 들어 올해 쿠알라룸푸르의 카이차이홍 골목에는 8명의 말레이시아 작가가 설치한 옥토끼 모형의 장식물이 전시됐다. 거대한 크기의 흰 토끼부터 말레이시아의 전통 염색 기법인 바틱을 사용한 옥토끼까지 말레이시아의 전통 문화를 반영한 특별한 전시물이 소개됐다. 또한 고기나 팥앙금, 말린 과일 등을 넣어 만드는 월병이 아닌 말레이시아 대표 과일인 두리안을 넣어 색다른 말레이시아식 월병을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최대 불교사원 켁록시 사원에서 열린 점등식 - 출처: 통신원 촬영<말레이시아 최대 불교사원 켁록시 사원에서 열린 점등식 - 출처: 통신원 촬영>

 

이처럼 음력 8월 15일을 명절로 삼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며, 중국과 한자·유교문화권인 베트남, 중국계 인구가 다수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이 날을 기념한다. 말레이시아는 이 날을 ‘문케이크 페스티벌’, ‘랜턴 페스티벌’ 등이라고 부르며 월병을 즐겨 먹고 점등 행사를 열며 축제와 같이 기념한다. 올해에도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쿠알라룸푸르의 중국문화센터에서는 재활용품을 사용해 등을 직접 만드는 워크숍을 운영해 환경을 보호하면서 중추절을 기념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최대 불교사원인 켁록시 사원에서도 점등식을 열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지타운에서도 등불 축제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중추절을 기념했다. 

 

국가별로 명절에 먹는 음식도, 명절을 쇠는 방법도 차이가 있지만 온 가족이 모여 가족의 단합과 화목을 바라는 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의 중추절은 국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설과 더불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이 기리는 날 가운데 하나이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각 지역에서는 각종 행사를 열고 월병 등 다양한 음식을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보다 한산한 분위기에서 명절을 지냈지만, 의료진을 비롯한 방역 관계자들과 이웃을 위해 방역수칙을 지키며 명절을 보냈다. 올해는 떨어져 있는 가족, 친척들을 오랜만에 만나 함께 명절을 보낼 수는 없지만, 이웃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역을 실천하며 여느 때보다 따뜻한 명절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참고자료

《Says》 (20. 9. 28.) <Goddess & Rebellion: Here Are The Legends Behind Mid-Autumn Festival & Why We Eat Mooncake>, https://says.com/my/lifestyle/mid-autumn-festival-origin-stories-behind-it-mooncake-festival

《Travel and Leisure》 (20. 9. 29.) <Mid-autumn Festival Is a Magical Way to Celebrate the Full Harvest Moon — Here"s How to Join In>, https://www.travelandleisure.com/attractions/festivals/mid-autumn-full-moon-festival


홍성아 통신원 사진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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