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케이팝 페스타 이끈 USC의 이혜진 교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1.04

지난 9월 23일 남가주대학(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캠퍼스의 월리스 아넨버그 홀 강당(Wallis Annenberg Hall Auditorium)과 맥카시 광장(McCarthy Quad)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온종일 '케이팝 페스타(K-Pop Festa)' 행사가 열렸다.


USC의 아넨버그 커뮤니케이션 스쿨(Annenberg School of Communication), 동아시아 연구 센터(East Asian Studies Center),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LA,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벤트 케이팝 페스타는 USC 학생, 동문, 직원과 교수, 이웃, 그리고 케이팝을 사랑하거나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캠퍼스로 초대해 음악과 댄스, 공연, 강좌, 좌담회, 워크숍, 컨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서의 한류와 케이팝의 진화에 대해 진단했다.


케이팝 페스타는 정오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된 토론회로 시작됐다. USC 아넨버그 스쿨의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학장의 진행으로 USC의 석사와 박사과정 학생들이 '케이팝과 한류'에 관해 진지한 의견을 교환했다. 패널로는 앤지 장(Angie Chang, 음악산업 석사 과정), 이혜주(동아시아 언어 문화 박사 과정), 베키 팜(Becky Pham, 커뮤니케이션 박사 과정), 레이 규영 라(Ray Kyooyung Ra, 시네마 박사 과정), 티아라 윌슨(Tiara Wilson, 동아시아 언어 문화 박사 과정) 등이 참여했다.


< SM 엔터테인먼트의 돔 로드리게스 부사장(우)과 좌담을 벌이고 있는 이혜진 교수(좌) - 출처: Michael Chow, Annenberg Media 제공>

< SM 엔터테인먼트의 돔 로드리게스 부사장(우)과 좌담을 벌이고 있는 이혜진 교수(좌) - 출처: Michael Chow, Annenberg Media 제공>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돔 로드리게스(Dom Rodriguez, SM 엔터테인먼트 미국 지사의 수석 부사장 겸 대표)와 이혜진 교수(USC 아넨버그 스쿨, 커뮤니케이션)와의 대화가 있었다.


< SM 엔터테인먼트의 돔 로드리게스 부사장(우)과 좌담을 벌이고 있는 이혜진 교수(좌) - 출처: Michael Chow, Annenberg Media 제공>

< SM 엔터테인먼트의 돔 로드리게스 부사장(우)과 좌담을 벌이고 있는 이혜진 교수(좌) - 출처: Michael Chow, Annenberg Media 제공>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매카시 광장에서는 케이팝 댄스 커버 경연 대회가 열려 전국에서 모인 팀들이 뜨거운 무대를 펼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케이팝 보이그룹 킹덤(Kingdom)은 그들의 최신 곡들을 선보이며 신명나는 저녁 순서를 꾸몄다. I.O.I와 구구단의 멤버였던 김세정은 이혜진 교수와 함께 무대 위에서의 미니 인터뷰에 참여한 후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며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통신원은 행사가 끝난 후 돔 로드리게스와 좌담 행사에 직접 참여했던 이혜진 교수를 USC 캠퍼스에서 만나 케이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USC 캠퍼스에서 만난 이혜진 교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 USC 캠퍼스에서 만난 이혜진 교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USC의 커뮤니케이션 대학(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 and journalism)에서 7년째 강의하고 있는 이혜진 교수입니다.

커뮤니케이션 가운데서도 주로 어떤 주제들을 강의하시는지요? 케이팝에 대한 강의도 있던데 커뮤니케이션의 어떤 주제와 연관되나요? 현재 맡고 계신 코스들을 알고 싶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대중문화를 다룹니다. '대중문화의 이해(Interpreting Pop Culture)'라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사회적인 현상을 분석합니다. 케이팝 역시 팝 문화 가운데 하나이기에 강좌에 포함시킬 수 있었죠. 케이팝에 관한 강좌로는 '케이팝의 진화(The Evolution of Kpop)'가 있습니다. 대중들이 어떻게 매체를 소비하고 전반적인 미디어 소비 성향이나 행태가 경제적인 소비 행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미디어 소비(Media Consumption)'이라는 과목도 있습니다. '뉴스와 매체(News and Media)', '비주얼 컬러 앤 커뮤니케이션(Visual Color and Communication)'이라는 과목도 맡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3일에 열린 '케이팝 페스타' 행사는 어떻게 개최하게 되었나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LA,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기획해 1년 전부터 함께 구상한 행사입니다. 올해 3월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출연진들을 섭외하고 콘서트 외 퍼포먼스적 요소도 첨가했어요. 행사는 크게 케이팝 콘서트와 학술적인 토론회로 나눌 수 있는데 학교에서 하는 토론회 부분은 외부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제가 나섰습니다. 우선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학원생들을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섭외했습니다. 산업 특성 상 매우 폐쇄적이어서 현직 종사자들을 초대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다시 말해 케이팝 페스타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LA,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USC 이렇게 4개의 조직이 계획 하에 마련한 행사입니다.

참가자들이 많았나요?
대중들에게 열려 있는 행사였는데요. 결과적으로 만족합니다. 첫 날 진행된 컨퍼런스 행사 강당에는 약 100명이 참석했어요. 진지한 대화가 오갔고 객석에 앉아 있는 참가자들의 집중도도 높았습니다. 콘서트에는 3,500명 정도가 참석했습니다. 콘서트 현장의 열기 역시 정말 뜨거웠습니다.

오전에 있었던 컨퍼런스에서는 USC의 석사와 박사 과정 중인 대학원생들이 나와 '케이팝과 한류'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컨퍼런스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하신 이유가 있나요?
오전에 있었던 컨퍼런스에서 대학원생들에게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며 주제 토론을 하도록 했습니다. 산업 관계자들과는 이렇게 여러 면에서 다각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논의들은 정치적 영역까지 깊게 파고 들어가야 다룰 수 있는 만큼 보다 아카데믹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각자의 연구 분야를 펼쳐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입니다.

이번에 SM 부사장인 돔 로드리게스를 오후 행사의 패널로 초대하신 배경은요?
SM 엔터테인먼트 미국 지사의 수석 부사장 겸 대표인 돔 로드리게스를 패널로 초대해 케이팝이 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케이팝이란 게 과연 무엇인지, 앞으로 케이팝은 어떻게 변화할 건지, 산업적인 측면에서 종사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학생들이 산업 관계자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를 초대했습니다. 비즈니스 전공자, 커뮤니케이션 전공자 중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 케이팝 산업과 관련해 일하고 싶어합니다. 케이팝을 많이 소비하긴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발을 들여놓아야 하는지를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을 위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행사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턴십 등 회사와 학생을 연결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를 바랬습니다.

돔 로드리게스와는 10여 년 전부터 케이팝이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당시 성과가 낮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눴습니다. 돔 로드리게스는 소녀시대의 <보이즈(Boys)>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거의 시작점에서부터 케이팝 산업에 종사해 10여 년의 세월을 함께 하며 그 변화를 지켜본 인물이에요.

이번 논의에서 교수님은 어떤 얘기를 하셨나요?
케이팝이 인기를 끈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을 얘기했습니다. 시대적 흐름이 바뀌어서 요즘 젊은이들은 기성 세대와는 달리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고 갈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죠. 그런 와중에 케이팝이 들어온 것입니다. 케이팝에는 엄청난 양의 콘텐츠가 있어요. 하나를 보기 시작하면 알고리즘이 몇 만 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공유해 지겨워질 틈이 없습니다. 콘텐츠의 다양성과 양도 케이팝이 인기를 끄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다른 미국 팝아티스트들과는 달리 전문 엔터테이너이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팬들과의 친밀성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들은 전통적인 연예인보다도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에 더 열광합니다. 그런 면에서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전통적인 엔터테이너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교집합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케이팝 산업은 시대가 원하는 엔터테인먼트 판을 보여주고 있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미디어 지형이 바뀌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콘텐츠를 모두 접할 수 있게 됐니다. 현대의 대중 매체가 전통적 미디어가 아닌 점이 케이팝 현상을 현재와 같은 글로벌한 현상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에요. 자체의 빼어난 점도 있지만 이처럼 여러 현상이 혼합돼 세계적 현상으로서의 케이팝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어떠한 것들에 주목하셨는지 말씀해주신다면요?  

저는 현재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현상(Phenomenon)을 한국적 현상, 한국 문화의 위대함으로 가두어 얘기하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제를 '세계적 문화현상으로서의 케이팝과 한류의 진화'로 정했어요. 케이팝은 세계 문화의 영향과 한국의 문화가 접목된 훌륭한 작품입니다. 케이팝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이 시기에 아시안을 향한 혐오범죄도 함께 늘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할 것인가에 주목했습니다. 케이팝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과연 이때 '세계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한다는 것, 그리고 음원이 많이 팔리고 소비되는 것이 과연 세계적인 것인가 하고 질문한 것이죠. '어쩌면 그런 숫자를 넘어선 국가적 영향력 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문제도 제기했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 케이팝 팬들이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서의 케이팝에 바라는 게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케이팝은 어떻게 진화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현재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전 세계의 문화와 문화 시장에 끼치고 있지만 10년 혹은 20년 뒤에도 현재와 같은 성공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때까지도 지속되려면 '과연 케이팝 산업 종사자들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고민해야 할까'라는 것이 제 관심사입니다. 케이팝 팬들을 단지 자본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여 함께 문화를 일구어 나가는 대상으로 보고 연대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인터스트리 자체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케이팝 아티스트(아이돌 스타)의 정신 건강까지 돌볼 만큼 보다 전인적으로 진화했죠. 하지만 이것이 케이팝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어느 산업일지라도 요즘은 직원들의 정신 건강과 웰빙을 챙기죠. 이러한 것을 고려할 때 '왜 미국의 케이팝 팬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만들어지지도 않은 이국적인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케이팝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케이팝을 바라보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만 케이팝을 소비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때 인기 있었던 트렌드가 아니라 10년, 20년 뒤에도 보다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 세월이 흐른 뒤에도 문화적으로 의미를 지니고 소비자들의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K팝의 인기가 주류사회에서의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여기시나요?
한국에서는 케이팝을 이야기 할 때 비즈니스적인 것 또는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만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미국에서 케이팝이 코카시안들의 문화 주류 현상도 깨뜨리고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하는데 일조하기를 바란답니다. 서서히 그런 모습이 보이긴 해요. 케이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주류사회에서 아시안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현상은 두드러졌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은 늘었지만 이와 함께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기회가 늘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류사회의 케이팝 소비가 늘었지만 이는 케이팝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것이죠. 그 인기로 인해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고 있지는 않은 거에요.

교수님은 어떤 연유로 케이팝에 관련한 강좌를 대학에서 가르치게 되셨는지요?
제가 한국인이긴 하지만 USC에서 저를 고용할 때에는 아시안이라서 고용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USC에 왔을 때에는 '커뮤니케이션 개론' 등 기존 수업을 가르쳤어요. 그런데 2016년쯤 되었을 때 너무 많은 학생들이 저에게 케이팝에 대해 질문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따로 케이팝을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기회가 되면 케이팝과 코리안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업을 하고 싶다고 학과에 제안했는데 그 제안이 실제화 된 겁니다. 이제 케이팝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엔터테인먼트가 되었습니다. 꼭 케이팝 분야가 아니고 그냥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려 하더라도 이제 케이팝은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들어가야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쯤부터 강좌가 시작됐나요?
2019년에 처음으로 케이팝에 대한 강좌가 마련됐어요. 과목 이름은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서의 케이팝(K pop as a Global Cultural Phenomenon)'입니다. 그때에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세미나 클래스였는데 팬데믹 기간이었던지라 온라인으로만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다른 학년의 학생들이 너무 이 과목을 택하고 싶어하는 거에요. 그래서 다시 어느 학년이라도 택할 수 있는 정규 수업으로 가르치고 싶다는 뜻과 함께 새로운 제안서를 만들어 제출했는데 올 봄에 통과됐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정규 수업이 된 거에요. 저는 USC 커뮤니케이션 대학에서 케이팝을 정규 교과 과목으로 가르친다는 것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에 관련된 대학 강좌는 조금씩 개설되고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아요. 교수가 수업 시간에 관련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교과 과정으로 구축된 곳은 드뭅니다. 그리고 설사 교과 과정으로 개설되었더라도 한국학(Korean Studies) 연구소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 케이팝에 관한 강좌가 개설된 것은 아마도 미국 전체에서 USC가 유일할 것입니다. 저는 이 점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한국 영화에 대한 강좌도 마련하실 생각이 있는지요?
영화는 항상 대중 문화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USC에서도 영화는 시네마틱 아트(Cinematic Art)라고 부르며 학문이라기 보다 예술 학부에 포함시킵니다. 대중문화와 별도로 떼어 따로 가르쳐왔어요. 그래서 영화를 제가 수업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기도 하며 드라마를 경시했는데 이제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소비하며 그 수준이 매우 높아졌어요. 드라마를 보는 시선과 처우가 달라진 겁니다. '코리안 엔터테인먼트' 또는 '아시안 엔터테인먼트'라는 제목의 강좌를 마련한다면 보다 포괄적인 문화 현상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네요.

케이팝이라고 하면 음악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케이팝은 음악에 갇혀 있는 문화가 아니었거든요. 미국의 팝 회사는 대개 음악만 만들어요. 그래서 회사 이름도 뮤직(Music)입니다. 그런데 케이팝 회사들은 SM 엔터테인먼트, HIVE 엔터테인먼트, YG 엔터테인먼트 등 모두 뒤에 엔터테인먼트가 붙습니다. 이는 그 회사들이 음악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음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전천후 예술인인 것처럼 말이죠. 케이팝의 영역을 조금 더 확장해 퍼포밍 아트, 시네마틱 아트 등 다른 과의 수업과 연계해 강좌를 마련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 Michael Chow, Annenberg Media 제공
- 통신원 촬영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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