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영화 <나를 찾아줘>, 이란 국영방송사 웹사이트에서 방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7.24

이란 사람들은 한국 여성들을 만나면 무조건 ‘양곰’을 아는지 물어본다. ‘양곰’을 안다고 하면 반가워하면서 ‘양곰’이 최고라고 치켜세운다. ‘양곰’이란 이란에서도 방영됐던 한국 사극 <대장금>의 여자 주인공 이름인 ‘장금’의 이란식 발음이다. 이란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가 바로 <대장금>이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방영된 대장금은 첫 방영 이래로 현재까지 이란 소재 지역 방송에서 꾸준히 방영되고 있다. 90%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는 <대장금>은 이란 사람들이 한 번씩은 모두 시청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콘텐츠에 주인공 이영애의 인지도는 그 어느 한류스타보다 높다. 최근 이란 국영 방송사 《타마샤 TV(Tamasha TV)》의 웹사이트에는 이영애 주연의 영화 <나를 찾아줘>를 시청할 수 있는데 반응은 어떨까.

 

이영애 주연의 한국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 출처 : ‘나를 찾아줘’ 홈페이지<이영애 주연의 한국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 출처 : ‘나를 찾아줘’ 홈페이지>

 

《타마샤 TV》는 인기 영화와 드라마, 각종 예능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국영방송사로, 대도시뿐 아니라 이란 전역에 송출된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집중적으로 방영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채널이기도 하다. 동 방송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이란과 해외의 영화, 드라마, 스포츠, 뉴스, 음악, 요리 등의 콘텐츠를 방영한다. 홈페이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이란 내 접속빈도가 높은 웹사이트 중 하나다. 평소 한류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뿐 아니라 웹사이트를 애용해왔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나를 찾아줘>는 한국어 음성과 이란어 자막 제공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특히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영화 ‘나를 찾아줘’는 한국어 음성, 이란어 자막으로 서비스 중이다 – 출처 : 타마샤 TV<한국영화 ‘나를 찾아줘’는 한국어 음성, 이란어 자막으로 서비스 중이다 – 출처 : 타마샤 TV>

 

한국에서는 2019년 11월한 <나를 찾아줘>는 김승우 감독의 스릴러 장르 영화로, 15세 이상 관람 영화이다. 영화 시나리오 원안인 <아무도 없다>는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마켓 최우수상 수상작품이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영화 출연한 주연배우 이영애는 동 작품으로 2020년 25회 춘사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제40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나를 찾아줘>라는 제목은 엄마, 아빠를 잃은 아이들의 염원이 담긴 말이라고 한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주인공인 간호사 정연(이영애 주연)이 숱하게 반복되던 거짓 제보와 달리 생김새부터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정보를 듣고 아이를 찾아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실종된 아들을 찾으려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정상적인 사회활동과 생활이 많이 망가진다. 교사인 남편도 학교를 그만두고, 전화를 받고 아들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비운을 겪게 되는데, 그 전화는 어린이들의 장난 전화로 판명된다. 아들을 보았다는 정보를 얻고 어촌에 도착한 정연의 등장을 경계하는 듯한 부패 경찰 홍경장과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는 염전 마을 사람들은 수상한 행동을 한다. 정연은 염전에서 일하는 이들이 모두 범죄자나 빚쟁이, 고아거나 납치된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뭔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한 진실과 마주하기 시작하고, 그 가운데서 행해지는 사람들의 욕망과 타락한 실체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한국영화 중 검열과 규제가 까다로운 이란에서 영화가 서비스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사극 <대장금>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이영애 주연이라는 점은 물론이고, 작품이 한국뿐 아니라 이란에서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어린이를 소재로 했다는 점도 요인일 수 있다. 어린이 실종은 이란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대도시의 경우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부모가 서비스 기사가 대부분 자가용, 택시 등을 이용해 등하교 시간에 픽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등학생일지라도 낯설고 모르는 사람이 학생들의 픽업을 요청하면, 학부모에게 직접 통화를 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나서 학생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보내는 것이 관습이다.

 

타마샤 TV 웹사이트에서 상영된영화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 출처 : 타마샤 TV<타마샤 TV 웹사이트에서 상영된영화 ‘나를 찾아줘’의 한 장면 – 출처 : 타마샤 TV>

 

한국과는 달리, 이란의 어린이들은 외출 시 가족과 동행한다. 친구들끼리만 외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린 자녀의 외출에 어른이 동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화 <나를 찾아줘>를 본 한 이란 학생은 극중의 일이 현재 한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물어보았다. 바로 대답을 하기가 망설여졌다. 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연 통신원 사진
    -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