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남아공 한국인 뮤지컬 배우 소한나 씨와의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8.19

라마포사 대통령의 락다운(봉쇄조치) 2단계 전환 발표 이튿날인 일요일 오후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시내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커피숍과 공원 등에 몰려 코로나 사태 이전의 주말 모습을 보는 듯했다통신원 역시 남아공의 초봄 햇살을 즐기며 남아공의 유일한 한국인 뮤지컬 배우인 소한나 씨를 인터뷰하러 발걸음을 옮겼다소한나 씨는 1989년생(31)으로 현재 프리토리아 대학교에서 공연예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그녀는 지난 6년간 프리토리아의 한 예술 고등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근무하다 작년에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였다그녀가 데뷔한 공연은 <Here's To You - The Simon & Garfunkel Songbook>으로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이먼 앤 가펑클의 원곡을 편곡한 트리뷰트 밴드가 뮤지컬의 음악을 구성하였으며소한나 씨는 이 공연에서 피아노첼로바이올린을 소화해냈다다음은 소한나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떤 계기로 음악 교사에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게 되었나요?

제자를 양성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뮤지션으로서의 저의 능력을 보다 발전시키고 싶었어요그래서 오디션을 보았는데 운이 좋게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고 제가 피아노첼로바이올린 등을 연주할 수 있어서 뽑히게 되었죠.

 

작년에 데뷔한 공연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올해도 재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들었는데 코로나 19로 취소된 건가요?

작년에 케이프타운요하네스버그 등지에서 공연을 하고 인기에 힘입어 올해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 중이었어요그런데 올 3월 더반 공연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로 모든 공연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Here's To You’ 공연 실황 모습. 앞줄 왼쪽이 소한나 씨(좌)와 앞줄의 소한나 씨(우) - 출처 : 소한나 씨 제공<‘Here's To You’ 공연 실황 모습앞줄 왼쪽이 소한나 씨()와 앞줄의 소한나 씨() - 출처 소한나 씨 제공>

 

코로나 사태로 한나 씨뿐 아니라 상당수의 남아공 예술가들이 타격을 입었을 텐데 어떤 상황인가요?

저희 공연의 기획사는 공연 음반을 제작하여 판매할 예정이고 상황이 나아진다면 공연 재개도 가능성은 있고요한 친구는 올해 해외까지 진출하는 아주 큰 공연이 잡혀있었는데 취소가 된 경우도 있고많은 친구들이 성우나 광고와 같은 부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요취소된 공연 기획사나 배우들에게 공연 취소로 인한 손실을 정부에서 구제기금(relief fund) 양식으로 일부 보상해주었어요에이전시협회 등에 등록된 에이전시와 소속 배우들은 대부분 구제기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공연계약금액에 따라 구제기금 수령액이 다른데 저도 원래 계약금액보다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을 받았습니다.

 

정부의 제재조치가 완화되어도 공연이 정상화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듯 해요공연이라는 것이 한 회에 최대한 많은 관객을 모집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게 되니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고요저는 현재 개인교습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다시 교사가 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사로 재직하셨으니 남아공과 한국의 음악교육을 비교해주실 수 있을까요?

남아공 음악교육 수준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아요예술고등학교라고 해도 한국처럼 전문성을 갖춘 아이들이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졸업 후 다른 길로 가려는 학생들도 많고요커리큘럼도 일반 학교와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졸업 시험 기준도 높지 않아서 당연히 음대 입학 기준도 한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죠하지만 남아공은 한국만큼 사교육이 발달된 나라가 아니잖아요그래서 부유하고 음악적 배경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아니라면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게 남아공 현실이에요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아이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예술학교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우리나라는 100% 입학이 불가능하겠죠그렇지만 남아공에서는 가능한 거죠그래서 그런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뮤지컬 분야는 어떤가요?

제가 뮤지컬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남아공에서 뮤지컬을 하는 것의 장단점을 보자면 우선 남아공은 영어로 공연을 하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순회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즉 해외에서 본인의 인지도를 쌓을 기회가 많은 거죠또한 남아공의 뮤지컬 수준은 국제적 수준에서도 떨어지지 않아요뮤지컬 배우 대부분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분들이고 캐스팅 된 분들도 프로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죠해외공연을 나갔을 때 해외반응도 좋은 편이에요.

 

또한 인종이 다양한 국가이기 때문에 다양한 배역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배우의 폭도 넓죠이 부분은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도 될 수 있는데그만큼 한 인종의 배우가 맡을 수 있는 배역에 한계가 생기거든요제가 사운드 오브 뮤직 주연 배우가 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미스 사이공에는 캐스팅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남아공에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에이전시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에이전시에 들어가고 싶으면 4년제 대학에서 드라마(연기학위를 따는 것을 추천해요대분의 에이전시가 학위를 요구하거든요음악노래춤과 같은 것은 스스로 갖추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꾸준히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으로남아공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양국이 음악 분야에서 교류한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아공은 흑인음악과 백인(아프리칸스음악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어요남아공은 흑인 정부의 흑인 나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중음악은 흑인음악이고이 분야의 음악가들이 인지도가 상당히 높죠클래식 성악 등은 향유하는 계층이 매우 소수에 한정되어있어 파급력을 높이려면 로컬 흑인음악을 하는 친구들과 한국 뮤지션들의 콜라보 공연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흑인음악은 영어가 아니라 줄루어나 코사어와 같은 자기 언어로 하거든요또 음악 자체도 한국의 음악 스타일과 많이 다르죠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라보가 성공한다면 그만큼 한국을 알리는데 파급력 있는 게 없죠.

 

소한나씨와의 인터뷰는 클래식음악뮤지컬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아프리카의 유럽이라는 남아공에서 문화교류는 보다 접근하기 쉬운 아프리칸스 백인 혹은 영어권 백인에 집중되어 왔을 것이다그녀의 제언처럼 이제 문화교류 거점으로 남아공의 흑인문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서영 통신원 사진
    - 성명 : 윤서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 통신원]
    - 약력 : 현) 주 남아공 문화홍보관 실무관 
                전) Africa Master Blockchain Company Marketing Manager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아프리카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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