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한식 한류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많은 사람들은 2000년대 초반 드라마 <대장금>이 홍콩에 방영된 이후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2003년 사스(SARS)가 홍콩을 덮치며 건강에 대한 홍콩인들의 관심이 증폭된 시점과 맞물려 '한식은 건강식이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인들은 김치와 같은 발효 음식을 섭취해 사스와 같은 전염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에는 김치, 불고기, 잡채 등 전통적인 한국 요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2023년 현재 홍콩의 음식 한류를 이끌고 있는 한국 음식은 무엇일까?

1. 치킨

지난 12월 홍콩 정관오 지역 센트럴쇼핑몰에 '푸라닭' 해외 매장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이후 한 달 만에 침사추이에 2호점이 생겼다. '푸라닭'은 해외에서는 유일하게 홍콩에만 매장을 열었다. 홍콩인 미나는 "이제 웬만한 한국 프랜차이드 치킨 전문점은 홍콩에서 다 맛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한국 치킨 전문점이 홍콩에 상륙했다."며 상황을 전했다. 현재 홍콩에서는 도담치킨, 굽네치킨, 아웃닭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외에도 다양한 로컬 치킨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 푸라닭 치킨 홍콩점 - 출처: 'theloophk'/푸라닭 치킨 >

홍콩인들의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이 있는데 바로 '오픈라이스(openrice)'이다. 홍콩 최고의 다이닝가이드로서 대부분의 홍콩인들은 오픈라이스를 통해 식당을 검색해 찾아간다. 해당 앱에서는 지역별, 음식별 순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상위 5위권 식당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 오픈라이스(openrice)에서 한국 식당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한국 치킨 전문점 - 출처: openrice >

통신원의 홍콩인 친구는 "오픈라이스 앱을 이용해 한식당 순위를 검색해 보면 상위 3위권 안에 치킨 전문점이 항상 있다."며 한국에서도 치킨이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인지 묻고는 했다. 실제로 한식당 인기 순위를 확인해 보니 10위권 내 다수의 순위를 한국 치킨 전문점이 차지하고 있었다. 2010년대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방영으로 시작된 한국 치킨 열풍은 현재는 홍콩인들의 식생활에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습이다. 2023년 홍콩에서 최고의 K-푸드는 단연 치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치킨과 더불어 한국의 삼계탕, 닭갈비, 찜닭 등과 같은 다양한 닭 요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삼계탕은 보양식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SNS에서 홍보하고 있는 홍콩의 한국 치킨 전문점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hong_kor_chicken) >

2. 분식
약 10년 전 김밥과 떡볶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분식집이 홍콩에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분식집을 연 사장님은 "한국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맛본 떡볶이와 어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는 홍콩인들이 많아져 분식집을 오픈했다."고 전했다. 이후 홍콩에 '스쿨푸드'가 입점하며 분식 시장이 대형화됐다. 스쿨푸드는 홍콩 내 매장을 6개까지 늘릴 정도로 번창했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10~20대들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한 결과였다.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에서 한국 분식이 노출되며 분식이 하나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홍콩 침사추이 부근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교민 한 분은 "메뉴에 키토김밥, 누드김밥 등 다양한 김밥을 추가했는데 홍콩인들의 반응이 정말 좋다."고 전했다. 그녀는 "김밥의 인기에는 드라마 <우영우>의 영향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상당수의 손님들이 메뉴를 주문하며 드라마 <우영우>를 언급하거나 <우영우>를 시청한 후 집에서 직접 김밥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 홍콩 내 인기 있는 한국 분식 전문점의 김밥 - 출처: 'danielfooddiary' >

최근 홍콩에서는 한국식 반찬 전문점이 다수 성업 중인데 김밥, 떡볶이 등의 분식이 한결같이 잘 팔리는 메뉴로 꼽힌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분식을 먹는 장면을 보고 궁금해 사러 왔다는 손님부터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가 SNS에 업로드한 분식 사진을 보고 구입하러 왔다는 손님 등 구매 이유도 다양하다.

홍콩의 로컬 마트에서도 김밥용 김, 단무지, 떡볶이 떡 등 분식 관련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직접 분식을 만들어 먹는 홍콩인들도 상당수 보인다. 홍콩인 제니는 "구글이나 SNS 검색을 통해 손쉽게 한국 분식 레시피를 구할 수 있어 떡볶이를 종종 만들어 먹는다."고 전했다. 그녀는 "한국 여행을 다녀온 홍콩인들은 대부분 한국의 분식의 매력에 빠져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광장시장에서 먹던 순대가 그립다."고 웃음을 보였다. 더불어 "한국의 분식은 간편식을 선호하는 젊은 홍콩인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출처
- 《theloophk》 (2022. 12. 23). Puradak Chicken, https://theloophk.com/hong-kong-restaurant/puradak-chicken-hong-kong-new-restaurant/

- 오픈라이스(openrice) 앱, 

   https://www.openrice.com/zh/hongkong/restaurantswhat=KOREAN

- 인스타그램 계정(@hong_kor_chicken), 

   https://www.instagram.com/hong_kor_chicken/

- 《danielfooddiary》 (2019. 1. 5). Kelly’s Cape Bop – Michelin Recommended Korean Street Food Found In Hong Kong, At Wan Chai, https://danielfooddiary.com/2019/01/05/kellyscapebop/

성명 : 이성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홍콩/홍콩 통신원]
약력 : 현) North head seven star(마케팅 디렉터) Gangnam Korean School 운영 KBS 한국방송 교양제작부 작가 및 여성동아 편집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