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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팬클럽의 또 하나의 유형, 호주 커뮤니티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BTS Collective Australia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8.21

2020년, 인류에게, 특히 호주인들에게 힘든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산불은 연초까지 이어졌고, 산불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코로나19의 악재가 찾아왔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게 되고,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사람들은 위축되고 있다. 모든 공연과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류 팬들은 현 상황에 맞는 그들 나름의 대처법을 찾아내고 있다.

 

한류 팬들은 동영상을 통해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와 지난 공연영상을 보며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다고 한다. K팝 그룹 중 현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글로벌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일어난 한 흑인 남성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에서 시작된 인종 차별 반대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적인 콘서트 기획사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에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그들의 선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모두에게 인식시켰다.

 

한편, 호주에도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룹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의 그룹이 BTS 콜렉티브 오스트레일리아(BTS Collective Australia)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기부활동 등의 영향을 받아 여러 기부활동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그룹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CONNECT: Sydney’ 이벤트를 준비한 BTS Collective Australia 멤버들 – 출처 : BTS Collective Australia 제공<‘CONNECT: Sydney’ 이벤트를 준비한 BTS Collective Australia 멤버들 – 출처 : BTS Collective Australia 제공>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알리 메이나드(Ali Maynard, 이하 알리): 제 이름은 알리이며 23세이고, 현재는 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룹에서 이벤트 기획이나 영상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친구들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죠. 주로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준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홍보에 역점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김지예(Jiye Kim, 이하 지예): 제 이름은 지예이고, 26살입니다. 저는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방탄소년단의 팬들을 위한 번역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4명의 친구들이 영상편집, 이벤트 기획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저는 팬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일하고 있어요.

애비 진(Abi Jin, 이하 애비): 저는 애비이고, 21세로 이 그룹의 막내예요. 저는 대학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나이가 어려서 팬들과도 가장 가까운 나이에요. 그래서 아마 팬들의 니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BTS Collective Australia’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지예: 저희 7명의 멤버가 3번째 만났을 때, 저희 집에서 1박 2일 동안 지내며 놀았어요. 저희는 팬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교류하면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해낸 것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BTS Collective Australia라는 그룹입니다. 저희는 이미 존재하는 다른 팬 그룹과는 성격이 다른 그룹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그룹들은 일반적으로 음원 스트리밍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저희는 커뮤니티에서 아티스트 인지도 알리기, 기부활동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저희는 이 그룹을 만들었어요. 그런 면에 있어서 Collective라는 이름이 저희 취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저희는 팬들 간의 관계와 기부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그룹입니다. 또한, 저희는 K팝 팬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를 지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룹 BTS Collective Australia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지예: 2017년에 저희는 온라인 포럼을 통해서 서로를 알게 되었어요. 앨리스와 제가 한동네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오프라인상으로 만나게 되었어요. 당시 저는 온라인상의 포럼에서 기부프로젝트를 개최하고 있었어요. 저는 헌혈기부 행사 ‘Blood Drive’와 여성 노숙자들을 위한 물품을 포장하는 행사였어요. 저는 온라인상으로 행사를 함께할 시드니의 방탄소년단 팬들을 모집하게 되었고 앨리스와 몇몇의 친구들이 함께하게 되었어요. 행사가 끝난 뒤, 함께 한식당에 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희는 BTS 활동 6주년을 기념한 기부행사를 열고 싶었고, 3번째 저희가 다시 모였을 때 그룹을 만들기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저희 그룹 트위터 계정은 현재 3,000여 명이 팔로잉을 하고 있어요.

 

‘Connect, BTS: Sydney’ 홍보 포스터, 출처: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Connect, BTS: Sydney’ 홍보 포스터, 출처: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BTScollectiveAU)>

 

‘Connect BTS: Sydney’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BLACK SWAN' 댄스 워크숍 – 출처 : BTS<‘Connect BTS: Sydney’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BLACK SWAN' 댄스 워크숍 – 출처 : BTS Collective Australia 제공>

 

팬아트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출처: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팬아트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출처: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BTScollectiveAU)>

 

지난 2월 29일에 열린 ‘Connect, BTS: Sydney’ 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비: 저희 중에 이벤트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친구가 낸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게 된 프로젝트였어요. 당시, 방탄소년단의 미술전시회 ‘CONNECT: BTS’가 진행되었는데, 저희 시드니는 포함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시드니전시회를 만들어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되었지요.

 

알리: 이 행사는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BTS: CONNECT’라는 미술전시회도 열리고 있었고, 당시 호주는 산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었죠.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을 발매한 때였고요.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저희가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게 된 거죠. ‘BTS: CONNECT’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았고, 커뮤니티를 방탄소년단을 통해 연결해보자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팬들의 미술작품전시회개최와 동시에 산불구호기금마련을 함께 이루게 된 것이지요.

 

지예: 이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방탄소년단 팬들의 미술작품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팬들이 출품해 주었어요. 이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모국인 한국과 호주 간의 파트너쉽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했고, 당시 호주가 산불로 겪고 있던 극심한 어려움을 이 프로젝트와 연관시켜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여러 나라의 작가 20명의 팬이 1개 이상의 작품들을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행사의 미술작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댄스워크숍을 프로그램으로 포함했습니다. 작품판매로 얻게 된 수익금은 전액 단체에 기부금으로 사용했고요. 제가 앨범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음악을 통한 예술작품의 소개였지요.

 

호주 아티스트인 차임(Chymes)을 음악작품의 의미로 초청을 했었어요. 그리고 방탄소년단 굿즈 판매도 현장에서 진행되었고요. 팬들이 정말로 굿즈 구매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현장에서 굿즈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판매수익금의 20-30 퍼센트를 기부했습니다. 한국여행 관련 현지업체인 클룩(KLOOK)이 저희 이벤트의 스폰서로 참여했고 댄스 커버 그룹인 NSW 대학교 K팝커버 그룹인 HORIZON팀이 신곡 안무 워크숍으로 함께 참여했어요. 댄스 워크숍은 아주 인기가 높았어요. 많은 팬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뮤직비디오로 본 안무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라 댄스워크숍에 대한 니즈는 아주 높은 편입니다.

 

호주 원주민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 – 출처 :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호주 원주민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 – 출처 : BTS Collective Australia 페이스북 페이지(@BTScollectiveAU)>

 

최근 BTS Collective Australia가 Black Lives Matter를 위한 모금 및 기부에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알리: 방탄소년단이 Black Lives Matter(이하 BLM)라는 캠페인에 동참했잖아요. 이로 인해 미국의 팬들이 아티스트와 함께 이 캠페인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호주에서도 이 캠페인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되었을 때, 저희 멤버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죠. 그래서 저희는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호주 원주민 법률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모금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호주 커뮤니티에서는 원주민이슈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에요. 방탄소년단의 선행에 영감을 받아 현지커뮤니티에 기여하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예: 이번 프로젝트의 맥락(context)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개인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과 팬클럽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별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개개인으로 BLM 사회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이는 BTS가 관심을 가지기 훨씬 전이었고요. 저희 중, 한 멤버의 파트너가 원주민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저희 개개인이 기부에 참여했었지요. 방탄소년단이 트위터로 BLM 이슈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팬들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참여 물결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캠페인에 100만불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팬들도 #MatchAMillion이라는 기부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것이에요. 전 세계 아미들이 모금을 준비하고 진행하게 되었죠. 호주달러가 미국 달러에 대해 약세이기 때문에, 호주 1달러를 기부하면 미화 53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현지호주의 이슈에 눈을 돌려서 모금 운동을 펼치게 되었고,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14세 방탄소년단 팬이 호주 방탄소년단 팬들과 함께 모금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2020년과 2021년의 계획은?

지예: 저희가 규모가 큰 이벤트를 6개월 단위로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가 회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해왔습니다. 저희가 계획하고 있는 신규 이벤트는 방탄소년단의 한국신규앨범 발매 때가 될 것 같아요. 그때도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지요.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 커뮤니티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BTS Collective Australia 그룹의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티스트 방탄소년단과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있음을 보았다. 음악의 세계에서 순수하게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라는 휴머니티를 실현시키고 있음을 느꼈다. 아티스트와 팬이 마주 보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진정한 동반자의 관계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단순하게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젊은이들의 팬클럽의 모습은 존경스러웠다.


김민하 통신원 사진
    -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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