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카자흐스탄에서도 이제 인생네컷을 찍는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5.16

카자흐스탄에서도 이제 인생네컷을 찍는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50여 곳을 넘어섰다. 최소 2,000~2,500텡게(약 6,000~7,500원)의 가격으로 라면, 김밥, 떡볶이 등 분식을 먹을 수 있다. 이전에는 한국인이 한국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 먹방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이 널리 알려져 꼭 한식 전문점이 아니더라도 김밥과 떡볶이와 같은 분식류를 판매하는 곳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식문화에 이어 요즘에는 놀이 문화 또한 전파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인생네컷이다. 아스타나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1020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한국에서 경험하고 싶은 대표적인 놀이로 노래방, 인생네컷 사진 찍는 것을 꼽았다. 그런데 이들의 꿈인 인생네컷을 촬영할 수 있는 미니 스튜디오가 아스타나 시내에 최초로 생겼다.


'4CUT' 스튜디오 안에는 인생네컷 기계 한 대와 사진 촬영에 사용할 수 있는 소품들이 마련돼 있었다. 귀여운 인형탈과 동물 귀 모양 머리띠, 다양한 선글라스 등 한국의 인생네컷과 비슷한 모습이다. '4CUT' 스튜디오를 방문한 손님들은 네컷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용모를 다듬고, 다양한 소품을 선택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기계 앞에서 어떤 포즈로 찍을지, 네컷을 어떤 모습으로 구성할지 한참을 고민하면서 거울을 보고 깔깔 웃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통신원은 해당 스튜디오를 연 점주 줄데 씨(30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젊은 여사장이다.


< '4CUT' 스튜디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스튜디오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을 좋아해 한국어를 배운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데요. 대학 전공은 디자인인데 한국 드라마가 너무 좋아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케이팝도 좋아해 한국 여행을 몇 번 다녀왔어요.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먹고 놀이 문화를 즐겼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카자흐스탄에서도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었요. 그러던 중 한국 패션 매장, 그리고 '4CUT' 스튜디오를 열게 됐어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한국에 대해 잘 아시나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대학생이 많이 오는 편인데 한국어를 잘 알지는 못해도 한국 콘텐츠를 접해 본 손님들이세요.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오셔도 제가 설명해 드리면 즐겁게 사진을 찍고 가시고는 합니다.


스튜디오를 여는 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기계를 들여오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리고 사진 인화지와 같은 소모품 공급도 어려워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여유 있게 구비해두고 운영 중입니다. 사실 아스타나에서 제가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도 있었어요. SNS로 열심히 홍보한 덕에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인생네컷이 인기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4CUT'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한 번 찍을 때 드는 비용은 2,000텡게(약 6,000원)이며 총 두 매가 인화된다.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95%를 넘어선 요즘에는 사진을 촬영하고자 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인생네컷을 찾아갈까. 처음에는 한국 드라마에서 봤으니까 호기심에 찍으러 갔을 것이다. 그런데 네컷사진을 찍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인형탈을 쓸까, 머리띠를 쓸까 고민하고 네컷사진에 다양한 콘셉트와 표정을 남기면서 사진 한 장을 넘어 진짜 추억의 한 장면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부담되지 않는 가격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NS로 소통하는 젊은 세대는 사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미지 화보와 같은 전문 사진 촬영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생일, 브라이덜 샤워 등의 이벤트를 맞이해 이미지 화보 촬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인생네컷은 가성비를 갖춘 놀이 문화로 훌륭하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놀이 문화로 여겨진다.


카자흐스탄 젊은 세대의 놀이 문화가 한국과 닮아가고 있다. 친구들과 김밥, 떡볶이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인생네컷을 찍으러 간다. 앞으로 또 카자흐스탄에 한국의 어떤 놀이 문화가 전파될지 기대되는 바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배현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아스타나 통신원]

약력 : 카자흐스탄 정부 초청 장학생 석사과정 아스타나 한인회 총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