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함께하는 회복, 더 강한 회복(Recover Together, RecoverStronger)'을 주제로 진행된 제17회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각국의 정상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집결했다. 동남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14일 새벽 전용기편으로 발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각국의 수장들은 14일부터 15일 이틀간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에 참석해 경제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7월 조코위 대통령이 러·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로 나서 양국의 대통령을 G20에 모두 초청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떠날 수 없는 국내 문제가 있어 참석하지 못한다고 G20 정상회의 지원단장인 루훗 인도네시아 해양·투자 조정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 밖에도 브라질과 멕시코 정상도 불참했지만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발리에 총집결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각종 보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1만 8천여 명의 군경을 배치하고 지진이나 쓰나미, 확산 폭발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특별 작전군을 편성하는 등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었다.

G20 발리정상회의 지원 공식 차량으로 선정된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87대, G80 전동화 모델 롱휠베이스(LWB) 44대, 현대차 아이오닉5 262대 등 총 393대를 특별 제작해 지원했다. 5년 뒤인 2027년에는 한국의 부산 벡스코에서 제22회 G20이 개최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지난 14일 발리한국학교*를 방문했다.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년 활동가 위즌 자매가 운영하는 유스토피아(Youthtopia)를 비공식 일정으로 방문한 뒤의 일정이다.

발리한국학교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는 "이 학교가 발리 내에서 한국문화와 정신의 요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교민 자녀들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창의성을 가진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김건희 여사는 학생들과 함께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고 학생들과 대화하며 '일일 한글교사'로 활약했다.

발리한국학교의 영부인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 2003년 권양숙 여사

- 2011년 김윤옥 여사

- 2022년 김건희 여사

발리한국학교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사진: YTN 유튜브 캡처)

발리한국학교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사진: 디지털타임즈)

지난 10월 말 《한인니문화연구원》(원장 사공경)을 방문한 유호종 목사(발리한국학교 총책임자)를 만나 교육과 문화 교류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유호종 목사는 인터뷰에서 "발리한국학교는 한국 교육 커리큘럼을 도입해 토요학교에서 벗어나 평일에도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라며 "인도네시아에서 12년이 넘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과 [인도네시아 생태 문학상]을 개최하는 등 양국의 문화 교류에 앞장서는 《한인니문화연구원》과 적극적인 교육과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공경 원장은 '인도네시아·한국 아시아 장애인 공동시집' 『내가 품은 계절의 진언』에 장애인 시인을 발굴해 주셨던 것처럼 발리 특색이 담긴 현지 문화인들의 육성에도 힘써달라."라는 말과 함께 "인도네시아 예술의 중심인 발리에서 발리한국학교를 중심으로 문화가 부흥하길 소망한다."라고 답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던 시기에 일자리를 잃고 도움이 필요한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건으로 개원한 YAYASAN BINA ILMU(한국어학당, 한국학교, 발리한인교회)는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을 인정받으며 덴파사르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일례로 덴파사르시 정부, 발리분관, 발리한인회와 협력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한인과 도움이 필요한 현지인에게 한국 스타일의 볶음밥을 매일 1,000개를 만들어서 한 달간 총 4,000개의 점심 도시락을 기부하는 활동을 펼쳤다.
또한,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입학 상담과 자녀취학, 진로상담, 한국학교 생활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재외국민전형 입학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2021년 말 개원한 가나다라유치원(GANADARA PRESCHOOL)은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잘 맞아떨어진 이유도 있지만 짧은 기간에 55명의 원아를 수용하게 되었다.
* 가(Ga)는Gate(출입구), 나(Na)는Nationalism(애국심), 다(Da)는 Dare(용기가 있다), 라(Ra)는 Rational(이성적이다)의 뜻이다.

'발리 한 달 살기'가 유행하며 2주 영어 캠프인 '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발리한국학교를 책임지는 유호종 목사님 인터뷰(사진: 《한인니문화연구원》 제공)

발리한인교회가 2000년 3월에 설립한 발리한국학교는 발리 교민 자녀와 현지 학생 및 청년에게 한글 교육 및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발리한국학교는 한국어가 어려워서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은 통역 담당 선생님이 특별 지도하여 정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학교에 오는 이유를 묻는 말에 학생들은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 한국인이라서, 재미있어서"라는 답변 외에도 "점심이 맛있어서 온다."라며 해맑은 얼굴로 답하기도 한다.

발리한국학교는 '계승어로서의 한국어 교육(Korean Education as a Heritage Language)'에 집중한다. '계승어로서의 한국어'란 한국어가 다민족 국가의 소수 언어로 인식되며 한인 한국어, 고려어, 조선어 등이 이에 속한다.

한국어를 잘하는 아이들도, 한국어가 어려운 아이들도 모두 함께 어우러져 소외가 없는 교실 풍경은 발리한국학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발리한국학교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과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교사들의 얼굴도 아이들 못지않게 밝다. 발리한국학교의 선한 교육열에 박수를 보낸다.

특별활동 시간은 미술, 음악, 체육 등의 예체능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한국 생활과 한국 문화에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짜였다.

발리한국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사진: 유튜브 '발리한국학교 소개 영상' 캡처)

발리한국학교의 교사들과 아이들(사진: 유튜브 '발리한국학교 소개 영상' 캡처)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 현지인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학당'과 '영어 학당'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튜브 ‘발리한국학교 소개 영상’ - BALI KOREAN SCHOOL PROFILE]

>> 기타 한글학교 기관
2020년 2월 1일 발리 르논 지역에 개교한 '발리세움한글학교'는 한인 자녀와 다문화 가정의 자녀뿐 아니라 외국인 자녀를 대상으로 한글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10년 이상 진행하던 외국인 대상의 한국어 강좌도 발리세움한글학교 건물로 옮겨와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특색에 맞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글을 교육하는 한글학교로 '코윈 재인도네시아한글학교(전 밀알학교)'가 있다. 2006년 땅그랑과 찌까랑, 자카르타에서 차례로 개원한 밀알학교는 2015년 '코윈 재인도네시아한글학교'로 개명했다. 현재 총 23개의 학급에서 23명의 교사가 23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재외동포재단에서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받으며 수업에 필요한 재료비는 학생 개개인인 부담하거나 구입한다. 학기당 15주, 연간 2학기제로 구성된 수업은 국정교과서 기반의 읽기·쓰기 위주의 한글 교육과 문화와 역사를 포함한 사회 통합 교육일 각각 한 시간씩 진행한다.

인도네시아 이영미   부산영어방송 통신원   한인뉴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