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옻칠 가구와 디자인'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5일까지 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ADI Design Museum)에서 '2024 DBEW(Design Beyond East and West)' 전시가 개최됐다. 1956년에 설립된 산업디자인협회 ADI(Associazione Design Industuriale)는 최고 디자인 제품에만 수여되는 황금 컴퍼스 상(COMPASSO D`ORO)을 심사하며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디자인 관련 단체다. 밀라노 시내 비아 체레시오 7(Via Ceresio 7)에 5,000 평방미터 규모로 자리 잡은 ADI 디자인 박물관은 과거 에넬(Enel) 전기 회사의 본사로 사용됐던 곳을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유럽에서 가장 큰 디자인 박물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디자인의 거점인 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과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 한국 주재 이탈리아문화연구소, 문화체육관광부의 협력과 한진물류공사, 대한항공(주), 퍼시스 주식회사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옻칠 가구와 디자인(Ottchil Furniture and Design)'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였다.

< '옻칠 가구와 디자인' 전시회 홍보 포스터 - 출처: ADI 디자인 박물관 >

ADI 디자인 박물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전시회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옻칠 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한국의 전통 옻칠은 화학 첨가물 없이도 우수한 내구성을 갖추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겸비한 특별한 소재로 평가된다. 옻칠은 가구의 상태를 오랫동안 보존하며 내열성을 갖게 한다. 미학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지속가능한 이 특별한 소재를 주요 테마로 하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디자인에서 환경과 미래를 고려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한국의 전통 기법인 옻칠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더불어 ADI 디자인 박물관은 한국의 전통 기법인 옻칠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적 요소라고 평가하고 인간의 삶 곳곳에 놓여있는 가구에 쓰이는 과정에서 인간 삶을 표현하는 디자인이 됐다고 본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가구 작품들은 현대적인 생산 기술과 전통적인 방법을 융합하기 위한 선구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며 옻칠의 사용을 작은 유물에서부터 상당한 크기로 확장해 전시의 재미를 더했다. 또한 옻칠 장인과 가구 디자이너가 협력하는 창작의 과정은 디자인 협업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2024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이번 전시회에는 1만 2000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해 성황을 이루었다.

< 전시된 옻칠 가구 작품 - 출처: ADI 디자인 박물관 >

이보다 앞선 4월 20일에는 국민대학교 동양문화디자인 연구소와 밀라노 ADI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포럼인 'DBEW 2024'가 열렸다. '동양과 서양을 넘어서는 디자인(Design Beyond East and West)'이라는 주제의 이번 포럼은 아시아의 문화적 가치 및 아이덴티티 기반의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탈리아 대표저널 인터르니(Interni), 한국 미디어 대표저널인 디자인하우스, 주한 이탈리아 대사,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최경란 국민대학교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장(공간디자인학과 교수)은 "이번 포럼에서 아시아 국가가 공유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동서양이 공감하는 가치로 발전시켜 동서양을 넘어서는 새로운 디자인의 방향성을 얻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최경란 소장은 "앞으로 동서를 관통하는 옻칠의 아름다움을 통한 건강한 시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소재와 옻칠의 만남이라는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해 가구로 전 세계가 소통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ADI 디자인 박물관 홈페이지, https://www.adidesignmuseum.org/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