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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코리아 온 2024(KoreaON 2024)', 성황리에 마무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07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코리아 온 2024(KoreaON 2024)', 성황리에 마무리


지난 주말 양일간(5월 18일, 19일)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약 7km 떨어진 헝엑스포 B관(HUNGEXPOB)에서 열린 '코리아 온 2024(KoreaON 2024: Korean Cultural Festival)'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단법인 한유재단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1,500㎡ 규모의 행사장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현지인들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제5회를 맞이한 '코리아 온 2024'는 헝가리 시민들에게 한국의 전통 문화부터 대중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문화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축제다.


< 인산인해를 이룬 '코리아 온 2024(KoreaON 2024: Korean Cultural Festival)'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채로운 부스로 펼쳐진 한국문화 체험

홍규덕 주헝가리대한민국 대사는 "여러분 이틀간 이곳 부다페스트 엑스포장에서 한국 여행을 할 준비가 되셨나요?"라는 인사말로 축사의 포문을 열었고 이에 현지인들이 "네!"라고 응답하며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MayTree)의 공연과 부채춤 공연이 펼쳐지면서 축제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축제에 참여한 업체들의 부스에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불닭볶음면에서 홍삼에 이르는 다양한 한국 식품을 홍보하는 부스, 천연 재료를 사용한 한국 화장품 홍보관, 서예, 태권도, 한국어 배우기, 한국 전통악기 체험관, 한식 체험관, 케이팝 홍보관 등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돼 현지인들에게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의 현지 관람객들이 방문했다는 것이다. 케이팝을 사랑하는 딸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졸탄(Zoltan) 씨는 "케이팝 팬인 딸 덕분에 한국문화를 알게 됐어요. 지금 딸은 케이팝 부스에서 퀴즈를 맞히고 있고 아내는 화장품 부스에 있어요. 저는 한국 음식을 좋아해 한국 식품 홍보관에 가려고요. 불닭볶음면은 많이 먹어봤는데 혹시 다른 한국 대표 음식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으며 긴 줄이 늘어선 식품 홍보관으로 향했다.


< (좌)'코리아 온 2024' 홍보 모습, (우)한유재단 이사장 주잔나 에스테르고미 - 출처: (좌)한유재단 홈페이지, (우)통신원 촬영 >


한류의 사명: 한유재단을 통해 헝가리에서 한국문화 홍보와 발전을 이끌다

다양한 세대의 현지인들이 한국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는 점, 그리고 전통 문화부터 미용, 음식, 케이팝에 이르는 광범위한 관심은 헝가리 한류의 특징이다. 이번 행사를 주헝가리한국문화원과 함께 주최한 사단법인 한유재단의 이사장 주잔나 에스테르고미를 만나 이번 행사의 기획 계기와 성공 요인에 관해 물었다. 주잔나 에스테르고미는 "헝가리에서 한국문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양국이 갖는 정서적 공통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헝가리의 역사와 한국의 역사는 매우 비슷합니다. 유럽 국가 중에서 한국의 '한'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나라가 헝가리라고 생각해요. 또한 언어의 유사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어가 아시아에서 독자적인 언어를 가진 것처럼 헝가리도 유럽 안에서는 우랄어족을 따르는 독자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죠. 예를 들어 한국어로 '아빠'가 헝가리어로 '아뿌(Apu)'잖아요. 이렇게 소리가 유사한 단어들을 볼 때 정말 동질감을 느낀답니다."라고 말했다.


전통부터 생활, 대중 문화까지 헝가리 한류의 다양성과 인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동호회의 활발한 활동이 계기였습니다. 2012년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설립되고 당시 한국문화에 관심 있던 헝가리 사람들이 문화원 수업을 듣기 시작했죠. 수업이 끝났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동호회를 만들어서 한국문화를 더 심층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추어 수강생이었던 헝가리인들이 지금은 한국문화원에서 서예, 조각보 등을 가르치는 전문적인 선생님이 됐다면 믿으시겠어요?"라며 한국문화의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주잔나 에스테르고미는 헝가리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한국문화의 전도사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한국문화가 더 넓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사단법인 한유재단이 출범한 계기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 한류 동호회가 있지만 우리처럼 관청에 사단법인 설립 신고를 하고 활동하는 단체는 없습니다. 한유재단은 세계 최초로 현지인들에 의해 한국문화를 홍보하고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입니다."


헝가리 내 한류 열기는 해외 최초로 현지인들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 한유재단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2008년경 <대장금> 방영을 시작으로 헝가리 대중 문화에 한류 열풍이 불었고 2012년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설립되면서 다양한 한국문화 강좌를 통해 전통 문화부터 대중 문화까지 관심이 확산했다. 문화 강좌를 통해 한국문화를 체험한 헝가리인들의 열정은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십여 년 전 한국문화원에서 서예, 조각, 태권도, 부채춤 등 취미로 배웠던 수강생들은 이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춘 한국 문화 전도사로 거듭났다. 동유럽 한복판, 부다페스트의 한 행사장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쪽찐 머리를 하며 행사장을 거니는 헝가리인들에게 한국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문화에 대한 헝가리인들의 애정이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바꾼 탓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한유재단 홈페이지, https://hanyou.hu/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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