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폰테데라 거리를 채운 박은선 작가의 조형 작품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2.30

지난 12월 15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도시 폰테데라(Pontedera)의 번화한 거리 코르소 마테오티(Corso Matteotti)에 한국 작가의 조형 작품이 전시됐다. 상점들과 레스토랑, 카페들이 모여 있는 코르소 마테오티의 쿠르타토네 광장(piazza Curtatone)은 평소에도 폰테데라 시민들이 가족,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쇼핑을 나오거나 주말을 즐기기 위해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코르타토네 광장은 폰테데라 꼬무네(Pontedera Commune)가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공공전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전시된 조형물은 한국 작가 박은선의 작품들이다.


< 폰테데라 코르소 마테오티에 전시된 박은선 작가의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 폰테데라 코르소 마테오티에 전시된 박은선 작가의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박은선 작가는 이탈리아를 거점으로 전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조형 예술가이다. 경희대학교와 이탈리아 카라라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1993년 세계 조각 예술의 본고장인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에 정착해 유럽과 미국에서 추상적 동양미가 돋보이는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박은선 작가의 이탈리아 활동상은 눈부시다. 2018년 피에트라산타가 매년 최고의 조각가에게 주는 권위 있는 프라텔리로셀리(Fratelli Rosselli)를 수상했고 2021년에는 이탈리아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콘티니(Galleria d'Arte Contini)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특히 콘티니가 팬데믹 이후 약 2년 만에 정식으로 개최하는 첫 대규모 오프라인 실내 전시 행사로 박은선 작가의 개인전을 선택했다는 점은 이탈리아 미술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콘티니 갤러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은선 작가의 작품을 '동양으로부터 기원해 서양 예술 전통의 영감이 가미된 작품으로 명과 암, 빛과 그림자, 비움과 채움이 대비되는 감각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어 박은선 작가는 조각 예술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피에트라산타 명예시민으로 위촉받았다.


< 박은선 작가의 전시 보도 - 출처: 'Qui news Valdera' 페이스북 계정(@QuiNewsValdera) >

< 박은선 작가의 전시 보도 - 출처: 'Qui news Valdera' 페이스북 계정(@QuiNewsValdera) >


한편 올해 폰테데라 꼬무네는 경영난 악화로 해마다 2만 유로(약 2,700만 원)를 들여 폰테데라 코르소 거리와 번화가 일대를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조명을 설치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마테오 프란코니(Matteo Franconi) 폰테데라 시장은 "크리스마스 조명의 부재로 조금 덜 화려할 수는 있으나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배려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로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12월 15일 폰테데라 시내에 박은선 작가의 작품들이 설치됐다는 뉴스가 피사(Pisa) 지역 신문인 《Qui News Valdera》를 통해 전해졌다. 폰테데라 시민들은 해마다 폰테데라 시내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던 조명 장식을 올해는 볼 수 없다는 섭섭한 마음과 그나마 좋은 설치 조형 작품들이 대신해 반가운 마음 등이 섞인 복잡한 심경을 약 200개의 댓글로 표현했다.

'조명은 없다. 하지만 이 아티스트가 있다.(@Laura Lala)', '작품 10점이 모두 설치되면 시내를 산책해야겠어요!(@Andrea Castellani)', '우리 고장에 예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더욱 기쁘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조명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하루 종일 켜는 대신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찾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Costanza Pastorelli)', '예술 작품 전시는 환영하지만 크리스마스 조명이 없는 폰테데라는 정말 안타깝다. 반짝이는 거리를 보기 위해 다른 도시로 놀러가야 할 것 같다.(@Laura Quaglia)'


< 폰테데라 코르소 마테오티에 전시된 박은선 작가의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 폰테데라 코르소 마테오티에 전시된 박은선 작가의 작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에 폰테데라 시내 곳곳에 전시되는 박은선 작가의 작품은 총 10점으로 코르소 마테오티 거리와 쿠르타토네 광장 외에도 스테파넬리 광장(Palazzo Stefanelli), 쿠르시픽스(Crucifix) 성당 앞 등에 자리하며 2023년 4월까지 폰테데라 시민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경제 위기 속에 나라의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는 폰테데라 시민들에게 박은선 작가의 작품들이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Qui news Valdera》 페이스북 계정(@QuiNewsValdera),
 https://www.facebook.com/QuiValdera.it

참고자료
- Contini Galleria D’art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continiarte.com/

- 박은선 작가 홈페이지,
http://www.parkeunsun.com/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