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베트남 한류의 주역, 태권도와 박항서 감독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9.16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8일간, 대한민국 충주에서는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가 베트남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베트남 태권도 대표단이 본 대회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얻었기 때문이다. 통신원이 8월 15일 자 기사 내용에도 언급했듯이 베트남에서 태권도는 외국의 전통 무예라는 의미를 넘어서 베트남 사람들이 사랑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국기(國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106개국에서 선수 2,414명이 참가하였는데, 참가선수 2,414명은 태권도, 합기도, 주짓수, 무에타이, 카바디, 벨트 레슬링과 같은 20개 종목에서 275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였다. 참가선수 중에는 세계 랭킹 8위 안에 들거나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369명의 실력 있는 선수들도 참가하여 대회의 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태권도는 남·여 프리스타일 품새(개인전, 단체전), 혼성 프리스타일 품새(2인제), 혼성 겨루기(단체전) 등 6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대회 참가선수들 간의 뜨거운 열전이 펼쳐졌다. 베트남은 차우 투잇 반(Chau Tuyet Van), 응웬 티 레 킴(Nguyen Thi Le Kim), 응웬 티 몽 꾸인(Nguyen Thi Mong Quynh) 선수들이 ‘여자 프리스타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3명의 선수 모두 타 국제경기 대회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한 실력 있는 선수들이다.


<여자 프리스타일 단체전 금메달 리스트 - 출처 : TTXVN>

<여자 프리스타일 단체전 금메달 리스트 - 출처 : TTXVN>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여 종합 순위 14위를 하였다. 대회 금메달 2개 중 한 개가 태권도 종목에서 획득한 메달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종주국 한국이 금메달 6개 중 3개를 획득하고, 나머지 3개 중 한 개를 베트남이 획득했다는 점에 현지 여론은 반응이 좋다.


<대회 참가국 랭킹 - 출처 :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조직위원회>1<대회 참가국 랭킹 - 출처 :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조직위원회>2

<대회 참가국 랭킹 - 출처 : 2019 충주 세계 무예 마스터십 조직위원회>

 

20년 전 한국에서 태권도 사범들이 베트남에 건너 와 태권도 도장을 열어 태권도를 알리고, 현지 초등학교에 교육 재능 기부를 통해 태권도를 전파하면서 태권도는 베트남에서 오랜 세월 함께하면서 국기(國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편, 지난 8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국가대표팀과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중국 U-22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펼쳐졌다. 친선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베트남 언론은 이 경기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집중보도하였다. 경기가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 내년 1월 태국에서 개최되는데, <2020년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을 겸해 열린다. 4개월 뒤 지역 예선을 앞두고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기량과 박항서 감독의 전술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베트남이 2-0으로 압승하면서 베트남의 여론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량과 실력이 많이 성장했음을 극찬하였고, 박항서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등의 전술 측면에서도 완벽함을 극찬하였다. 

 

두 번째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룬 감독과 수석 코치의 맞대결이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30대 이후 국민들은 <2002 한일 월드컵>의 4강 신화를 기억할 것이다. 그때의 4강 신화는 대표팀 감독, 코칭 스태프,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전례 없는 신화를 창조하였다. 예전에 박항서 감독은 자신의 축구 감독 인생에 커다란 스승과 멘토가 되어준 분이 히딩크 감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베트남의 일부 언론들은 ‘스승과 제자의 맞대결’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박항서 감독이 히딩크 감독에게 경기 전·후 직접 찾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 베트남 언론들은 일제히 박항서 감독의 인성을 극찬하며, 박항서 감독이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였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팬들에게는 영웅적 존재이다. ‘박항서 매직’과 ‘쌀딩크’라는 별명과 ‘파파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추앙받고 있다.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의 조우(遭遇) - 출처 : VTV>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의 조우(遭遇) - 출처 : VTV>

 

박항서 감독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사랑은 놀라울 정도이다. 예를 들면, 2016년 대상이 인수한 현지 소시지 가공업체인 득비엣(Duc Viet) 푸드는 박항서 감독이 출연한 CF(소시지, 김치 광고)의 영향으로 2019년 전년도 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하였다. 박항서 감독의 행보 하나하나가 많은 의미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다방면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태권도 국가대표의 금메달 획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의 업적은 한류 확산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베트남 태권도 국가대표팀의 좋은 성적 역시 베트남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태권도’라는 단어가 방송과 시청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태권도의 나라 한국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한 번 더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게 될지 모른다.

 

박항서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BTS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 곳곳의 BTS 팬들은 한국과 한류에 관심을 가지고, 그 일환으로 한국어 학습을 시작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베트남도 마찬가지이다. 박항서 감독의 언행, 감독으로서의 자질은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베트남 시민들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가 이미지의 제고, 한국과 한류를 향한 관심 증대로 이어진다. 이렇듯 교류의 매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   -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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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약력 :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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