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와 송년의 밤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1.05

2022년의 마무리를 앞두고 지난 12월 3일 프라하 한글학교 2022학년도 학예회가 개최되었다. 체코 프라하의 아폴로 극장(Divadlo Apollo, Korunni 30)은 프라하 중심에 있는 뮤지컬 극장으로 1927년 당시 체스카 코루나 궁전이라고 불렸던 건물 소유주가 안뜰에 극장 홀을 추가하면서 공연이 시작된 극장이다. 체코의 방역 지침에 따라 한동안 학예회 행사를 하지 못했던 한글학교 학생들은 이번 학예회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최대 200명 수용가능 한 역사 깊은 아폴로 극장이 학생들과 가족들의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프라하 아폴로 극장, 출처: divadloapollo.com]

[프라하 아폴로 극장, 출처: divadloapollo.com]


이번 학예회에서 학생들은 합창, 시 낭송, 단체 및 개인 연주, 연극, 춤과 율동 등 수업 시간 틈틈이 배우고 익힌 실력을 모아 솜씨를 선보였다. 학예회에서 연극 '행복한 왕자'를 선보인 4학년 반 학생들은 공연 전날 수업에서 오랜만에 학예회 무대에 서서 긴장도 되고 대사를 외우는 것이 어려웠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실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한 명 한 명 소중한 역할을 맡아 모두가 주인공이 된 마음으로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 아래는 학예회에서 열연을 펼친 4학년 반 학생들의 참가 소감이다.

"행복한 왕자 연극에서 왕자 역할을 맡았어요.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제가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는 내용이에요. 연극 중간에 대사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으니 긴장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었어요. 우리 반 모두가 함께 만든 연극이라 더욱 기뻤어요."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김다솔 학생 인터뷰 요약]

"저는 행복한 왕자의 심부름으로 왕자의 보석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제비의 역할을 맡았어요. 이번 학예회를 위해서 제비 코스튬을 준비했는데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와주신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뻤어요. 한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해본 학예회인데 이렇게 재미있을지 몰랐어요. 우리 반의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반의 공연도 다 멋졌어요. 평생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고은 학생 인터뷰 요약]

"처음에는 많은 대사를 외워야 하는 점이 부담스러워 최대한 작은 역할을 맡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연극을 진행하다 보니 어떤 역할도 작지 않고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선생님이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고 한 명이라도 빠진다면 연극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한 명이라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공연을 완성할 수 없었을 거예요. 책임감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어요."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유신 학생 인터뷰 요약]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연극,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연극,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연극,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연극,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예회를 위해 애써온 선생님들 또한 감회가 깊었다. 한동안 아이들이 협동심을 기르고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공식적인 행사가 없었던 탓에 단조로운 수업을 이어갔던 한글학교가 학예회를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프라하 한글학교의 학생, 학부모 및 관계자뿐만 아니라 평소 프라하 한글학교에 관심이 있던 모든 한인들 또한 참석이 가능한 행사였다.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개최를 축하하는 주체코 한국 대사관, 체코 한인회, 코윈 등 여러 한인단체 및 기업들의 축하가 이어졌고 코로나 기간 대외 활동을 하지 못한 아이들이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훌쩍 성장한 모습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가족들, 마지막 공연의 학생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올 때까지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이 정성껏 준비한 행사로 프라하 한인 동포사회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연말을 보냈다.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단체,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 단체, 제공: 프라하 한글학교]


세계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 코윈(KOWIN)은 2022년 한 해 계획했던 행사 및 봉사를 통해 모여진 첫 코윈 기금을 한인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프라하 한글학교 학예회에 기부하였다. 코윈은 미래를 꿈꾸는 우리 동포 아이들을 위한 차세대 사업으로 올 한 해를 매듭짓고자 한다. 그 시작으로 한글학교 학예회 행사에 기금을 전달하였으며 두 번째로 2022년 대학 입학 한인 자녀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비록 적은 금액일지라도 한인사회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프라하 한글학교는 학예회를 마치며 약 한 달간의 방학을 맞았다. 하지만 학예회의 열기는 체코 한인회 송년의 밤 행사까지 이어졌다. 지난 12월 10일에 개최된 체코 송년의 밤 행사는 체코 한인회가 주최하고 주체코 대한민국 대사관이 후원하는 행사로 Praha 6의 Vienna House Diplomat Prague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18세 이상 성인은 1명당 100czk(약 5,500원)의 회비가 있었다. 참가비를 납부한 한인들은 행사 시작 전에 추첨 표를 받아 입장하였고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연말 선물 추첨 행사에서 여러 경품을 받아 갈 수 있었다. 매년 연말 개최되는 한인사회 송년의 밤 행사는 한 해 동안 즐거웠던 일은 서로 나누고 힘들었던 일은 서로 위로할 수 있는 체코 내 정겨운 한인들의 모임이자 2023년 한인 동포사회의 더 큰 도약을 다짐하는 행사이다. 한인회 임원 모두가 열심히 준비하였고 많은 후원사의 도움으로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뜻깊은 자리가 된 이번 행사에서는 한글학교 학예회에서 멋진 단체 공연을 선보인 중등부가 그 열기를 이어 송년의 밤 행사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일회성으로 그치기 아쉬웠던 학생들에게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한글학교의 선생님들은 이번 행사에서 음식을 배식하는 등 봉사를 하였다.

"지난 2019년 송년의 밤 행사를 마지막으로 체코에서 개최되는 한인 사회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어요. 생계와 어린 자녀들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며 지낸다는 것이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거의 3년 만의 참석인데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여서 좋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모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밝고 행복한 모습이라 저까지 덩달아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2022년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한 교민 최준우 님 인터뷰 요약]

이번 송년의 밤 행사를 개최한 제12대 체코 한인회는 많은 후원사의 도움과 한인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2022년 체코 한인회 송년의 밤 행사를 성황리에 잘 치를 수 있었으며 특히 여러 한식당 사장님의 정성 어린 음식 후원으로 어느 때보다 풍성한 송년의 밤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행사 개최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한인회와 체코 한인 동포사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후원사와 참석하여 송년회 자리를 가득 채워준 귀빈 및 우리 한인 동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2023년에도 한인사회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더 의미 있는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은 코로나의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해 여러 가지로 어려운 대외적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인 사회를 위한 행사를 개최한 한인회의 활동과 봉사에 감사를 전했으며 더욱 번영하고 화합하는 체코 한인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참석 소감을 밝혔다. 2022년 3월 2022년 신년의 봄밤 행사는 25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하였고 이번 2022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번 행사는 지난 신년 행사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2019년 송년의 밤 행사를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연말을 함께 보내는 체코 한인들은 2022년을 맞아서 한 자리에 모여 장기간의 팬데믹과 그 여파로 인해 지쳤던 마음을 위로받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22 송년의 밤 포스터, 제공: 체코 한인회]

[2022 송년의 밤 포스터, 제공: 체코 한인회]


체코 한인사회의 따뜻하고 의미 깊은 2022년 연말이 지나고 있다. 팬데믹의 여파와 유럽의 사회적, 정책적 이슈들로 인해 다사다난했던 2022년은 우리 모두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한 해였다. 하지만 한 해를 감동으로 감싸는 연말 행사들로 인해 체코 한인사회는 다시 모여 서로를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었다. 특히 연말 행사 참여를 위해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며 한인사회가 재외동포 아이들에게 주는 소속감과 영향력에 대해 상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가오는 2023년에는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어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채울 수 없는 정신적 유대감을 충족하고 소속감을 가슴 깊이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최조은
 체코 최조은
 프라하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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