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박대성 작가의 수묵화전 LACMA에서 펼쳐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8.09

< 박대성 작가의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박대성 작가의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박대성 작가의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Park Dae Sung: Virtuous Ink And Contemporary Brush)> 전시회가 지난 7월 17일, 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서 개막됐다. 동서양의 미를 담아낸 박대성 작가의 대형 수묵화 등 모두 8점의 대표적 작품들이 소개된 이번 전시회는 오는 12월 11일까지 계속된다. 개막식 날 행사에서 박 작가는 화선지에 붓으로 즉석해서 작품 제작 시연회를 가졌다. 기다란 화선지에 먹을 머금은 붓을 일필휘지로 휘두르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연신 사진기를 눌러댔다.


< 영어와 함께 한국어로 적힌 전시회의 안내 문구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 영어와 함께 한국어로 적힌 전시회의 안내 문구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LACMA의 여느 전시회에 들어서면 큐레이터의 전시회에 대한 소개가 영어로 쓰여 있다. 박대성 작가의 전시회에는 영어와 함께 한국어 안내가 적혀 있어 한국인이라면 가슴 뿌듯한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전시회에 대한 소개에 의하면, 박대성 작가는 서예와 수묵화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독학으로 수백년 전 중국의 수묵 대가, 그리고 한국의 전설적 수묵 대가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아티스트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버지니아 문(Virginia Moon)씨는 LACMA의 한국 예술(Korean Art) 전시를 맡고 있는 부 큐레이터(Associate Curator)이다. LACMA에서의 그녀의 경력은 9년으로, 그동안 맡았던 전시는 2017년 안영일 작가의 <예기치 않은 빛(Unexpected Light: The Works Of Young Il Ahn (2017)>, 2019년 <선 넘어: 한국 서예의 예술(Beyond Line: The Art Of Korean Writing (2019)> 등이 있다. 오는 9월 11일에 개막 예정인 <사이의 공간(The Space Between: 한국 아트에 있어서의 현대성(The Modern In Korean Art)>도 그녀의 기획전이다.

LACMA에서 전시를 마련할 때 그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현대 수묵화이며, 박대성 작가와의 만남은 수년 전에 이뤄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는 그녀는 박대성 작가에 대해 “저명하고 다재다능한 예술가, 매우 존경스러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버지니아 문씨는 박대성 작가의 전시에 대해 “명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전시라며, 방문객들이 진정으로 몰입하고 작품을 주의 깊게 관람하도록 격려한다.”고 전했다.

박대성 작가의 <새>, <고미>, <수음>, <청산백운>, <불국설경>, <우공투양도>, <경주남산>, <금강산> 등 8점의 작품은 크기도, 작품의 주제도, 붓 터치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박대성 작가의 힘찬 기백은 모든 작품에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다.


< 박대성 작가의 불국설경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 박대성 작가의 불국설경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한쪽 벽면을 다 차지하고 있는 <불국설경>은 마치 불국사를 고스란히 LACMA로 옮겨온 것 같은 느낌이다. 불국사의 지붕에도, 나무에도 흰 눈이 내린 모습이 고즈넉하다. 가만히 적막 속에 쉴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것 같다.


< 박대성 작가의 작품, 고미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 박대성 작가의 작품, 고미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고미(Antique Beauty)>는 훈민정음의 한 페이지와 여기 저기 금도 가고 낡고 오래된 밥그릇 같은 도자기를 그린 정물화인데, 오래되고 낡은 것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정겹다. 세로로 길게 그려진 <수음(Sounds of Water)>은 산봉우리에서 폭포가 흘러내리는 것을 흰 종이로, 그 밖의 것은 검은 묵으로 힘차게 표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래 부분 정자는 세밀하고 가느다란 선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 고요한 정자에 앉아 우뢰와 같은 물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청산백운(Blue mountain and white cloud)>은 몇 개의 단순화된 사각형, 원통형 등으로 산봉우리를 표현하고 노란색 달, 산, 구름이 동화처럼 표현된 작품이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라는 화제를 읽으며 작가의 깊은 철학적 내공을 감지할 수 있었다.


< 박대성 작가의 우공투양도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 박대성 작가의 우공투양도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


그동안 몇 차례 한인 작가의 작품이 LACMA에 전시된 적이 있었으나, 여전히 주류 사회 작가의 전시회 숫자에 비해서는 턱없이 그 빈도가 적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요즘, LACMA에서도 박대성 작가의 전시회에 이어 9월에 <사이의 공간(The Space Between: 한국 아트에 있어서의 현대성(The Modern In Korean Art)> 전시 마련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이렇게 수준 높은 한국 작가의 전시회가 진행될 때, 더 많은 한국인 관람객들을 LACMA로 끌어모은다는 데이터가 나오면, 앞으로 카운티 뮤지엄에서는 더 많은 한국 작가의 전시회를 마련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작가, 큐레이터, 관람객 모두 하나가 될 때 한국의 문화 저력은 미국 땅에서 더욱 활짝 꽃을 피울 것이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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