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는 매년 주미얀마 대한민국대사관 주최로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다. 대회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미얀마인이라면 누구나 참여를 희망하고, 한국 혹은 미얀마 내 한국계 기업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취업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미얀마 당국이 대중 모임 지양을 요청해 종교행사와 축제가 전면 취소됐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 역시 취소될 여지를 보였으나,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온라인 행사 개최로 결정됐다. 18회차를 맞이한 이번 말하기 대회는 6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열려 참가자들은 물론, 행사를 보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대사, 양곤외국어대학교와 만달레이외국어대학교 총장 등 여러 귀빈이 참가한 가운데, 축사와 심사방식 소개, 참가자 발표, 질의응답, 심사, 심사평, 결과 발표의 식순으로 진행됐다. 심사 동안에는 달고나 만들기 시연도 준비됐다.
이상화 대사는 축사에서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행사 탓에 지원자들이 직접 양곤에 오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행사가 진행되어 본선에 참가한 6명 외에도, 예선에 참가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며 화상으로 열린 대회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어 이 대사는 “2020년은 한-미얀마 수교 45주년으로, 이번 말하기 대회는 큰 의미가 있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미얀마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곤외대, 만달레이외대 총장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어가 사랑스럽다”고 답한다면서,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과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언어 학습이 양국의 문화를 서로 알아가고, 관계 증진에도 영향을 준다며 한-미얀마 수교 45주년에 열리는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렸다.
<제18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포스터 - 출처 : 주미얀마 대한민국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KoreanEmbassyMyanmar)>
이어서 이번 대회의 주제는 ‘본인이 꿈꾸는 한국과 미얀마 관계의 미래’였다. 평가와 심사 기준은 내용, 표현력, 문법적 정확성이었다. 대회 참가자들 중에는 한국어과에 재학 중인 학생도 있었지만 토목과, 러시아어과 등,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까지 다양했다. 모든 학생들이 한국어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양국의 외교 관계, 문화교류에 초점을 두고 발표를 이어나갔다. 세부 주제도 양국 공동제작 영화, 양국의 음식 등으로 다양했다. 어려운 한자어까지 정확하게 표현한 참가자들은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답변했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에서 유행하는 달고나 만들기가 시연됐다. 미얀마인으로 구성된 소셜미디어 서포터즈들은 달고나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며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관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주었다. 또 서포터즈는 지난 4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 부른 ‘2020년 다시 부르는 상록수’를 미얀마어로 개사해 선보였다. 이후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한국-미얀마의 문화, 교육, 외교 협력을 주제로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한 만달레이외대 한국어과 Gam San 씨가 차지했다. 2, 3등은 비전공자 Khin Zar Thwe, Chaw Su Thuzar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는 한국어를 전공한 학생이 아니더라도, 혼자 공부하거나 어학원에 다니며 꾸준히 한국어를 학습해 온 학생들의 열정이 엿보였던 행사였다. 또 관계 증진과 교류 활성화 등, 한국과 미얀마 양국 관계를 중점에 둔 주제와 참가자들의 견해는 그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향후 한국과의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자료
2020년 제18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영상, https://www.facebook.com/KoreanEmbassyMyanmar/videos/300085161041966
-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