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한국 도서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를 번역한 중국어 통번역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2.13

구치소에서 공중보건의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출판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도서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가 대만에서 지난 12월 2일 출간됐다. 현재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대만의 최대 온라인 도서 판매 웹사이트(books.com) 실시간 판매량 차트에 오르며 대만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통신원은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를 번역해 대만에 소개한 중국어 통번역사 진가이 씨를 만났다.


새롭게 번역하신 도서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의 대만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독자들에게 통번역사님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중국어 통번역사 진가이입다. 현재 한국에서 국제 회의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번역하신 도서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12월 2일,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가 『나는 의사며, 감옥으로 출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대만에서 출간됐습니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교도소에서 3년 동안 근무했던 공중보건의사가 집필한 작품인데요. 교도소 진료실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무거운 내용보다는 의사로서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를 통해 교정시설이라는 낯선 곳의 의료 현황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우면서도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교정시설 의사가 쓴 첫 번째 책으로 한국에서 주목 받았습니다. 그만큼 한국인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였는데요. 대만인들이 내용에 대해 낯설게 느끼지는 않을지 궁금합니다. 번역을 진행하시면서 먼저 읽어보신 통번역사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맞습니다. 대만에서도 많이 다룬 주제가 아닙니다. 그만큼 독자에게 더욱 더 신선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근 '직업'과 관련한 책은 대만 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인 다양한 직업이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장례식장 직원이 바로 대표적인 예인 것 같아요. 실제로 대만에서 출간된 『你好,我是接體員』이라는 책은 한글로 번역돼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판됐습니다. 저 역시 저서 『한국어 통역사가 되다』를 통해 아직까지는 대만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어 국제 회의 통역사라는 직업을 독자에게 소개하기도 했죠.


<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의 번역가 진가이 - 출처: 진가이 씨 제공 >

<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의 번역가 진가이 - 출처: 진가이 씨 제공 >


이번에 번역하신 도서의 특정한 타겟층이 있나요? 독서 대상의 연령대라던가, 성별을 예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도서 같은 경우 남녀노소 불문하고 정말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의학 전공자 또는 사회운동,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 많은 독자에게는 특히나 매력적인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 제목은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지만 대만에서는 『나는 의사며, 감옥으로 출근합니다』로 출간된 만큼 제목만으로도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와 감옥,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런 호기심으로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한국어 번역가의 길을 선택하시게 됐나요?
'선택'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얼떨결에' 통번역가가 된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라는 한국 속담처럼 저 역시 친구따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한국어의 매력에 깊이 빠져 10년 동안 단 하루도 한국어 없이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어는 저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입니다. 워낙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한국어능력시험 6급을 취득한 이후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 통번역대학원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이후 지금까지 통번역을 본업으로 하고 있으며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국과 대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어 도서들을 번역해 오셨습니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 이외에 기존에 번역하신 다른 책을 소개해 주세요.
2019년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을 번역했습니다. 작가님께서 아마존 본사에서 12년 동안 근무하며 배운 점, 느낀 점을 책에 자세하게 담아냈습니다. 얼핏 보면 회사 경영 책이라 생각하기 쉬운데(물론 아마존의 운영 철학도 포함하고 있지만) '일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아주 뚜렷한 책입니다. 책의 '지금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내용이 제게 큰 깨달음을 안겨줬어요. 저서 집필할 때 같은 문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대에서 '진정한 나 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아내야만 우리만의 가치를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대만 출판 시장에 관심을 갖는 한국 출판사들이 많습니다. 대만 출판 시장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만에서 번역 출판작이라 하면 유럽, 미국 또는 일본 작품이 거의 독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한류라 하지만 출판 쪽에서는 한국 서적에 대한 관심은 미지근했던 것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 대만 서점에 들어서면 한국에서 온 다양한 번역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소설부터 자기계발서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이 대만어로 번역돼 출간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배경은 번역 인재의 증가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대만은 문화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이제 한국 작품이 대만에서 많이 소개된 만큼 좋은 대만 작품도 한국 독자에게 찾아갈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출처: 진가이 씨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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