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진출을 꿈꾸는 라오스 젊은이들의 한국어 배우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6.19

지난 6월 3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제22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및 제2회 라오스 예선전>이 개최되었다. 올해로 스물두 번째를 맞는 <세계한국어웅변대회>지만 라오스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겨우 두 번째로 치러진 예선전이다. 두 번째 대회인만큼 참가자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이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지 6개월밖에 안 된 어린 학생부터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수준급의 참가자까지 다양하였다.


대회에 참가한 8명의 학생들은 긴장해서 때로 실수를 하기도 하고 한국어 발음이 어눌하기도 하였지만 라오스 청소년들의 한국어에 대한 큰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세계한국어웅변대회의 라오스 예선전 포스터


<세계한국어웅변대회의 라오스 예선전 포스터 - 사진출처 : 주라오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예선전에 참가했던 학생들(좌), 1등을 차지한 ‘이레’ 학생(우)


<예선전에 참가했던 학생들(좌), 1등을 차지한 ‘이레’ 학생(우)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아직 한류콘텐츠 소비가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라오스이지만 의외로 라오스에서 한국어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라오국립대학교 인문대학에는 한국어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현재 4개 학년 총 100여 명이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이번 〈세계한국어웅변대회〉 라오스 예선 때도 이 대학의 한국어 전공 학생 세 명이 참가하였다. 이외에도 교민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전문대학교 및 한글 학원 등 다양한 곳에서 라오스인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또한 비엔티안의 글로리 스쿨에서는 교포 2세 및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한글학교가 매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으며, 현재 약 50여 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한글학교가 열리는 글로리 스쿨과 문화행사 모습

 

<한글학교가 열리는 글로리 스쿨과 문화행사 모습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라오스고용서비스센터가 2016년 10월에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2017년부터 라오스인들의 인력 송출사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기에 한국 취업에 필수인 <한국어능력시험> 통과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라오스인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라오스의 인력 송출 사업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에 이어 열여섯 번째로 체결되었으며, 양국 간 노동분야에서의 협력 또한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어서 라오스인들의 기대가 크다.


라오스의 경제 발전과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 양해각서는 한국에 파견할 노동자 선발을 위해서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점수를 요구하고 있다. 한류 드라마나 케이팝을 통해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처음 접했던 대부분의 학생들 중 많은 수가 단순한 호기심을 벗어나 한국어 배우기에 더욱 매진하는 이유는 ‘소득’과의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 라오스의 1인당 GDP는 약 1,900달러로 아직 최빈개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인력송출사업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노동자들은 대략 최소 월 900달러의 소득이 보장될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 평균 연봉이 약 이백 만원정도인 이 나라에서 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이라는 벽만 넘는다면 이 고용허가제는 라오스인들에게 고소득이 보장되는 합법적인 돌파구인 셈이다.


이번 <세계한국어웅변대회> 라오스 예선전에 참가한 세 명의 대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외쳤던 내용도 라오스인의 한국 진출이 다채로운 방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경제 활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돌아와 라오스에 한국의 선진 기술과 문화, 한국어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맹율이 높은 이곳 라오스의 지방 곳곳의 마을에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보급해 라오스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또한 보여주었다.


그들의 말처럼 라오스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11월에 주라오스대사관 주관으로 라오스국립대학교와 루앙프라방의 수파누봉대학교에서 치뤄진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4등급 이상을 획득한 학생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교에서 4년 동안 한국어를 전공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로 된 인문교양서를 읽고 이해하고 소화할 수준까지 되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지방 도시에의 한국어 보급은 아직 미비한 상태이지만 루앙프라방의 수파누봉 대학교에서는 작게나마 한국어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학교측이 공식적으로 한국어학과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과 라오스 고용서비스센터 센터장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과 라오스 고용서비스센터 센터장 - 사진출처 : 한국산업인력공단>

 

올해 11월에 치뤄질 예정인 <한국어능력시험>에서는 높은 등급을 받는 라오스 학생들이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해본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한국에 가고자 하는 라오스 젊은이들. 올해는 장학생 선발뿐만 아니라 인력송출사업까지 시작된 시점이라 이 중요한 전환기에 높은 한국어 실력으로 무장된 많은 수의 라오스 젊은이들에게 멋진 기회가 닿기를 응원한다.

라오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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