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한류의 열풍은 스위스에도 분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1.01

1990년대 후반에 출현한 'Korean Wave'라 불리는 한류(Hallyu),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전파력은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대중 문화의 범주를 넘어 음식, 패션, 뷰티, 관광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 그 범위를 점점 더 넓혀가고 있다. 조금은 보수적이기도 하고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한류의 열풍은 청소년들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 열기가 한창이다. 한인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유럽의 작은 나라 스위스에서도 한류는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지난 주말 스위스 로잔에서는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Hallyu Com-on in Swiss 2022)'라는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가 개최됐다. 2020년 1월 첫 개막을 시작으로 벌써 4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윤신화(LizYoon) 대표의 주최 아래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스위스 로잔시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사실 첫 회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2, 3회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기에 이번 행사는 스위스 케이팝 팬들에게 더욱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무엇보다 스위스에도 케이팝 행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스위스 곳곳에 퍼져있는 현지 팬들에게는 공통된 관심사를 한 자리에서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 행사는 현지의 케이팝 댄스팀이 참여하는 경연 대회로 이미 첫 회부터 스위스 불어권 국영방송 RTS 및 르 떵(Le Temps), 24시(24 heure), 라디오 루지(Rouge) FM, One 방송, 라 텔레(La télé), 뱅뜨 미뉴뜨(20min) 등의 현지 미디어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행사장에서 만난 케이팝 팬 줄(Jule) - 출처: 통신원 촬영 >

< 행사장에서 만난 케이팝 팬 줄(Jule)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행사장에 도착했을 무렵 K-패션을 따라 치장한 10대들은 물론, 함께 부모님과 함께 행사장에 참석한 아이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는 비빔밥과 불고기, 잡채, 라면 등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과 한국 화장품, DVD 그리고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코너도 준비돼 한복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한복을 입고 너무 행복해하는 금발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소녀가 통신원의 이목을 끌어 간단한 담화를 나눴다. 이제 열 살이 된 줄(Jule)은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바젤에서 왔다. 아이는 2년 전 우연히 케이팝을 접한 후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팬이라고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자신도 딸 덕분에 케이팝 팬이 됐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줄(Jule)은 "혼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며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프로그램 초반은 댄스 워크숍 형식으로 경연 대회 참석을 앞둔 댄서들과 그룹들이 음악에 맞춰 자신들의 댄스 실력을 자유롭게 선보였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댄스 경연 대회가 시작됐다. 댄스 경연 대회 심사 위원에는 케이팝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1 Million studio’ 출신의 안무가 박봉영 씨가 초청돼 댄서들에게 전문적인 멘토와 심사평을 전했다. 경연 대회가 시작되면서 300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자리를 메워 화려한 댄서들의 무대와 함께 순식간에 열기를 띠었다.

통신원은 댄스 경연 참가자와도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젤 출신의 25살 토니(Antony) 씨는 취리히에서 사실 초등학교 교사라며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바젤과 취리히 두 그룹에서 케이팝 댄서로 활동한다며 후배 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길래 어떻게 공부하냐는 질문에 "한국 드라마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취리히에서 온 22살의 샘(Sam) 역시 "지난 회에도 참석했으며 이번에는 솔로로 참여한다."며 한국 문화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함께 온 친구들도 "그녀를 통해 케이팝 댄스를 배울 수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입을 모았다.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 로잔에서 선보인 '한류 컴온 인 스위스 2022' 케이팝 댄스 뮤직 행사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행사로 바쁜 와중에도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윤신화(Liz) 대표님께서 통신원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셨다.

대표님 소개와 함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8년 스위스한류 코리아 협회를 설립하고 스위스에서 한국 문화 홍보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로잔에서의 첫 행사를 시작으로 2020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최하는 콩쿠르에 지원을 해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19가 심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2시간 가량 진행했습니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홍보를 한 덕분인지 놀랍게도 약 3,700명이 동시에 접속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미숙한 첫 출발이었지만 행사 운영 부분에서 저희가 그 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행사를 개최하신 계기와 의도는 무엇인가요?
당시 제가 느끼기에 스위스에도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친구들이 속속들이 있기는 한데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스위스에는 한국 문화의 장이 없었던거죠. 안타까운 마음에 개인의 미력한 힘이지만 한 번 해보자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윤신화 대표님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윤신화 대표님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윤신화 대표님 - 출처: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


혼자서 준비하시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제네바와 로잔을 등지로 거리에서 '랜덤 플레이 댄스'를 하는 10대들을 찾아가면서 첫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불어권에서도 나름 케이팝이 활성화가 돼있었고 놀랍게도 취리히, 바젤, 베른 등지로 독어권은 팬층이 더 두껍고 범위가 넓게 퍼져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후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재미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보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댄스 경연 대회와 메이크업 쇼 첫 회 행사를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K-파워의 변화를 어떻게 보시나요?
2019년 당시 BTS 중심의 팬덤 문화가 대세였다면 지금은 한국어, 한국 음식, 역사에도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직업, 학업의 경력을 쌓기 위해 한국행을 택하는 친구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 같고요. 한 마디로 일시적인 팬덤 현상이 아닌거죠. 이런 현상을 정부에서도 한국 문화 홍보에 잘 활용해 이들을 미래 한국 문화 홍보대사로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류에 가장 관심 있는 계층은?

아무래도 10~20대 계층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부모님을 동반해서 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통해 부모님들이 새롭게 한류를 접하면서 40~50대 연령층도 우연히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케이팝 팬이 되시기도 합니다. 오늘 여기 참여하신 50대 자원 봉사자님들도 자녀들이 아닌 본인들이 케이팝 팬이시기에 한국 문화, 한국어에 매우 열정적이십니다.

현지인들에게 'K-'는 어떤 의미일까요?
아무래도 호기심(Curious), 재미(Fun), 이색적인 문화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한류 코리아 협회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요?
우선 스위스에 한국 문화 행사 유치를 해서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직은 댄스 경연 대회로 작은 규모로 행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매 회 때마다 여러 의견들에 귀 기울여서 행사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변화가 있었나요?
가장 큰 변화는 스위스 현지 엔터테인먼트 회사, 댄스 스쿨, 커뮤니티, 현지 예술가와의 협업입니다. 로잔의 MKC 이벤트 회사에서 저희 이벤트를, 저희는 MKC의 한국 아이돌 콘서트를 홍보했습니다. 제네바에서 가장 유명한 댄스 스쿨 중 하나인 Dancearea와 협업해 워크샵을 진행하고 케이팝 대회 심사 위원으로 프로 댄서, 현지 케이팝 DJ를 초청했습니다. 또한 스위스 예술가가 손으로 그린 티셔츠를 기증했고 로잔 시에서도 관심을 가져 홍보에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 케이팝 댄스 경연 대회와 함께 노래 경연 대회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노래 경연 대회 참가자들의 실력이 아직은 미숙한 까닭에 이번 회에는 두 명만 초청해 들어보는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박봉영 안무가를 심사 위원으로 초청해 이번 행사만이 아닌 직접 제네바에 위치한 댄스 스쿨을 방문해 직업 댄서들과 함께하는 워크샵도 마련했습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새롭게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너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케이팝 아이돌 콘서트를 유치해 볼 계획입니다. 또 케이팝뿐만 아니라 한국어, 한국 역사공부, 한국 관련 기업 진로 컨설팅 쪽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아직은 행사가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 전반적인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보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스위스 한류 코리아 협회 제공





박소영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