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페낭 최대 국제음식축제, 한식의 현주소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9.05

8월 20일부터 28일까지 맛의 고장 페낭에서 개최한 국제음식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페낭섬에서만 열리던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본토인 스브랑 프라이에서도 열려 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국제음식축제인 만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요리 수업, 폭죽 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져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축제를 찾은 모습이었다.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지난 28일 찾은 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축제에는 말레이시아 호커(길거리 음식)를 포함한 80여 개의 다양한 음식 판매부스가 참여해 시민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또한 동말레이시아 술인 뚜왁(Tuak) 칵테일과 맥주, 말레이시아 위스키 티마(Timah) 등 주류를 판매하는 음료 부스도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 국제음식축제에서 한식을 판매한 현지 업체 - 출처: 통신원 촬영 >

< 국제음식축제에서 한식을 판매한 현지 업체 - 출처: 통신원 촬영 >

< 국제음식축제에서 한식을 판매한 현지 업체 - 출처: 통신원 촬영 >


페낭 최대 국제음식축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한식이었다. 한국식 핫도그와 떡볶이, 불닭볶음면 등 각종 한식을 판매하는 부스가 참가했고, 많은 말레이시아 업체가 현지식과 한식을 접목한 음식을 판매하는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몰린 부스는 라볶이와 떡볶이 등 한식을 판매하는 업체 이미카(ImMiQa)였다. 이미카 대표는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말레이시아인이 불닭볶음면을 좋아해 불닭볶음면 양념을 활용한 한식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 많은 음식은 라볶이'라고 밝혔다. 라볶이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이유에 대해 이미카 대표는 '불닭볶음면 양념에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춰 어묵, 치즈를 넣는 등 매운맛을 중화시켰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 인도계, 중국계 등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찾은 이미카 부스의 불닭볶음면 라볶이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인도계, 중국계 등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찾은 이미카 부스의 불닭볶음면 라볶이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인도계, 중국계 등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찾은 이미카 부스의 불닭볶음면 라볶이 - 출처: 통신원 촬영 >


축제 현장에서는 고기를 덩어리째 구워 만든 터키의 케밥, 염소 고기를 통째로 불에 굽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식 음식은 물론, 초밥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채로운 먹거리가 포착됐다. 곳곳에서 한식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다소 아쉬운 점도 보였다. 음식의 고장 페낭에서 열리는 최대 국제음식축제임에도 한식 본래의 맛을 내세운 한인 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지화된 한식은 한식이 말레이시아 현지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현상이자, 한국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는 현지에 한국 브랜드를 알리고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점이 남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한국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현지화된 한식 보다 실제 한국의 맛을 맛보길 원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이러한 수요를 현지 한국 업체가 흡수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통해 현지 업체가 한인 업체와는 다른 맛과 서비스로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양이 많은 단품 중심의 메뉴가 많은 한인 업체와 달리, 현지 업체는 적은 양의 음식을 다양하게 담아주는 음식을 주로 내놓았다. 또한 현지에서 즐겨먹는 인스턴트 면에 한국식 치킨을 내놓거나, 한국 음식의 매운맛을 줄이고 달고 짭조름한 맛을 가미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는 한식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 페낭 국제음식축제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페낭 국제음식축제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러나 최근에는 현지화된 한식 보다 실제 한국 본래의 맛을 맛보길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한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본토의 정통 한식으로 차별화된 맛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없이 한식을 모방한 음식을 내놓는 현지 업체도 하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기에 한인 업체가 현지에서 열리는 음식 축제에 참가해 한식이 무엇인지 알리고, 평소에 접할 수 없는 한식을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모두에게 익숙한 햄버거와 핫도그 등의 음식들이 엑스포를 발판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처럼, 한식 문화도 다양한 현지의 행사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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