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엄격한 방역 속에 아쉽게 막을 내린 ART 021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1.17

중국은 다시금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전역이 골치를 앓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은 날로 심하게 쌓여가고 있으며 여기저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행사들이 잠정적으로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으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행사조차 강제 종료되는 상황이다. 충칭의 대부분의 지역은 봉쇄돼 길거리에서 차량이나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대부분의 음식점을 비롯한 상가는 문을 닫았으며 식자재를 판매하는 마트들만 문을 연 상태이다.


< 봉쇄 소식을 미리 듣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스케줄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봉쇄 소식을 미리 듣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스케줄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11월 10일 중국의 대표적 경제 도시인 상하이에서는 ART 021이 진행돼 예술인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의 큰 환영을 받았다. 중국 내 예술 관계자뿐만 아니라 해외 관계자들도 모여들어 언론 매체의 큰 주목을 받았다.

ART 021은 2013년 처음으로 개최돼 올해 10회를 맞이했다. ART 021은 최고의 갤러리와 콜렉터, 여러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현재는 중국 각 지역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아트페어 중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아트페어이다. 참가하기 위한 갤러리의 조건도 다른 아트페어와 비교할 때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기에 ART 021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갤러리의 예술계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이다.


< 코로나19 방역 속 진행된 ART 021 - 출처: 통신원 촬영 >

< 코로나19 방역 속 진행된 ART 021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ART 021는 11월 11일부터 제로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한 많은 통제에도 19개 국가, 36개 도시의 134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그 중에서 25개의 1선 화랑들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성과도 창출했다. 아트페어 관계자들을 비롯한 일반 관객들도 입장에 앞서 복잡한 검역 절차를 밟았다. 전시장 내에도 방역 직원들이 작품을 포함한 곳곳에 소독약을 뿌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진풍경을 촬영한 동영상이 SNS에 순식간에 퍼져 예술계에서는 일종의 행위예술과 연결지어 이 광경을 비꼬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동영상은 차단되어 볼 수 없게 됐다.


< 아트페어 내를 소독하는 동영상은 행위 예술로까지 취급받았다 - 출처: 独艺术 위챗 계정(@独艺术) >

< 아트페어 내를 소독하는 동영상은 행위 예술로까지 취급받았다 - 출처: 独艺术 위챗 계정(@独艺术) >


예술계 종사자인 통신원도 지난 2년간 아트페어를 방문하지 못 했던 터라 이번에는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갑작스럽게 시작된 주거지 봉쇄로 공항을 갈 수 없게된 상황이 발생했다. 물론 이번 ART 021 아티스트로 참가하는 당사자들은 더 속이 탔을 것이 분명하기에 내색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으나 너무나도 갑작스런 봉쇄는 많은 충칭 시민의 불만을 갖게 했다.


< 아파트나 빌라 단지 자체가 통제됐다. 하루에 한 가정에서 한 명만이 1회 외출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아파트나 빌라 단지 자체가 통제됐다. 하루에 한 가정에서 한 명만이 1회 외출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행히 먼저 상해로 떠난 아티스트들은 SNS를 통해 ART 021의 성공적인 개막 소식을 전했다. 특히나 쓰촨미술학원의 유화과 교수이자 아티스트인 왕차오깡 교수는 "아트페어 참여뿐만 아니라 미술관 개인전까지 잡혀 있었던지라 참 다행스런 일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운도 얼마가지 못했다. 중국 전역에 급격히 늘어나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영향으로 통제를 강화했다. 둘째 날 일반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는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봉쇄된 것이다. 긴 기간 아트페어를 준비한 관계자, 예술계인뿐만 아니라 이 날을 고대하던 미술 애호가들의 아쉬운 토로가 SNS에 퍼졌다. 첫 날은 VIP 관객으로 관람을 제한하기에 더 아쉬움이 크다. 왕차오깡 교수 또한 12일 미술관 오픈식을 무사히 마쳤으나 다음날에는 미술관 봉쇄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해야 했다.


< 쓰촨미술학원의 유화과 교수이기도 한 왕차오깡 예술가는 봉쇄 하루 전 오픈식을 마쳤다 - 출처: 왕차오깡(王朝刚) 제공 >

< 쓰촨미술학원의 유화과 교수이기도 한 왕차오깡 예술가는 봉쇄 하루 전 오픈식을 마쳤다 - 출처: 왕차오깡(王朝刚) 제공 >


충칭은 중국 내에서도 감염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도시 중 하나로 이미 11월 10일을 기준으로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11일부터는 대부분의 주요 지역들을 봉쇄했고 13일부터는 거의 전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다. 현재 각 지역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르지만 식료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때에도 상당히 제한적인 것은 동일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경제 생활과 연관된 업종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통제로 지친 와중에 오랜만에 접한 반가운 문화계 행사 소식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마무리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실상 코로나19로부터 개방을 선언한 해외 많은 국가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제로 코로나를 지향하고 있는 중국의 정책은 중국 국민들로부터도 비난받고 있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어떤 방역 정책을 펼쳐나갈지 중요한 대목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왕차오깡(王朝刚) 제공
- 独艺术 위챗 계정(@独艺术)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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