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아르헨티나 한인 동포들의 마음을 상담해 주는 신소현 심리 상담가
구분
문화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12.20

현지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2만여 명의 동포가 밀집해 생계와 터전을 일구어 가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시 플로레스 지역에는 동포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13년째 상담해오고 있는 신소현 심리 상담가의 상담실이 있다.


신소현 심리 상담가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녀가 두 살이 되었을 때 부모님은 일할 기회를 찾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결정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젖과 꿀이 흐르던 남미의 풍요로운 국가였고, 동양의 이민자들 특히 한국 동포들이 많이 이민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지역 중 하나였다.


사진제공:신소현 상담가(왼쪽)

사진제공:신소현 상담가(왼쪽)


신 상담사는 집에서는 부모님에 의해 한국어를 사용했고, 현지 학교에서는 스페인어를 사용해 이중 언어는 물론 이중 문화권에서의 1.5세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내성적이었던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왜 이곳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와 같은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곤 했는데, 그에 대한 해답을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던 중, 현지 고등학교 시절 심리학 과목을 접하면서 '상담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진제공: 신소현 상담가(오른쪽 상단)

사진제공: 신소현 상담가(오른쪽 상단)


그녀는 과목으로 접한 심리학을 통해 그동안 품어왔었던 질문들에 대해서 직업적으로도 소화해 낼 수 있는 상담가가 있다는 걸 발견하면서 신이 났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심리학 과목 선생님은 그녀의 심리학에 대한 열정을 높이 샀고, '심리학을 공부하면 잘할 것이다.'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심리학을 접한 이후 그녀는 심리학 상담가가 되기로 했다. 대부분이 의류 도소매에 종사하던 당시 동포 사회에 상담사라는 직업은 생소하기만 한 분야였다.

당시 그녀의 부모님 또한 상담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잘 몰랐었다고 했다. 그녀의 어머니인 서영임씨는 "처음에는 편견으로 인해 '상담가'라는 것을 잘 몰랐고 생각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도 딸은 제가 힘들 때, 편지를 써서 위로의 말을 전하곤 했었는데요, 어린 딸이 쓴 편지에 많은 감동을 받곤했습니다."라며 지금은 상담가로 일하는 딸에게 오은영 박사님의 비디오도 보내주며 든든한 지원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한인 동포들에게 '한인들의 심리 상담가'로 알려진 그녀는 "많은 동포가 현지인 상담사에게 나고 자란 배경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것들에 대한 일들을 다 설명하고 상담받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같은 문화에서 오는 배경을 알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기에 문화적 배경 설명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상담자들 입장에서는 덜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예전에는 정신건강이나 심리 상태에 대한 상담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심리적 정신적 건강도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신 상담가에게 동포 사회의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그녀는 "동포 청소년들은 성격이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요, 어른들은 관계에서 오는 문제에 대해서 상담하거나 또는 이미 많은 것들을 이뤄낸 뒤 오는 혼란과 공허함에 관해 상담하러 오시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책도 쓰고 있는데 그간에 상담자들을 통해 느낀 것들을 설명하는 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하며 "책을 통해 문제점들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하고요. 이를 통해 위로를 얻고 배움을 가져가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분석하고 연구하며 책을 써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팬데믹 시기를 맞은 우리는 요즘 어떠한지를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코로나 전에는 앞으로만 달려가기만 하던 사람들이 팬데믹을 겪고 생각을 멈추게 되면서 인생에 어떤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혼자 정리가 안 될 시에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상담가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라며 팬데믹 시대의 변한 우리의 단면도 알려주었다.

한인 동포 사회에 몇 안 되는 심리 상담가인 그녀는 지난 11월 5일 코윈 주최의 세미나인 '김치와 아사도'의 강사로 동포 2, 3세 청소년들의 이중 문화권에서의 정체성에 대해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40여 명의 동포 청소년과 부모가 참여한 세미나에서는 상담사로서의 조언과 더불어 패널로 참여한 건축가, 경제인 등 동포 전문인들이 겪었던 정체성 혼란에 관한 경험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단체사진


동포 1.5세인 정지은 씨는 아이들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큰아들이 12살입니다. 한국 아이다 보니 현지인들 사이에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잘 배우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들어보니 정체성 혼란이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며 이런 자리들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배울 수도 있을듯합니다. 또 먼저 정체성 혼란을 경험한 어른들을 통해 그 문제가 속상한 것이 아니라 크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기회가 된듯합니다."라고 강의 소감을 말해 주었다.

모임현장


동포 3세인 김하스민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많이 이곳에 와서 만나서 매우 기쁩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상담가에게 언제 보람을 느끼는지 물었다. "제 어린 시절의 고민과 혼란, 위기에 대해 누군가 내게 도움의 얘기를 해 줬던 선생님이 계셨더라면 좋았을거라는 느낌이 들 때, 제 일이 상담자들에게 그 도움을 제공할 수 있기에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정덕주
 아르헨티나 정덕주
 부에노스한글학교 교사
 프리랜서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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