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한글학교는 2023년 2월 3일을 마지막 수업으로 2022학년도 2학기 종강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기존의 2022학년도 2학기 학사일정에 따르면 1월 27일을 16회 차의 마지막 수업으로 하여 해당 학년도 종강이 이루어져야 하나 1월에 체코 대통령 선거로 인하여 2주의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어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학교 내외부의 사정으로 인해 16회 차의 수업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주말 및 휴일을 이용해 보충수업을 하거나 종강일을 미루는 방안으로 학교 운영을 해왔으나 이번 2학기는 대통령 선거가 2회에 거쳐 실시되는 점과 체코 학교의 사정으로 2월 10일에도 수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참작하여 총 15번의 수업과 학예회 활동으로 종강을 맞게 되었다. 이에 프라하 한글학교 교장은 각 반의 학부모 공지를 통해 이번 학기 마무리 계획을 알리고 무엇보다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한 학년을 잘 마치게 되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프라하 한글학교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는 학기 말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2023학년도 2월 17일에는 입학식과 함께 학부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입학식에서는 교장 및 교감의 새 학년 인사말과 함께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이 소개하며, 아이들을 통솔하여 각 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학생들이 수업하는 동안 학부모 회의가 진행된다. 이번 학부모 회의에서는 신학기 일정 안내, 학교 운영 안내 및 한글학교 협회 안내 등을 할 예정이다.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출처: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학생들의 겨울방학은 여름방학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다. 하지만 개학 이후에도 학생들은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수업과 캠프에 참여한다. 중부 유럽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겨울이면 찾는 스키 캠프가 대표적이다.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학생들은 개학일 저마다 방학 때 있었던 일들은 이야기하기 바빴다. 스키 캠프에 참여하여 학교에 오지 못한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 주로 방학을 맞아 떠났던 한국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한국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 조부모님의 사랑은 아이들의 외국살이에 있어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독서 감상문 쓰기로 내준 방학 숙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 소개부터 숙제를 하지 못한 이유까지 핑계도 제각각이다. 4학년 교실에서는 학생들에게 방학 숙제로 일기 쓰기와 독서 감상문 쓰기를 내주고 있다. 일기는 선생님의 코멘트를 희망하는 몇 학생을 제외하고 따로 검사하지 않지만, 독서 감상문은 독서 습관을 기르고 격려하기 위해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은 개학일에 자신이 읽었던 책 내용을 반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뒷이야기를 상상해 써보는 독서 후 활동 시간을 갖는다. 한국 도서가 귀한 외국에서 한국어로 된 책에 대한 이야기는 늘 학생들의 흥밋거리이다. 학기 중간에 각자 좋아하는 책을 가져와 친구와 바꿔 읽는 교환 읽기를 시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고은 학생 독서 후 활동]

1학기 때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투정을 부리며 마냥 어린아이 같았던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지나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더니 겨울방학을 지나 이제는 어른스럽고 철든 모습을 보인다. 한글학교에서 4학년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 곧 5학년이 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편지와 함께 쿠키 메달을 수여하는 작은 시상식을 열었다. 개학에 들떠 신나 있었던 아이들이 이제 곧 정든 선생님과 교실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이 앞선 모양이다. "선생님의 금요일은 너희들 덕분에 늘 행복했어." 수업의 마무리 인사에 눈물을 쏟는다. 학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겨주려 준비한 이벤트에서 아이들의 고운 마음씨에 반해 오히려 선생님이 감동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5학년이 되는 것은 좋지만, 선생님이랑 헤어지는 것이 너무 슬퍼요. 선생님 우리랑 같이 5학년으로 가면 안 돼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난 질문에 지난 1년간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수업을 준비하지만, 어느새 아이들에게 주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받았음을 느끼게 된다.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종강일, 출처: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종강 메달 수여식, 출처: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는 어려웠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대면 수업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수업의 방향을 바꾸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학생이 등록을 포기했고 유치부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수업 진행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2022학년도에 다시 대면 수업을 실시하면서 수업 방식이 안정화되고 기존 학생들이 다시 한글학교를 찾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체코 사회가 판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프라하 한글학교에 대한 한인 사회의 관심이 늘어 신입생의 등록도 증가하였다. 2021학년도 하반기 기준 41명에 그쳤던 학생들은 2022학년도 하반기를 기준으로 두 배가 넘는 95명이 되었다. 한글학교를 믿고 기다려준 학부모들, 수업 일정의 잦은 변경과 수업 방식의 변화 속에서도 성실히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그리고 급변하는 수업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자 했던 한글학교 교사들의 노력이 모여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를 이겨낸 것이다.

2022학년도 프라하 한글학교는 그동안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과 체코 정부의 모임 금지법 등에 따라 개최가 불가능했던 학교 행사들도 진행하였다. 1학기에는 야외 사생대회 및 백일장을 개최하여 많은 학생의 참여를 이끌었고 2학기에는 학예회 행사로 마무리하며 학생들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큰 감동을 전하였다. 프라하 한글학교 교사들은 일상과 학교생활이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수업 방식의 개선, 새로운 교과목 도입 및 학생들과 한인사회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며 새 학년 새 학기에는 더 많은 학생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번 2023학년도 새 학기를 준비하는 교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의 정서 함양 및 정체성을 키우기 위한 특별한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1월 5일 개최된 2023학년도 1차 교사 회의에서는 이러한 행사를 계획하기 위해 체육대회, 골든벨, 사생대회, 백일장, 소풍, 바자회, 학예회 등에 대한 교사들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구체적인 개최 방향성에 대해 논하였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정규 수업 외 가능한 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프라하 한글학교 사생대회, 출처: 프라하 한글학교]

오는 1월 27일에는 체코 대통령 선거로 인해 한글학교가 휴교하였다. 하지만 이번 휴교일에도 한글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교사 특강 시간을 갖는다. 이번 특강에서는 한국 초등학교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현 교사를 초청하여 저학년 수업에서 중점으로 두어야 하는 학습 방향 및 고학년 수업에서 교과서의 활용방안 등을 교육받는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과 교육 콘텐츠 트렌드의 변화 및 학생 인권에 대한 고찰까지 다채로운 주제로 2022학년도를 되돌아보고 2023학년도 맞이 준비를 하는 것이다.

프라하 한글학교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과 한인 가정의 학생들이 연령별로 모여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다. 프라하 한글학교 교사들은 매년 같은 학년을 맡아 가르치고 있지만 공통된 고민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3교시 편차가 심한 한국어 수준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한 반에서 가르치며 겪는 어려움이다. 이는 종종 교실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들의 국어 수업의 필요성과 한국어를 외국어로 대하는 학생들의 언어 수업의 필요성으로 나타나 대립하기도 한다. 이에 수업의 개선 방향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높이고 집중을 이끄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실질적인 사례와 함께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번 특강에는 프라하 한글학교 교사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만큼이나 프라하 한글학교 교사들의 의욕이 뜨겁다.

[프라하 한글학교 초등부 1학년 종강일, 출처: 프라하 한글학교]

체코 최조은  프라하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