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마드리드에 울려 퍼진 '아리랑'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8.08.02

<'아리랑 유랑단'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과 가득 찬 한국문화원 다목적홀>


<'아리랑 유랑단'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과 가득 찬 한국문화원 다목적홀>


전 세계를 도시들을 돌며 한국 국악, 한국무용 판소리 등 한국 전통문화를 활용해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는 '아리랑 유랑단'이 지난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아리랑 유랑단은 2012년 문현우 단장을 중심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아리랑’이 한국 고유문화임을 알리고자 창단한 민간 청년외교단체이다. 각 프로젝트마다 유랑단원을 모집하는데,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20대부터 30살의 청년들로 한국 전통문화예술과 관련한 종목을 취미나 특기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된다. 서예, 가야금 등을 직접 배울 수 있는 체험 아카데미 ‘아리랑 스쿨’도 국내(대학로·숙대·부천)에서 운영 중이다. 아리랑 유랑단 프로젝트에 선발된 이들은 해외 공연을 위해 각자 여행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10명 내외의 소수 정예 그룹으로 구성된 유럽 2기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를 거쳐 포르투갈의 포르토와 리스본을 방문하여 공연을 펼친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이들은 바르셀로나 유명 관광지인 '사그라마 파밀리아 성당' 앞 광장을 포함한 여러 관광 명소에서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바르셀로나 현지인들과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아리랑’을 비롯하여 한국 전통 예술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마드리드에서는 길거리 공연 대신 한국 문화원의 다목적 홀에서 현지인들을 만났다. 이들이 준비한 <아리랑 콘서트>는 공연 이벤트 예매 사이트를 통해 무료 예매가 가능했는데, 일찍 매진되어 그 관심도를 짐작하게 했다.  


올 해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한국의 전통 예술 및 현대 미술과 관련된 행사들을 통해 K-Pop 외의 다양한 한국문화를 스페인에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사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더라도 유럽에서 실제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문화원에서 실시하는 행사들이 거의 유일한 통로인 것이다. 가격도 대부분 무로이기 때문에 한국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관객 연령대가 낮은 K-Pop 관련 행사와는 다르게 전통문화나 예술 분야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높은 편이며, 주로 한국문화원의 홈페이지나 문화원에서 보내오는 알림 메일을 통해 행사나 공연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한국 문화원의 행사들에 주기적으로 참석하는 인원도 상당하다.


<아리랑 유랑단 단원들의 공연 모습>


<아리랑 유랑단 단원들의 공연 모습>


공연에 참여하려는 수요는 상당했다. 공연장은 만석을 이뤘고, 표가 매진되어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로, 행사당일에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혹시 기다렸다가 공석이 생길 경우 들어가도 되겠냐고 부탁하기도 하고, 뒷자리에 서서 관람하기도 할 정도였다. 관중들은 문현우 단장이 서툰 스페인어로 인사를 하자 환호의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이어 문현우 단장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공연을 하는 ‘아리랑 유랑단’의 목적과 의의를 설명하며 공연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한국 전통 예술을 전공하거나 직업으로 갖고 있는 ‘프로’도 있고, 배우는 학생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첫 번째 공연은 ‘대금’ 공연이었다. 관중들은 연주자가 입고 있는 현대식 한복과 처음 보는 악기 ‘대금’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플롯으로 ‘홀로 아리랑’ 을 연주 할 때 서양식 악기에서 동양의 가락이 흘러나오는 것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그 다음 무대에 오른 ‘가야금’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았다. 관중들은 신기한 악기에 연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의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국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진지한 자세로 귀담아 듣고 느끼는 관중들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어느새 연주에 더 몰입하는 듯 했다. 전통 무용 차례가 오자 관중들이 핸드폰은 사진 찍기로 더 바빠졌다. 좁은 무대에서도 한복자락을 날리며 고운 선을 선보이는 무용수들에게 관객들은 큰 박수로 답하기로 했다.


<최선을 다 해 공연을 펼친 유랑단의 합동 공연(왼)과 훌륭한 판소리 공연을 보여준 부단장 권귀진씨 무대(오른)>


<최선을 다 해 공연을 펼친 유랑단의 합동 공연(왼)과 훌륭한 판소리 공연을 보여준 부단장 권귀진씨 무대(오른)>


관객들이 무용공연만큼이나 환호했던 것은 아리랑 유람단의 부단장이자 예술 감독 ‘권귀진’씨의 판소리 공연이었다. 제 23호 무형문화제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전수자인 권귀진 부단장의 무대는 앞서 조금은 서툴렀던 무대들과는 달랐다. 관객들은 그가 뽑아내는 곡조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가야금 소리에 어우러진 판소리 가락이 국경을 넘어 문화를 벽을 넘어 공연장의 모든 이들을 사로잡았다. 전혀 다른 음악의 가락에도 고개를 까딱이며 박자를 맞출 수 있고, 흥얼거리며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문화와 예술’의 힘, ‘음악’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리랑 합창’ 공연으로 무대를 마무리한 공연단에게 스페인 관중들을 큰 박수와 환호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리랑’을 흥얼거리며 나가는 이들을 보고 이들의 공연이 가진 힘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의 여정이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정누리 스페인 마드리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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