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인도 한류 동아리 인터뷰 시리즈 - 서부 푸네의 인도 한국문화 그룹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7.08

인도는 오랫동안 한류 불모지였다. 뭄바이 중심의 대표적인 인도 영화인 ‘발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듯 인도는 자국 문화 향유율이 매우 높아서 다른 나라의 문화는 그다지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 그래서 소수의 마니아만이 자족적으로 한류를 즐기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기간이 길었다.


그런데 팬데믹을 지나면서 길에서 만나는 인도 사람들이 중국인이냐는 질문 대신 이제는 한국인이냐고 물어볼 만큼 한국 사람을 구별하고 한국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팬데믹 직전과 지금까지 인도 한류의 일등 공신은 물론 BTS를 비롯한 케이팝 아이돌과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이다. 그러나 문화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만남에서 의해서 공고하게 확장된다. 한국문화 관련 동아리 활동을 전문가 수준으로 하는 인도의 한류 팬클럽 멤버들이 바로 한류 확산의 주체이다.


한국 문화 외교관이라는 직함을 줘도 손색이 없는 사람들. 큰 규모의 문화 행사를 기획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의 한류 동아리는 인도 내에 약 20개 정도가 있다. 10년이 넘은 단체도 있고 작년에 결성된 조직도 있다. 보통 회장 및 운영위원회의 느슨한 조직이 갖추어져 있고 회장 혼자 모든 일을 다 하는 곳도 있다. 동아리 회장들은 회원 수가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15,000명까지라고 말한다. 이 ‘회원’의 개념이 단체마다 달라서 같은 개념을 적용한 멤버 수의 집계는 매우 어렵지만 그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인도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한류 동아리 가운데 필자는 동, 서, 남, 북의 대표적인 그룹들을 만나서 각 그룹의 활동 동기와 역사 및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인도 한류 동아리 동서남북’ 시리즈를 하나씩 소개할 예정이다.


처음 소개하는 한류 동아리는 인도 서부의 푸네에 위치한 ‘인도한국 문화그룹(IKCG: Indo-Korean Culture Group)’이다. 푸네는 ‘동양의 옥스퍼드’라고 불리는 인도의 대표적인 교육도시이다. 그래서 인도 전역에서 푸네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다. 또 'IT 도시', '자동차 산업도시'이기도 하여 취업을 위해 몰려드는 젊은 인력도 많다.


IKCG는 2017년에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푸네의 인도 젊은이 250명으로 결성되어 소규모부터 천 명 이상의 관객을 초대한 굵직한 행사까지 주관해왔다.이 멤버들은 처음에는 ‘나처럼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많구나’에 감탄하면서 같이 케이팝을 부르고 춤을 추며, 그리고 한식을 함께 먹으며 한국을 매개로 허물없이 친해질 수 있는 관계를 즐겼다고 한다.


멤버들 사이의 친화력이 더 강하게 생기자 행사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비빔밥, 김밥 등의 한국 요리 강좌를 시작했다. 그다음에는 푸네에서 가장 큰 백화점 안에서 케이팝을 틀어 놓고 춤추고 싶은 사람들이 춤을 추는 ‘케이팝 랜덤 댄스’를 기획하고 만들었다. SNS 공고만 보고 달려온 케이팝 팬들이 처음 만나서 사전 연습 없이 아이돌 같은 군무를 출 수 있다는 것에 백화점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놀랄 뿐이었다.


이후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 푸네 거주 한인 여성과의 만남, 뭄바이 총영사배 태권도 시합 자원 활동 등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도왔다. 지금까지 천 명 이상의 관객이 모인 2016년 케이팝 아이돌 ‘루첸트’ 콘서트와 '한국-인도 문화축제'를 이 그룹에서 프로듀서, 디렉터 역할까지 모두 맡아서 이벤트 회사 수준으로 만들어냈고, 많은 관객에게 케이팝을 눈앞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그리고 주인도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전 인도 케이팝 콘테스트의 푸네 지역 예선 주관을 맡아서 케이팝을 부르는 보컬 부문과 케이팝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댄스 부분으로 나누어 경합하는 행사를 4년째 해오고 있다.


<인도한국 문화그룹 기획자들의 한류문화행사 회의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도한국 문화그룹 기획자들의 한류문화행사 회의 - 출처 : 통신원 촬영>


문화 활동이 전면 중단된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서 올해 5월부터는 서로 만나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인도 한국센터(Indo-KoreanCenter)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모임과 합체가 되어서 새롭게 조직을 정비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벤트 기획팀, 이렇게 두 종류의 팀을 구성한 것이다. 지난 2년 간 온라인 세상에 적응하여 그 편리함을 누리는 버추얼(virtual) 문화 향유자들과 실제 목소리를 듣고 움직이며 오감을 사용하는 데 목말라 한 사람들 모두를 위한 계획이다.

6명의 온라인 팀과 17명의 오프라인 팀이 야심 차게 2022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고 한국에 대한 퀴즈와 게임을 하는 온라인 ‘투게더 니스(Togetherness)’는 6월 5일에, 케이팝과 한국 전통 게임을 즐기는 행사 ‘한류콘 2022(Hallyucon 2022)’은 6월 18일에 진행하였으며, 8월 15일 한국의 광복절과 인도의 독립기념일을 함께 축하하는 퓨전 공연 ‘자유’는 8월 14~15일에, 한글과 힌디어로 된 시를 예술적으로 써보는 캘리그라피는 한글날인 10월 9일에 계획하고 있다.


< IKCG 기획단과의 인터뷰 - 출처: 통신원 촬영>

< IKCG 기획단과의 인터뷰 - 출처: 통신원 촬영>


인도인인 이들은 왜 이렇게 한국문화를 보급하려고 노력하는 것일까? 대학생이자 케이팝 래퍼인 마얀크(Mayank)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한류 관련 일을 할 때가 제 자신의 열정을 표현할 기회라고 생각해요.” 또 영문학을 전공한 루뚜자(Rutuja)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엄청난 기쁨”이라고 대답하였으며, 의과 대학생인 슈루띠(Shruti)는 “인간의 감정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다고 믿고 한국 행사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동안 행복감과 따뜻함, 열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인적인 내면의 희열이 그들에게는 한류 행사 만들기의 동기가 된다.

좀 더 대중적인 이유도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는 우르자스위(Urjaswi)는 케이팝 댄서로 “춤 스텝에 들어 있는 순수한 기쁨을 많은 사람이 경험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리고 케이팝 댄서 꾸날(Kunal)도 “이렇게 즐겁고 신선한 한국문화를 많은 인도 사람이 알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한류 행사를 열심히 만든다고 대답했다.

IKCG 행사 기획팀은 포부도 다양하다. 한국 테마 카페를 열고 싶은 사람, 한국 문화 관련 학술 콘퍼런스를 열고 싶은 사람, 한국에 가서 한국-인도 교류 행사를 만들고 싶은 사람까지. 이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한국을 향한 꿈은 더 정교하고 구체화되고 있다.


<인도한국 문화그룹 행사 기획단 단체 사진 - 출처: 통신원 촬영>

<인도한국 문화그룹 행사 기획단 단체 사진 - 출처: 통신원 촬영>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임은주

성명 : 임은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푸네 통신원]
약력 : 현) 인도-한국센터장, 현 아시안 네트워크 뉴스(ACN) 편집 자문위원 푸네 한인회 대외협력부장 기와 컨설턴트(주) 이사 전) 푸네 세종학당 운영요원 푸네 한글학교장 고전무용(Kathak)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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