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7.28

한국 치킨 브랜드가 말레이시아에 매장을 확장하며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의 치킨은 말레이시아에서도 뛰어난 맛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이시아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가 닭고기인 데다가 한국 치킨의 다양한 양념과 조리법은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 또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치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부터 BBQ, 네네치킨, 페리카나 등이 말레이시아에 지점을 열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한국 치킨 브랜드는 '교촌치킨'을 들 수 있다. 국내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2013년 갬머라이트(Gammerlite)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2014년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몰인 원우타마 쇼핑몰에 1호점을 열었다. 2022년 6월 기준 말레이시아에 38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교촌치킨은 말레이시아에서 네 번째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만의 조사업체인 아이버즈 아시아(i-Buzz Asia)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말레이시아 치킨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 중에는 교촌치킨이 4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교촌치킨은 말레이시아 상황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치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치킨을 개발하고, 현지 홍보업체와 협업을 맺어 교촌 제품을 지속해서 노출시키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귀신이 등장하는 광고부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활용한 광고는 한국의 색깔을 살리면서 현지 문화를 잘 조화시킨 광고로 꼽힌다. 또한 교촌치킨은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로부터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할 계획이다. 할랄 인증을 받게 되면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현지 무슬림 고객들의 발길을 더욱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신을 묶을 때 사용하는 흰색 천으로 온몸이 감긴 말레이시아 귀신 '뽀총(pocong)'이 등장하는 교촌치킨 광고 - 출처: 교촌치킨 말레이시아 공식 페이스북(@mykyochon)>

<시신을 묶을 때 사용하는 흰색 천으로 온몸이 감긴 말레이시아 귀신 '뽀총(pocong)'이 등장하는 교촌치킨 광고 - 출처: 교촌치킨 말레이시아 공식 페이스북(@mykyochon)>


<말레이시아에서 채식 인구가 늘어나자 교촌치킨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 출처: Grab>

<말레이시아에서 채식 인구가 늘어나자 교촌치킨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 출처: Grab>


교촌치킨이 현지화 전략으로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치킨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국내 치킨 업체도 있다. 2017년 NNC 푸드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한 네네치킨이 대표적이다. 네네치킨은 말레이시아 대표 복합리조트 겐팅하일랜드에 1호점을 시작으로 같은 해 쿠알라룸푸르, 쿠칭 등에 4개 매장을 열었다. 네네치킨은 2023년까지 매장 100개 운영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홈페이지 기준 현재 쿠알라룸푸르와 쿠칭 2개 매장만 남아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네네치킨은 진출 초기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선호하는 부위 위주로 치킨 메뉴를 구성하고, 매운맛 선호도가 높고 디저트류 수요가 높은 현지 특성을 반영한 메뉴를 선보였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무이스(MUIS) 할랄 인증을 받은 양념류를 공급하며 무슬림 소비자와 접점을 넓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품질과 맛 관리에 실패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치킨의 맛에 대한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신제품도 줄어들자 자연스레 손님들의 발걸음도 끊긴 것이다.



<2023년까지 100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하였으나 현재 2개 매장만 남은 네네치킨 - 출처: 통신원 촬영>

<2023년까지 100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하였으나 현재 2개 매장만 남은 네네치킨 - 출처: 통신원 촬영>


실제 네네치킨 쿠칭점 구글 후기에는 '치킨이 너무 말라 있고 버거 패티도 딱딱하다, '이미 조리된 치킨을 한 번 더 튀긴 것처럼 딱딱해 나무껍질을 씹는 것 같았다', '가격대는 적당하지만 맛이 없다'는 등 음식에 대한 혹평이 두드러졌다. 쿠칭점에서 만난 찬치와(Chan Chi Wah)도 “말레이시아에는 한국 치킨처럼 바삭하면서도 다양한 양념이 버무려져 나오는 치킨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국 치킨을 먹으러 오지만, 메뉴도 매번 비슷하고 근처 한국 음식점의 닭강정보다 맛이 떨어져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친절하고 다른 매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불고기 맛 치킨이 있다는 것은 강점이다”며 덧붙였다.


<한 소비자가 네네치킨에 대해 올린 구글 후기 - 출처: Google>

<한 소비자가 네네치킨에 대해 올린 구글 후기 - 출처: Google>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가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못하는 브랜드가 있다. 또한 교촌치킨처럼 말레이시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일부 지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나타난다. 교촌치킨 일부 지점은 외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부터 재료 수급, 품질 관리 실패 등의 문제를 겪어 문을 닫았다. 국내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기존 업체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은 중요하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다고 해서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한류 열풍에 기대어 현지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제품 개발에 소홀하다면 실패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최근 한국식 치킨을 표방한 말레이시아 브랜드가 늘어나고, 말레이시아 젊은 층들의 음식문화도 변화를 겪고 있는 만큼 치킨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이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 자료
《Marketing-Interactive》 (2021. 10. 20).
https://www.marketing-interactive.com/fried-chicken-brand-kyochon-taps-kingdom-digital-draw-buzz-for-new-meat-free-items-on-social

《The Guru》 (2022. 6. 29). <교촌, 19억 말레이시아 무슬림 입맛 잡았다…치킨시장 점유율 4위>
https://theguru.co.kr/mobile/article.html?no=37737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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