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남아공 최대 은행 FNB가 시도하는 태권도 파일럿 프로그램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0.31

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금융기관 중 하나인 FNB(First National Bank)의 FNB 케어팀(FNB Care Team)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사회 공헌 사업으로 남아공 취약 계층에 태권도를 보급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FNB 케어팀은 2016년 회사 내 한 부서로 창설돼 남아공 빈곤 지역의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과 이니셔티브를 진행해왔다. 케어팀은 특히 빈곤 지역의 노인을 위한 시설(OAH: Old Age Home)과 아동 발달(ECD: Early Childhood Development) 두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ECD 프로그램은 빈곤 지역의 아동들에게 영양, 교육, 안전을 제공해 추후 이러한 문제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현재 남아공 빈곤 지역에 위치한 유치원 약 1,200곳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 FNB 케어팀의 아동 발달 분야 사업 - 출처: FNB ECD 페이스북 계정 >

< FNB 케어팀의 아동 발달 분야 사업 - 출처: FNB ECD 페이스북 계정 >


FNB는 ECD 프로그램의 세부 프로젝트로 태권도 보급 사업을 채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재 빈곤 지역에 위치한 3곳의 유치원 및 FNB 케어팀 직원을 대상으로 FNB 센터 1곳에서 태권도 보급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통신원은 해당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FNB 케어팀 조하니타 맥레오드(Johannita McLeod) 씨를 만나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FNB 센터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FNB 케어팀 조하니타 맥레오드(Johannita McLeod)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

< FNB 케어팀 조하니타 맥레오드(Johannita McLeod)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


FNB 사회 기여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하나요?
FNB 고객들은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금전적인 기부를 하거나 본인이 거주하는 주변에 위치한 빈곤 지역의 유치원 혹은 노인 복지 시설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고 시설 자원 봉사 혹은 행정 처리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게 됩니다. 지원이 필요한 시설 측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이 가능합니다. FNB 직원들은 2년 전부터 참가해 현재 1,200명의 직원이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했는데 현재 200명 이상의 고객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FNB 케어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태권도 보급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 팀에서 진행 중인 사회기여 프로그램인 OAH, ECD 외에 최근 남아공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젠더 기반 폭력(GBV: Gender Based Violence)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빈곤 지역에서 여성들은 젠더 기반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위한 방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이에 대한 많은 연구와 이니셔티브들이 있었지만 저는 폭력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긴급 호출 등의 시스템 등이 이미 존재하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기 전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리적 방어 방법으로 특별히 태권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태권도는 한국의 전통 무술이라고 알고 있는데 다른 무술과는 달리 방어를 강조하고 절제, 자아 존중, 예절 등 정신적인 수련의 장점이 있습니다. 여성이 태권도를 배운다면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보호하고 교육하는데도 효과적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태권도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됐나요?

저는 한국의 문화 예술 산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 태권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남아공 한국문화원에 연락을 취해 문화원 태권도 교실의 레세고(Lesego) 사범을 소개받아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템비자 센터(Tembisa Centre)에서 진행 중인 태권도 프로그램 - 출처: FNB 케어팀 제공 >

<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템비자 센터(Tembisa Centre)에서 진행 중인 태권도 프로그램 - 출처: FNB 케어팀 제공 >


현재 파일럿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요?
현재 FNB 케어팀 여직원 및 FNB ECD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빈곤 지역 중 요하네스버그의 템비자, 알라, 음푸말랑가의 나이젤 유치원 3곳의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파일럿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6개월 가량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결과에 따라 점차적으로 FNB ECD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전국 유치원을 대상으로 보급할 예정입니다.

반응은 어떤가요?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되었는데 현재까지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약 25명~50명이 파일럿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하는데 모두가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FNB가 지원하는 한 유치원의 스포츠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태권도 프로그램도 이러한 전례를 따라 차츰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초기 단계이기에 면밀히 관찰 중입니다.

태권도 보급 외에 더 도움이 필요한 분야가 있을까요?
빈곤 지역의 아이들은 모든 것이 결핍된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밝은 미래를 꿈꾸고 실현될 수 있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한국문화원 혹은 한국 정부 및 기관에서 이들 유치원들과 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알라 파크(Alra Park) 센터에서 진행 중인 태권도 프로그램 - 출처: FNB 케어팀 제공 >

<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알라 파크(Alra Park) 센터에서 진행 중인 태권도 프로그램 - 출처: FNB 케어팀 제공 >


현재 남아공의 젠더 기반 폭력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하니타 씨에 따르면 남아공 여성 절반 이상이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태권도를 선택한 그녀의 결정이 젠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남아공에서 태권도 보급이 확대되는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FNB 케어팀 제공
- FNB ECD 페이스북 계정, https://www.facebook.com/groups/www.helpacreche.co.za





 윤서영

성명 : 윤서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 통신원]
약력 : 현) 주 남아공 문화홍보관 실무관 전) Africa Master Blockchain Company Marketing Manager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아프리카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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