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K-라면 전성시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5.29

K-라면 전성시대


최근 몇 년간 벨기에 일반 슈퍼마켓에서 한국 식품과 관련해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제일 먼저 한국 라면이 등장했고 그 후 점차적으로 만두, 고추장, 김치에 이어 올해부터는 제육볶음 소스 등 몇 가지 한식 양념 소스가 판매되고 있다. 이에 더해 슈퍼마켓 자체적으로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밀키트를 한시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벨기에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니 중국이나 한국 슈퍼마켓이 아닌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한국 식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그 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벨기에 내 한식의 인기는 케이팝과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케이팝 팬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스타들이 즐겨먹는 한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국 드라마 팬들은 드라마 속 다양한 한국 음식의 맛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벨기에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한식에 관한 특별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초기에는 벨기에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을 소개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한식 전문가와의 인터뷰는 물론 레시피와 건강 효과까지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한식의 종류는 김치, 불고기, 비빔밥, 반찬, 전, 고추장, 된장까지 매우 다양하다.


<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불닭볶음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무엇보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가장 큰 규모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한국 라면이며 특히 불닭볶음면이 그렇다. 다양한 아시안 식품을 판매하기로 유명한 슈퍼마켓 알베르트 헤인(Albert Heijn)은 오래전부터 여러 종류의 한국 라면을 판매해 왔는데 그중 불닭볶음면은 유일하게 낱개가 아닌 멀티팩으로 판매되고 있다. 벨기에 중상위층이 주로 이용하며 비싸기로 유명한 슈퍼마켓 더레저(Delhaize)에서는 2023년 12월 처음으로 한국 라면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작은 바구니에 불닭볶음면이 담겨 있는 상태로 시범 판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후 폭발적인 수요가 증명되자 불닭볶음면만을 위한 가판대가 등장했다. 해당 가판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라면을 합친 가판대보다도 커서 그 인기를 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BTS 지민의 '불닭 챌린지'가 세계적 관심을 모으면서 벨기에에서도 불닭볶음면은 K-라면의 상징이 됐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벨기에인들 사이에서는 매운맛을 순화한 치즈 첨가 불닭볶음면이 인기다. 한편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운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짜장맛의 인기가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인다. 더레저(Delhaize)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불닭볶음면은 알베르트 헤인(Albert Heijn)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다른 종류의 라면보다 약 1유로(약 1,400원)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불닭볶음면 매운맛을 먹어본 벨기에 지인들은 "정말 맵다.", "벨기에 음식과 완전히 다른 맛이다."라고 평가하면서 맵지만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항상 모든 음식에 매운 고추나 고춧가루를 넣어먹는 벨기에 지인은 "적당한 매운맛이다."라고 평가했다.


< 쿠웨이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한국 라면 - 출처: 다비드 씨 제공 >


중국 음식보다 한국 음식이 더 유명해지니 이제 벨기에 내 중국 식당에서도 한국 음식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벨기에 서쪽에 살고 있는 벨기에 지인 바르트(Bart) 씨는 브뤼헤에 한국 식당이 있다며 통신원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브뤼헤에 새로 한식 레스토랑이 오픈한 줄 알고 찾아보니 중국 식당이었으며 한국 라면을 한국 요리라고 중국 요리보다 앞세워 홍보하고 있었다. 또 다른 벨기에 지인 다비드(David) 씨는 최근 쿠웨이트를 방문했을 때 통신원에게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쿠웨이트의 한 쇼핑몰의 슈퍼마켓에서 태극기를 앞세워 엄청난 양의 한국 라면을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비드 씨는 "한국 라면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면서 "한국이 인기가 많아서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워낙 한국 라면이 인기 있다 보니 일본 라면에 한글을 표시하는 경우가 생겼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처럼 한글, 태극무늬 등 한국을 상징하는 제품 포장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벨기에에 K-라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다비드 씨 제공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