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카자흐스탄 공연문화계, 최근 발레에 큰 관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5.20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발레단 고려인 수석 무용수 타티야나 텐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발레단 고려인 수석 무용수 타티야나 텐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


 

대개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호수’로 발레에 입문한다. 가장 대중적이고 인지도가 높은 발레 공연이기도 하고, 발레만의 독특함과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동 공연으로 ‘백조 = 발레리나’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백조의 호수 무대에 등장하는 발레리나들이 보여주는 동작, 화려한 의상, 작고 큰 리듬까지 모두 지켜보면 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철학까지 느낄 수 있다.

 

발레리나라는 직군을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아름답다’, ‘어려운 동작을 어떻게 해낼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 다음으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통신원은 발레리나의 소속이 궁금해진다. 카자흐스탄의 발레는 구소련 시기부터 발전해 왔지만, 독립 이후 발레 분야는 최근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하여 새롭게 발전되고 있다. 발레 교육과 공연 활성화도 강조되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는 아스타나 발레극장(Астана балет театры)이 있다. 2012년 카자흐스탄 공화국 초대대통령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의 주도로 설립되었다. 극장 부근에는 발레 아카데미(Балет академиясы)란 이름으로 발레학교가 설립됐다. 2017년 완공된 아카데미는 현재 특수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의 교육을 일반 학교처럼 제공하는데, 다른 학교와의 한 가지 차별점은 발레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발레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은 발레 전문가가 된다. 발레 분야에 일찌감치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동 아카데미의 입학이 일종의 유행이 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내 발레 분야에는 여러 유명 무용수들이 있지만, 그중 두각을 나타내는 발레리나는 타티야나 텐(Татьяна Тен)이다. 고려인 출신의 타티야나 텐은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극장의 무대에 오른 경력이 있는 아스타나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다. 아스타나 발레 극장은 한국과의 문화 교류 행사에도 활용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스타나 국립 발레극장 무대에서 공연중인 고려인 무용수 타티야나 텐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아스타나 국립 발레극장 무대에서 공연중인 고려인 무용수 타티야나 텐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

 

타티야나 텐은 부모님이 모두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여 태어난 고려인 3세다. 어렸을 때부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발레를 배웠다. 실력으로 유명세를 탄 그녀는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내로라하는 발레 스타가 됐다. 뛰어난 테크닉과 표현 기술, 예술성을 겸비한 타티야나 텐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003년 알마티 무용학교를 졸업한 후 2007년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의 라 스칼라 극장(La Scala Theatre)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0년까지는 쿨랴시 바이세이터보(Kulash Baiseitova) 국립 오페라와 발레 극장에서 발레 독주자로 활동했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프랑스 캐피톨 툴루즈 발레단에서 무용수로 이름을 날렸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5년 타티야나 텐을 아스타나 발레단에 스카우트, 그녀는 현재까지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며 카자흐 발레 분야의 여러 발전을 도모하며 기여해오고 있다.

 

타티야나 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관객과의 소통이 어려워지자, 지난 4월 17일 언택트 공연의 일환으로 열린 ‘온라인 극장(спец проект Онлайн театр)’이란 이름의 발레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아스타나 발레 극장과 카자흐텔레콤사(社)가 공동으로 기획한 프로그램 <격리 스타(Звезда на карантине)>의 무대에도 올랐다. 지난 5월 9, 10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로 치러진 프로그램에도 등장해 발레 무대를 선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치러진 언택트 공연 ‘격리 스타’의 무대에 오른 발레리나 타티야나 텐 – 출처 : Egemen.kz<코로나19의 여파로 치러진 언택트 공연 ‘격리 스타’의 무대에 오른 발레리나 타티야나 텐 – 출처 : Egemen.kz>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 차원에서 발레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지속되면서 자녀를 둔 부모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언급한 발레학교 입학 희망자도 증가 추세다. 각 지방, 소도시에서도 발레학교 입학을 위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시대, ‘온라인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발레 언택트 공연이 열린 것도 이러한 최근 대중의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

 

온라인 공연으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 타티야나 텐도 무대에 올랐다.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 인스타그램(<온라인 공연으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 타티야나 텐도 무대에 올랐다. - 출처 : 아스타나 발레단 인스타그램(@astanaballet)>

 

카자흐스탄에는 이미 일반 춤부터 케이팝까지 다양한 춤을 가르치는 학원이 개설돼있다. 그중 발레는 고전으로, 최근 관심이 급상승했다. 다른 모든 춤 분야가 그렇지만, 발레는 특히 몸 관리, 진지함, 책임감을 요구하는 장르다.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이 아닌 무대 이면에서의 꾸준한 노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고려인 타티야나 텐은 카자흐스탄 발레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높아지는 관심과 함께 언론과 방송계의 주목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할 무용수들의 양성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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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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