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한인 송년의 밤, 현지 대학생들의 한국어 말하기 대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1.03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튀르키예 한인들이 송년의 밤 행사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코로나19,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던 중 모처럼 함께 모여 웃고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이민 초기부터 여행과 한식, 의류, 민박과 같은 관광산업 분야에서 삶의 기반을 닦아온 튀르키예 교민들은 팬데믹 시기를 끝내 버티지 못하고 상당수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올해 송년의 밤 행사는 한인들에게 더욱더 의미 있는 장이 됐다.


이번 한인 송년의 밤 행사에는 여느 해에는 없었던 통일을 주제로 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함께 열려 통신원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대회를 기획한 김영훈 튀르키예 한인회장은 대회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튀르키예인들은 우리나라 분단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특히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시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큰 규모로 파병을 한 국가이기 때문에 참전용사들의 후손이기도 한 이들의 생각을 전하고자 이번 대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 이번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김영훈 튀르키예 한인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이번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김영훈 튀르키예 한인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인 송년의 밤 행사 가운데 함께 열린 말하기 대회에는 튀르키예에서 한국어문학과가 있는 이스탄불 대학교와 앙카라 대학교, 에르지에스 대학교에서 총 14명이 지원해 1차 서류심사를 받았다. 그 중 7명이 2차 온라인 심사를 거쳤고 최종적으로 세 명이 행사에서 결선을 벌였다. 결선 결과는 행사에 참석한 모든 교민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매겼다.


< 튀르키예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이 현지인 대학생 통일 말하기 대회 관련 투표를 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튀르키예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이 현지인 대학생 통일 말하기 대회 관련 투표를 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우리의 문제인 통일에 관해 연사로 나선 튀르키예 현지 대학생 참가자들의 자세는 매우 진지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에미네 셀린 바이르는 '가깝지만 먼 반쪽, 멀지만 가까운 형제'라는 제목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에미네 셀린 바이르는 "튀르키예가 한국전쟁에 참전하면서 나토 회원국으로 승인된 것은 맞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전쟁을 통해서 양국이 형제 국가가 된 것"이라며 "이제는 통일을 위해서도 멀지만 가까운 형제(튀르키예)로서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 좌측부터 에미네 셀린(대상), 세마누르 규네쉬(최우수), 메르베 술탄(우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측부터 에미네 셀린(대상), 세마누르 규네쉬(최우수), 메르베 술탄(우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세마누르 귀네쉬는 '세계 평화도 '한'걸음부터'라는 제목으로 경연을 펼쳤다. 세마누르는 "2018년 세계가 주목한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서로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깊이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세계의 시선이 왜 그렇게 많이 집중이 됐는지 깨닫지 못했지만 이후 한국어문학과에 진학하면서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해 왔던 답은 바로 '통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지금의 남과 북의 분단 상태를 생각해 보면 영화 <국제시장>에서 봤던 한 대사, '우리가 남이가'라는 대사가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 '한인 송년의 밤' 행사 후 단체사진 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한인 송년의 밤' 행사 후 단체사진 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지막으로 메르베 술탄 카야가 '아름다운 이 땅의 이름은'이라는 제목으로 통일 이후의 상황에 대해 연설했다. 그녀는 "사용하는 언어의 뜻과 문화가 달라 통일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이런 우려들을 건너 뛰고 통일된 이후의 좋게 변한 한반도를 상상해 보자."고 제안했다.

대회가 종료된 후 총 115명의 한인들이 투표에 참가했다. 투표 결과 대상은 '가깝지만 먼 반쪽, 멀지만 가까운 형제'로 연설한 에미네 셀린 바이르(59표)가 가져갔다. 최우수상은 '세계 평화도 '한'걸음부터'로 연설한 세마누르 귀네쉬(32표)가 가져갔다. 마지막으로 우수상은 '아름다운 이 땅의 이름은'으로 통일의 의미를 전달한 메르베 술탄(24표)이 가져갔다.


< 말하기 대회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말하기 대회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대상 수상자 에미네 셀린 바이르)
고등학교 때 한국 드라마를 많이 시청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유명한 한국어 대사는 그 의미를 모르더라도 외우고는 했습니다. 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입학한 후에는 드라마 속 대사를 배우와 똑같이 흉내 내며 교수님들께도 보여 드렸는데 그때 한국어 발음과 어휘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세계 평화도 한 걸음부터'라는 주제를 생각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최우수상 세마누르 규네쉬)
통일에서 더 나아가 인류의 공동 가치인 평화까지 포함된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이와 같은 통일에 대한 이미지를 그린 것은 2018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악수하며 서로에게 한 걸음씩 내디딘 것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스피치로 전 세계 사람들의 평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통일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튀르키예에서 한류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일에 대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우수상 수상자 메르베 술탄 카야)
저는 한류에도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케이팝을 청취하기만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실제 한국에서의 생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더욱 현실적인 관점으로 보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역사와 정치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한반도의 통일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튀르키예 한류 팬들의 통일의 대한 지식이 조금 부족할 뿐 관심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만약 남북한의 통일을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다면 튀르키예 한류 팬들도 지금보다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데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임병인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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