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들이 미와 패션을 중요하게 생각해 큰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에게 맞는 패션과 유행에 대한 감각을 갖고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을 갖춰 입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이탈리아 뷰티 시장에서 K-뷰티는 밝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K-뷰티는 무려 10단계에 걸친 복잡한 과정의 스킨케어를 한다.'는 과장이 SNS에 퍼졌을 정도로 K-뷰티에 대한 이탈리아 여성들의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화려한 메이크업을 뷰티 산업의 가장 중요하고 큰 요소로 생각해왔던 이탈리아 뷰티 업계에 K-뷰티는 파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K-뷰티의 궁극적인 목표는 피부를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빛나는 모습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고 알려진 것이다. 이는 최근 2년간 이탈리아 여성들의 화장에 대한 인식과 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화장품의 성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K-뷰티의 특성은 친환경적 요소를 강조하는 이탈리아 내 그린뷰티의 유행과 맞물렸다.

< 피렌체의 백화점 뷰티 코너에는 한국 마스크팩이 가득 진열돼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동안 이탈리아에서 화장은 분명하고 정확한 아이브로우, 화려한 색깔의 아이새도우, 입술을 가득 채운 선명한 빨간 립스틱을 상징했다. 소녀 같은 귀여움 보다도 여성의 성숙함을 추구하는 이탈리아답게 화장은 여성성을 최대한 강조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뷰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고 그 한편을 K-뷰티가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화장품협회(Cosmetica Italia)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립, 아이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그린뷰티 관련 제품 매출은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청결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화장품협회는 '천연성분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과정과 그 결과물에서 환경을 고려하는 그린뷰티가 2021년 16억 5,400만 유로(약 2조 2,218억 원)의 사장 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들은 제품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화장품 기업의 친환경적인 사업 철학까지 살펴 최종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의 지속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뷰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화려한 메이크업 이전에 건강한 피부를 만들기 위한 홈케어를 중시하는 한국의 화장품 소비자들과 그에 부응하기 위해 화장품의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천연성분으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의 여러 화장품 브랜드가 이탈리아에 알려지기 시작해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 피렌체의 세포라 매장에 자리잡은 K-뷰티 코너 - 출처: 통신원 촬영 >

프랑스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내에도 수많은 매장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Sephora)는 2022년 여름 글로벌팀을 강화하면서 한국 화장품 코너를 매장마다 두기 시작했다. 지금은 세포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장품 매장이 K-뷰티 코너를 갖추고 있는 것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잠깐 동안 붙였다가 떼어 버리는 형식으로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마스크팩이 인기가 높다. 이탈리아인들에게 낯선 향의 한방 제품들도 고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매장 진열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K-뷰티가 독창적인 미용 제품으로 소비자를 지루하지 않게 하고 새로운 제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이탈리아 화장품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CC크림, 립마스크 같은 새로운 기능의 제품은 이탈리아 여성들로 하여금 한 번쯤 시도하고 싶게 해 소비욕을 자극한다. 그린뷰티 열풍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미에 대한 관심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탈리아 내 K-뷰티의 성장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이탈리아 화장품협회(Cosmetica Italia), 

https://www.cosmeticaitalia.it/home/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