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인이 착용한 검은색 마스크 판매 광고>
전 세계가 코로나 19의 여파로 긴장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카자흐스탄 내 확진자는 없으나 그 위험성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에 우려가 깊다. 의료기술과 제도가 상대적으로 발달되지 않았지만 높은 의료비 때문에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크게 반응하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과 결정에 여론의 관심도 뜨겁다.
현지 언론에서는 매일 코로나 19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카자흐스탄 내 확진자는 없으나, 중국 우한시에서 유학 중인 80명의 자국 학생들의 송환을 위해 전세기를 띄웠다. 송환된 학생들은 2~3주 동안 병원에 격리된 상태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고 있으며,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열이 있는 사람이라도 신중히 조사하고 있다. 여러 기관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마스크 가격의 폭등은 카자흐스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평상시 같으면 보통 마스크 착용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착용 권고와 바이러스를 예방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높아지자 마스크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보통 마스크의 가격은 4~5배, 외국 수입 마스크는 5배 이상 폭등했다. 15~20텡게(한화 약 48원~64원)이었던 일반 마스크는 현재 70~100텡게(한화 약 224원~640원)로 상승했다. 약국 앞에는 줄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했다. 높은 수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돼있으니 말 그대로 품귀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과 유사하게 마스크의 수요와 연이은 매진 현상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아무리 현재 확진자가 없더라도 경계 태새를 늦출 수는 없는 상태다. 따라서 마스크 물량 부족은 시민들의 불안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이에 반응하며, 특히 보건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며 수급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연, 대회, 회의 등 각종 행사들도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사람들은 중국 식당은 커녕 일반 식당에도 잘 가지 않으며 발걸음을 끊었다. 바이러스 관련 주의사항은 곳곳에 붙어 있고, 핸드폰 알람도 수시로 울린다. 대부분 국민들이 무슬림인 카자흐스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야기하며 “신의 보호가 있기를(Alla saktasin)”라 언급하며 지내고 있다. 마스크 가격의 폭등을 악용하는 유통 업체들도 존재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으로 돈을 벌면, 알라신의 벌을 받는다”는 비판 의견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 게진하고 있다.
<‘케이팝 마스크’ 판매 페이지. 다양한 마스크가 ‘K-Pop’이란 수식어와 함께 판매되고 있다.>
한편, 이례적인 발생했는데, 바이러스의 창궐 이후 마스크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카자흐스탄 온라인 쇼핑몰, 특히 많은 유저를 보유한 OLX에 ‘케이팝 마스크’가 등장한 것이다. 현지 케이팝 팬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 해석된다. 마스크의 판매는 2월에 갑자기 나타난 현상인데, 판매 광고는 대부분 알마티, 아스타나, 카라간다 등의 지역에서 게재됐다. 날씨가 추운 북쪽 지역에서 특히 수요가 높다. 마스크 설명문도 흥미롭다. 아래는 설명문을 정리한 것이다.
블랙 마스크, 범용, K-Pop
일회용 의료 마스크 착용에 지친 당신, 기회가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케이팝 스타일의 이 마스크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착용이 가능하다. 소재는 면이며, 사이사이 스모그, 먼지와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필터가 있다.
<카라간다 지역 케이팝 마스크 판매 광고>
케이팝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보다 상당히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라 보통 사람들은 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OLX에 올라온 케이팝 마스크의 최저가는 380 텡게(1000 원), 최고가는 1000 텡게(3000원 이상) 이상이다. 그러나 케이팝 팬들에게는 인기 품목이다. 누르숱탄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이 ‘케이팝’ 스타일의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종종 마주칠 수 있다. 특히 학생 중에 많다. 다만, 현지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단지 예방법 중 하나이며, 신과 사람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난 상황에 등장한 ‘케이팝 마스크’는 케이팝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마스크의 수요가 높다는 점, 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나타내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빨리 나아지고, 전 세계가 웃음과 행복을 되찾는 날이 다시 오길 바라본다.
<카자흐스탄 북부 바플오르다르 지역의 케이팝 마스크 판매 광고>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OLX, https://www.olx.kz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