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보고타 황금박물관의 문화프로그램 담당자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2.26

지난 12월 8일 보고타 황금박물관의 문화프로그램 담당자이자 한국 도자기전 담당 큐레이터인 나탈리아 로드리게스(Natalia Rodríguez)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도자 특별전: 전통의 울림'과 이달 초 마무리된 세종문화아카데미에 대한 현지 반응을 알아보았다.


< 황금박물관의 문화 프로그램 담당자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 출처: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제공 >

< 황금박물관의 문화 프로그램 담당자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 출처: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제공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류학을 전공한 후 콜롬비아 중앙은행의 황금박물관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나탈리아 로드리게스입니다.

황금박물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황금박물관은 콜롬비아 중앙은행에 소속돼 있으며 현대, 미래 세대가 문화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세공품, 도자기, 석기 등 다양한 콜롬비아의 유물을 보존, 조사, 기록 및 연구하는 기관입니다. 보고타와 다른 6개 도시에 설립됐으며 콜롬비아인들이 문화유산을 향유, 학습하고 이를 통해 영감받을 수 있도록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게임, 아틀리에, 세미나 등 온라인과 SNS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창설 시기는 전해진 바 없지만 1939년 3월 콜롬비아 중앙은행에서 킴바야 지역의 포포로 취득을 황금박물관의 시초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어 1944년 중앙은행 위원회실이 금세공품 수집품의 관리 장소로 지정돼 수집하게 된 유물의 수가 늘어나면서 황금박물관을 개장하게 됐습니다. 1959년 중앙은행의 신축 건물 지하에 20개의 진열장을 갖춘 박물관을 개장했습니다. 1961년 약 4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는데 25%에 이르는 방문객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방문객은 약 65만 명이었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감소한 방문객 수가 최근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고타 황금박물관에는 4,976점의 금세공품, 385점의 자기류, 그리고 617점의 타 소재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4개의 상설전시관에서는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시대의 콜롬비아 황금과 다른 금속들로 만들어진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일상, 상징, 세계관 그리고 신에게 바치던 헌정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특별전시관에서는 국내 외 유물이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과 김해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에서 황금박물관의 322점의 유물을 '황금문명 엘도라도' 전시를 통해 한국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국립중앙박물관 도자 특별전: 전통의 울림'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특별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만 따로 집계한 공식 수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두 달간 진행된 전시와 한국문화프로그램 참석자들은 아시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지구 반대편에서 온 전시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을 통해 인류의 문화와 긴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차를 마실 때 사용하던 다도용품처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물건들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았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19세기부터 자기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있는데 한국에서 온 천 년 전의 자기들을 보며 아름답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전시 중인 달항아리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시 중인 달항아리 - 출처: 통신원 촬영 >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두 멋지지만 특히 달항아리가 마음에 들어요. 하얀 달항아리이지만 순백의 흰색이 아니라 오묘한 색과 제조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비대칭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까지 진행된 한국문화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알 수 있을까요?
캘리그래피, 태권도, 강연 등 한국문화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가 주로 콜롬비아의 청소년이나 청년층에서 소비됐다면 이번 문화 행사에서는 중년층이나 장년층의 높은 참여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다른 한국의 고유한 정체성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태권도와 가라테의 차이를 잘 몰랐는데 이번 태권도 워크숍을 통해 차이점과 태권도가 한국의 국기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이미 케이팝이나 예술, 음악, 문학, 태권도뿐만 아니라 기술, 무역 등을 통해 한국과 많은 접점이 있지만 콜롬비아에서 한국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입니다. 이번 전시와 한국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박물관 방문객들이 한국의 전통, 역사, 문화에 대해 더 알 수 있었고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황금박물관에서 행사를 열거나 황금박물관과 함께 행사를 기획 및 진행하는데 관심이 있는 한국의 기관들이 있다면 어떻게 연락을 할 수 있을까요?
저희는 매달 중순, 익월에 진행할 문화행사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황금박물관과 함께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 행사를 함께하고 싶은 한국의 기관이 있다면 행사 내용과 진행 형식을 담아 문화행사 프로그램 담당자인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그리살레스(nrodrigr@banrep.gov.co)나 팀장 에두아르도 론도뇨(elondola@banrep.gov.co)로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혹시 이번 전시 이후 황금박물관에서 한 국박물관의 유물을 또 전시할 일정이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추후 전시 계획이 없습니다. 이번 한국 특별전시가 종료되면 캐나다박물관초대전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껍질이 나선형으로 말린 바다조개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 껍질이 나선형으로 말린 바다조개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황금박물관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이것만은 놓치지 마세요'라는 유물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기원전 200년에서 기원후 1300년 요토코 시대의 유물인 '카라콜 마리노(el caracol marino, 껍질이 나선형으로 말린 바다조개)'를 추천드립니다. 껍질은 이미 사라졌지만 금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자연과 문화의 뛰어난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 귀 장식품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 귀 장식품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또한 콜롬비아의 평원과 카리브의 사회구성원이 사용하던 화려한 '귀 장식품(orejeras)'도 즐기시길 바랍니다. 하나하나가 수작업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같은 모양이 없어요. 마치 금실로 짠 듯한 정교한 장식을 통해 해당 지역의 훌륭한 금속공예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포포로(poporos)'를 추천합니다. 종교의식에서 사용되던 포포로는 석회가루를 보관하던 통으로 부족의 지도자가 코카잎과 함께 사용하던 용품입니다. 다양한 형태가 있으니 즐겁게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 여인 형상의 포포로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 여인 형상의 포포로 - 출처: 황금박물관 제공 >


도자기 전시가 종료되는 오는 2월, 한국에 방문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정말 기쁩니다. 날씨가 엄청 춥다고 해서 조금 걱정도 돼요.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2월 말에서 3월 초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9월에 방문했던 동료가 한국과의 사랑에 빠져서 돌아왔기 때문에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케이팝을 좋아해서 콘서트도 가보고 싶고 한국의 여러 음식도 맛보고 싶습니다. 제주도도 방문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제공
- 황금박물관 제공




최민정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