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필자는 기러기 가족으로 남편의 지원을 받으며 두 아들과 함께 미국에 와서 공부했습니다. 그 당시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이던 두 아들이 한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저는 제일 먼저 한국학교를 수소문해 아이들을 한국학교에 보냈습니다.

아이들을 한국학교에 보낸 후 저 또한 계속 한국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도와 드리며 봉사하였더니 한국학교에서 제게 교사를 해보라고 권해 주셨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18년째 한국학교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보여줄 한글 동화책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참 해리포터 시리즈가 유행하던 시기 한국에서 아이들 아빠가 우편으로 책이 나올 때마다 한 권씩 보내 주기도 하였는데 책 한 권을 보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글로 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E-Book도 있어 예전처럼 종이책을 보지 않고도 한글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한글 동화책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곳 캔사스에서 종이로 된 한글 동화책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캔사스시티 한국학교입니다. 저희 캔사스시티 한국학교는 이곳 캔사스 지역에서 살다 타주로 이사하는 한인 동포들, 또는 자녀들이 장성하여 보유하고 있던 자녀들의 책을 한글학교에 기증하는 분 등 여러 한인 동포가 한국학교에 한글 동화책을 기부해 주고 계십니다.

지난 2022년 가을학기 종강식을 하며 저희 캔사스시티 한국학교에서는 그동안 기부 받은 한글 동화책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행사를 했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한국학교에서 꾸준히 기부받은 한글 동화책을 무료로 학생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우리 한국학교는 건물을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책을 보관하는 도서실을 운영할 여건이 안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글책을 기증해 주신 분들의 뜻을 받들어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무료로 한글 동화책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 한글로 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고, 또 단어와 어휘도 늘릴 수 있도록 한인동포 자녀들뿐 아니라 KSL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한글 동화책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KSL 외국인 학생들은 한글 동화책을 받고 그 자리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기도 하고 한글 동화책을 선물로 받아서 기쁘다며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한국학교에서 받은 한글책을 읽고, 느꼈던 것을 글로 써 보기도 합니다. 방학 동안 한글책 읽기를 방학 숙제로 내주기도 하였습니다.

한국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글로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일기 쓰기 등을 권장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예전보다 일기 쓰기를 잘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한글 동화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써보는 독후감 쓰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이용한 수업이 정서에도 도움이 되고,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며 많은 단어를 접할 수 있어 정말 유익한 수업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동화도 유튜브 영상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책을 손에 들고 읽는 것은 학생들의 독해력,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고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초급 2반 학생들은 이번 2023년 봄학기부터 매주 한글 동화책을 한 권씩 읽고 다른 친구와 책을 교환해 보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1권의 책 읽기, 돌려 보기를 하면 학기가 끝나는 5월까지 여러 권의 동화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책을 읽고 감상을 서로 토론해 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입니다.

캔사스시티 한국학교는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동화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동화책 무료 나눠주기 행사를 계속 해 나갈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한글 동화책을 쉽게 구해 읽는 방법! 바로 한국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한국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무료로 동화책도 받아 읽으며 우리의 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안향미  캔자스시티한국학교 교장  캔자스시티 한인회 보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