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한국 e-스포츠의 위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5.17

[언론분석] 한국 e-스포츠의 위상


4월 28일 중국에서 오랜만에 한국의 높은 위상을 느낄 수 있었던 행사가 열렸다. 바로 중국 청두에서 열린 e스포츠팀 T1의 팬미팅이다. T1은 e스포츠 역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명문 프로팀으로 2012년 SK텔레콤이 창단한 팀이다. 팀 멤버 중에는 명실상부 역사상 최고의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선수가 있다. 롤드컵 역대 최다 우승자이자 메이저 국제 경기 통산 100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이며 e스포츠 누적 상금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선수다. 이번 행사에는 T1 선수단과 함께 게임 관련 인플루언서, 미디어 관계자, 팬 총 150여 명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T1의 안전을 위해 배치된 보안요원은 250명에 달했다.


< 250명의 보안요원에게 감사함을 전한 팬들의 댓글이 인상적이다 - 출처: 웨이보(@LOL动图菌) >


이날 행사는 현지 매체와 e-스포츠 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게임산업에서 한국의 높은 위상을 다방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페이커 선수 외에도 모든 T1 멤버들이 중국 내 상당수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어 행사장 내 팬들의 반응이 아주 적극적이었다. T1은 대부분의 젊은 세대를 포함해 게임에 무관심했던 일반인들에게도 e-스포츠라는 확실한 분야와 함께 프로게이머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과 달리 어딜 가나 수십 개의 PC방을 찾아볼 수 있었던 한국의 이색 풍경이 중국에 자리를 잡은 지도 한참이 지났다.


< T1 멤버들이 사천 청두의 마스코트 팬더 인형을 들고 있다 - 출처:  웨이보(@Razer雷蛇的微博) >


행사장에서는 T1 팬들을 위한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페이커는 "팀에서 가장 대범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자기 자신이라고 답해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많은 매체를 통해 무편집 영상이 게재돼 두 시간이 넘는 행사의 분위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확인할 수 있다.


< 부정적 댓글을 찾아볼 수 없는 것에서 한국 프로게이머의 중국 내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 출처: 웨이보(@T1_Faker) >


이번 행사는 팀원뿐만 아니라 팬들의 안전을 위해 사전 통제가 적지 않았지만 많은 팬들이 이를 불만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팬보다 더 많이 배치된 보안요원 수는 또 하나의 이슈가 됐다. 행사 종료 후에는 여러 매체의 수많은 댓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T1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중 페이커는 레전드 중 레전드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팔로워 100만을 향하고 있다. 행사 후 페이커가 감사 인사를 전한 게시물에는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인기를 실감케했다. 댓글을 통해 타 도시의 많은 팬들이 행사를 위해 청두를 방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 역시 가득했다.


< 중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페이커 - 출처: 웨이보(@T1_Faker) >


현재 중국 내 게임 시장 규모는 나날이 확장되고 있고 이에 따른 업계의 변화 또한 크다. 중국 게임산업의 기술력과 위상은 이미 세계적이며 항상 선두를 고수했던 한국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동안 한국 게임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 진출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신규 게임 허가증인 '판호' 발급을 막았기 때문이다. 보름이면 170여 개의 한국 게임 판호가 나오던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현재는 거의 전멸 수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받더라도 중국 현행법상 현지 시장에서 직접 서비스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중국 규정은 외국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더라도 운영은 중국 게임사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예로 중국에서 가장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현지 운영사인 텐센트에게 매년 엄청난 운영 수익을 건네줘야 한다.


중국 내 e-스포츠의 인기와 발전은 분명 한국 게임산업에 큰 이익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e-스포츠산업은 한국 시장을 넘본지 오래다. 산재한 난제 해결과 더불어 앞으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합리적이고 적절한 대응도 신속히 요구된다.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민 모두가 함께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웨이보(@LOL动图菌), https://mbd.baidu.com/ma/s/OWLHLspf

- 웨이보(@Razer雷蛇的微博), https://mr.baidu.com/r/1iqaSnMVtQs?f=cp&u=36ee76c53ed95949

- 웨이보(@T1_Faker), https://m.weibo.cn/detail/5028270175424303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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