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일본 내 K-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4.03

류시화 작가의 도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2021년 9월 일본에서 번역돼 발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BTS 멤버가 콘서트에서 한 문구를 소개한 것을 계기로 팬덤 아미(ARMY)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도서로 발간 직후 매진 행렬을 이어 나갔다. 이처럼 일본에서 한국의 현대문학은 'K-문학'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 순식간에 매진된 인기 도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출처: 통신원 촬영 >

< 순식간에 매진된 인기 도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드라마를 계기로
한국 에세이의 붐을 일으켰다고 평가받고 있는 도서는 2019년 발행된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이다. 발매 3개월 만에 판매 부수 15만 부를 돌파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국 도서가 이렇게까지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린 적이 매우 드물었기에 출판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애독서나 추천도서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가 계기가 돼 한국 도서를 주목하기도 한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등장한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일본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미소(박민영 분)가 정전된 도서관에서 "이 책은 내 연애 로망이 다 들어있는 책"이라며 이영준(박서준 분)에게 해당 도서를 소개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최근의 일본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일본에서는 인쇄 매체에서 멀어지는 현상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드라마나 영화 등의 콘텐츠에서 책의 한 문구를 소개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특히나 시집은 인기가 없는 범주로 인식되고 있는 정도이다. 콘텐츠 서사에 잘 녹아든 도서의 문구는 매우 매력적이고 신선해 일본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김용택 작가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와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건넨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일본 내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서적이다.

Z세대에게는 에세이가 인기
인쇄 매체에서 멀어지고 있는 일본 내 현상은 특히 Z세대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K-문학에 관해서는 예외이다.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의 에세이는 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Z세대는 나다움을 진정으로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거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는 등 SNS 피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혹은 조직 중심의 가치관과 개인 가치관의 상충으로 인한 Z세대의 높은 이직률도 또 다른 어려움으로 대두되고 있다. SNS, 시험, 취업, 인간관계, 결혼 등 Z세대의 고민에 대해 "멈춰 서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며 등을 어루만져 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한국 에세이는 일본의 Z세대에게 마음의 터전이 되고 있다.

"인생은 자신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상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을 때 읽으면 한결 편해지는 한국의 에세이. 마음이 치유됐습니다.(07블로거 트위터 계정)"라는 호평이 이어질 만큼 K-문학에 마음의 짐을 덜어 놓는 일본인이 많다.

K-문학의 인기 요인

최근 한국 도서의 판매량에 일본 출판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초판 발행 부수가 평균 3,000부라고 전해지는 가운데 해외 문학의 히트는 이례적이다. 현재도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 10만 부를 돌파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필두로 '출시하면 잘 팔리는' 한국문학으로 인식되고 있다. '출판업계에도 한류 제4차 붐 도래'라는 제목으로 언론 보도가 될 정도로 호조이다.

SNS는 K-문학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독자들의 정보 교환이나 감상 공유도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한국문학'이나 'K-문학'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관심있는 신작의 정보나 후기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작가가 직접 일본 독자들과 교류하는 모습, 작가가 일본어로 독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판매 부수 10만 부를 돌파했을 때 출판사 매거진하우스 서적부를 통해 작가 하태완 씨는 장문의 메시지를 전해 일본의 팬들을 매우 기쁘게 했다.

도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요소는 책의 표지이다. 특히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의 표지 및 일러스트가 서로 달라 해외 독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Z세대를 겨냥한 매력적인 디자인의 표지는 SNS를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불어 해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책의 띠지는 시선을 끄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띠지의 '~만 부 돌파!', 'OO의 애독서', '드라마 OOO에 등장!' 등 문구는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23년 1월 출간된 선미화 작가의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 2023년 1월 출간된 선미화 작가의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도 개최될 K-Book 페스티벌
현재 K-콘텐츠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K-문학은 일본에서 확실한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K-문학의 높은 인기에 일반 사단법인 K-BOOK진흥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K-Book 페스티벌'이 2019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해당 페스티벌은 작가, 번역가 등 출판 관계자들이 독자와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의 획기적인 이벤트로 화제가 됐다. 2023년 11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인 'K-Book 페스티벌'은 올해도 많은 K-문학 팬들과 한류 팬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K-Book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https://k-bookfes.com/




한도치즈코

성명 : 한도치즈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현) 도쿄외국어대학, 국제기독교대학, 무사시대학 강사 리쿄대 사회학과 졸업, 서강대 사회학과 문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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