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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랑크푸르트 최초의 비건 한식당 '썬밥(Sunbap)' - 지속가능한 한식의 문을 열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07

[인터뷰] 프랑크푸르트 최초의 비건 한식당 '썬밥(Sunbap)' - 지속가능한 한식의 문을 열다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 경험자 중 75.2%가 한국 음식을 접한 경험이 있다. 이는 영화, 웹툰, 뷰티 등 11개 조사항목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베트남(93.8%)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높은 경험률이 나타났으며, 독일(77.7%) 등 유럽 국가는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초로 비건 메뉴를 선보인 한식당이 있다. '썬밥(Sunbap, 태양의 밥)'이다. 이곳은 프랑크푸르트 시내 노르트엔트(Nordend)에 위치한 곳으로 비건식으로 조리된 한식 메뉴를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맛집 리뷰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인플루언서(unterwegsmitjulia)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며 '썬밥'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언론도 이곳을 주목했다.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프랑크푸르트의 썬밥: 오페라 가수가 운영하는 비건 한식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썬밥의 비빔밥은 다진 고기나 계란을 사용하는 대신 두부를 사용한다. 김치, 브로콜리, 가지, 양배추, 비건 마요네즈, 고추장, 간장소스를 곁들인다. 모든 재료는 천연이고 어떤 향신료도 첨가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초로 비건 한식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썬밥'의 대표(SUN SEO)는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사업 동기와 진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 '썬밥(Sunbap)'은 '태양의 밥'이라는 의미다 - 출처: '썬밥' 제공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썬밥' 대표(SUN SEO)입니다. 저는 한국 음악을 전공했고 전 세계 공연을 다니면서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독일, 미국, 브라질, 스위스 등 각 국가에서 수년씩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 음식은 다른 국가의 음식들과 비교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밥, 국, 반찬 문화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고 복잡한 음식 문화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맛과 영양을 갖춘 한 그릇의 한국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것은 미래 음식산업의 성장 동력인 '비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썬밥'은 '한국 비건 패스트푸드 브랜드'입니다. 모든 분에게 완벽한 맛과 건강을, 풍요로운 한 끼로 최상의 만족을 드리는 브랜드입니다.

 

과거와 비교해 한류 인기의 변화를 느끼시나요?

최근 3~4년간 뷰티산업과 음식 등에서 한류의 더욱 커진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한국문화와 콘텐츠가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썬밥'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요?

단순함과 맞춤형 음식에 있습니다. '썬밥'의 메뉴는 하나의 그릇에 바쁜 현대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맛과 건강, 실용성까지 갖춘 '썬밥'은 하나의 볼에 여러 가지 재료가 담겨 조화로운 맛의 밸런스를 유지하지만 개인 취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재료가 있다면 제외하거나 바꿀 수도 있는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작은 음식점일수록 개인 맞춤형 운영 방식은 효율성 유지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객 맞춤 서비스'라는 차별화된 혜택이 '썬밥'을 다시 찾게 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비건 한식당 사업을 시작하신 이유가 있나요?

'썬밥'은 프렌차이즈를 염두에 둔 브랜드입니다. 한국의 식재료를 공수해와야 하기 때문에 유럽 교통 및 물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가 최적의 장소입니다. 한국에서도 비건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럽은 일찍이 비건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초의 비건 한식당을 시작해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비건 문화는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비건은 인종, 문화, 성별,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의 대전환을 이끌 수 있는 매우 가능성 높은 산업입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비건들이 많지만 완전한 비건 한식당이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비건은 더 이상 소수의 문화가 아닙니다. 비건 시장은 지구의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육식 문화에 대응하는 미래산업입니다. 저는 건강한 바른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채식만으로도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비건 한식의 창업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건 한식 사업의 발전에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비건 한식을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자본으로 비건식에 대해 연구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나 각 나라의 식습관과 문화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해외에 오래 거주하면서 현지인의 입맛과 수요를 잘 이해하고 20여 년간 테스트와 기록을 토대로 실질적인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저와 같은 사업자들이 비건 한식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썬밥'의 모든 재료는 천연이며 어떤 향신료도 첨가되지 않는다 - 출처: '썬밥' 제공 >

 

한식 사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한식 사업은 시대에 맞춘 유동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종과 종교의 다양성, 더불어 알레르기 반응 예방을 위해 식재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식에 사용되는 식재료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사항들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유한 한식 경험을 더 쉽게,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각 콘텐츠에 따른 글로벌 호응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한식 사업의 의미는 사업적 성공뿐만 아니라 한국의 질 좋은 음식 문화를 전파한다는 책임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로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정보 제공 여부는 한국 음식의 호감도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2024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 저해 요인으로 '재료/조리법을 알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썬밥'의 향후 운영 계획은 무엇인가요?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독일의 여러 도시에 '썬밥'의 지점을 내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 목표를 위해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음식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정을 매뉴얼화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비건 한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할 말씀이 있다면요?

좋은 것을 원하는 감각에는 국경도, 트렌드도 없습니다. '썬밥'은 "오늘 점심 뭐 먹지?"라고 물으면 바로 생각나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썬밥'이 얼마나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전문성을 갖춘 프로세스를 완성했는지, 고객들은 품질로 알 수 있습니다. '썬밥'은 건강과 맛을 모두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시간을 들여 손수 빚은 물건이 진정성과 아름다움이 있는 것처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철학과 맛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이 고객들에게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timeless)한 비건 한식으로 전달될 것입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썬밥 제공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4).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

- 《FrankfurterRundschau》 (2023. 3. 18). Sunbap in Frankfurt: Vegane und koreanische Küche von Opernsängerin, https://www.fr.de/frankfurt/sunbap-in-frankfurt-vegane-und-koreanische-kueche-von-opernsaengerin-92153593.html



성명 : 최경헌[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프랑크푸르트 통신원]
약력 :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 현장실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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