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꾸밈, 모자로 전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1.21

1970년대 있었던 필리핀 정부의 문화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관한 마닐라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Manila)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관이다. 올해로 개관 46주년을 맞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원래 말라떼의 로하스 블러바드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으나 올해 박물관 건물을 보니파시오 지역으로 이전했고 명칭도 The M으로 변경했다. The M에서의 첫 재개관전으로 한국의 전통 모자에 대한 전시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 전시장 풍경 - 출처: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유튜브 계정(@Philinlove) >


현재 The M에서는 '꾸밈, 모자로 전하다(Korea, A Land of Hats)' 전시가 한창이다.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이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마닐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공동으로 기획해 개최한 이 전시는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지원사업에 선정된 해외 순회 프로그램으로 약 150점에 달하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 전시장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시장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회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자를 선보여 한국의 모자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회 관람을 위해서는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수이지만 한국의 전통 의복 문화를 관람하고자 하는 필리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다양한 한국 전통 모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 다양한 한국 전통 모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조선 후기부터 1940년대까지 사용했던 한국의 전통 모자와 머리 장신구이다. 전시된 모자들은 여러 장인의 귀중한 작품들로 약 서른 점에 이른다. 단순히 전통 모자를 모아다 진열해둔 것이 아니라 성별, 나이, 용도 등에 따라 구분하며 전시해 관람객이 한국 전통 모자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다양한 모자들을 지나 전시장 한 가운데를 차지한 것은 붉은색의 주립과 검은색 흑립 등 다양한 종류의 갓이다. <해를 품은 달>과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같은 한국 사극 드라마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만큼 필리핀인들에게 갓과 같은 한국의 전통 모자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전통 갓 속에 담긴 상징이나 재료, 제작 과정까지는 알기 어려웠는데 모자 제작 과정을 소개한 영상과 함께 갓 제작 도구와 재료가 진열돼 있어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었다.


<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전통 모자를 볼 수 있도록 전시실이 구성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전통 모자를 볼 수 있도록 전시실이 구성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실 마지막 공간은 전통 모자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로 채워졌다. 모자와 관련된 사진과 엽서, 근대 서적에서부터 미디어아트까지 다채로운 채널을 통해 한국의 모자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 진열된 서적과 엽서를 보고 있는 관람객 - 출처: 통신원 촬영 >

< 진열된 서적과 엽서를 보고 있는 관람객 - 출처: 통신원 촬영 >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전시실 내에서 가장 필리핀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한복을 입은 인형이다. 전시된 한복 인형은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학과에서 만든 작품으로 어른부터 아이까지 사계절에 맞춘 한국의 의복 문화를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학과의 한복을 입은 전통 인형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학과의 한복을 입은 전통 인형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학과의 한복을 입은 전통 인형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참을 자세히 관람하고 인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띄었다. 전시실 출구 옆에는 관모와 쓰개, 머리 장신구 등을 직접 써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인 레아 씨에게 관람 소감을 물었다. 그녀는 "한국에서는 계절과 성별은 물론이고 직위, 직업 등에 따라 모자를 다르게 착용해왔음을 알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한국 전통 모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현대 예술 작품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홍순명 작가의 '주변인 시리즈(Series of Ancillary Participants, 2014)>'라는 제목의 작품은 모자가 실용적인 목적 외에도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18장의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 홍순명 작가의 '주변인 시리즈(Series of Ancillary Participants, 2014)' - 출처: 통신원 촬영>

< 홍순명 작가의 '주변인 시리즈(Series of Ancillary Participants, 2014)' - 출처: 통신원 촬영>


바로 옆 전시실에서는 'The Hat of the Matter'라는 이름으로 필리핀의 현대 모자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한국과 필리핀의 모자를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 복식문화의 정교한 아름다움과 뛰어난 전통 공예 기술을 느끼게 되길 기대한다.


'The Hat of the Matter' 전시 - 출처: 통신원 촬영

< 'The Hat of the Matter' 전시 - 출처: 통신원 촬영 >


< '꾸밈, 모자로 전하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개최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꾸밈, 모자로 전하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개최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유튜브 계정(@Philinlove), 

  https://www.youtube.com/watch?v=0-wh-hj2mqA





앤 킴(Anne Kim)

성명 : 앤 킴(Anne Kim)[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마닐라 통신원]
약력 : 프리랜서 작가, 필리핀 정보제공 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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