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중국에 하나뿐인 이색 관광지 충칭 816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7.14

충칭시의 면적이 한국보다 조금 작은 정도이다 보니 이곳에는 타 도시보다 더 많고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그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이동 제한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터넷상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이색 관광지가 있다. 바로 816 프로젝트 유적지(工程遗址)이다. 이곳은 푸링취(涪陵区)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까이에는 우링샨(武陵山)이 자리 잡고 있다. 충칭 주청취로부터 약 120km 떨어져 있으며, 고속도로를 타고 대략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을 가야 한다.


816 프로젝트 유적지는 1966년 중앙 군사위원회와 저우언라이(周恩来)의 승인을 받아 건설되었다. 터널을 뚫는 데 8년이 소요되었고, 실내 설비를 하는 데만 9년이 걸렸다. 총 투자금액은 7억 4,600만 위안(한화 약 1447억 원)이 들어갔는데, 아주 오래 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과 시간이 소요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건설에 투입된 인원만 6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이 프로젝트는 사실 전쟁을 대비한 군사시설 프로젝트였다. 정확하게는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핵 물질을 제공하기 위한 지하 핵 발전소를 겸비한 지하 대규모 군사시설이라 볼 수 있다.


<816 프로젝트 유적지 첫 입구 동굴 내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816 프로젝트 유적지 첫 입구 동굴 내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사진 설명 : 깊이는 400미터, 상피층의 두께는 최대 200미터로
100만 톤의 수소폭탄 충격과 1000파운드 폭탄의 직격과 규모 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
긴 터널들은 전기차를 통해 이동하며 30분 간격으로 움직이기에 가이드와 동행해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진을 찍다가 가이드를 놓치더라도 30분 뒤 다음 가이드를 따라가면 된다.


<816 프로젝트 유적지를 방문한 학생들이 입구에서 코로나 관련 QR 코드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편함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816 프로젝트 유적지를 방문한 학생들이 입구에서 코로나 관련 QR 코드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편함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1958년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나빠진 상황, 1964년 8월 2일 베트남 동쪽 북베트남 경비정과 미군 구축함의 해상 전투 사건인 통킹만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국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생명선이 대도시와 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쟁 준비에 부적합하기 때문에 각 성(省)이 전략적인 후방을 구축해야 한다고 두 번이나 지적했다. 이후에 여러 차례 조사를 거쳐 충칭의 푸링(涪陵) 바이타오쩐(白涛镇)으로 장소를 정했는데, 당시의 기밀을 위해서 이 지역은 지도에서도 20년간 사라졌다.

1984년 국가 전략 조정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는 건설이 잠정 중단되었는데, 당시 건설 작업은 85%, 설치 작업은 65%가 완료된 상태였다. 시간이 지나고 2002년 4월 8일 국방과학기술산업위원회는 과학산업비밀국(2002) 제14호 문서에 따라 816 프로젝트의 기밀 해제를 합의했다. 2009년 12월 816 프로젝트 부지는 충칭의 문화재 보호 단위로 지정되었다. 또한 2010년 4월, 816 터널의 일부가 관광 프로젝트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2일 816 프로젝트 부지는 '제2차 중국 20세기 건축 유산' 목록에도 포함되었다. 2018년에는 '중국산업유산 보호목록'에 선정되었으며, 2019년 7월 29일에는 국가 4A급 관광경구로 지정되었다. 2010년에 대외 개방을 했지만 당시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발달하지 않았고, 홍보도 아주 부족하여 충칭 사람들조차 이곳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 12월부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여러 인기를 끄는 틱톡(抖音)과 샤오홍슈(小红书) 같은 중국의 유명 소셜 네트워크에 널리 알려질 때쯤 창궐한 코로나로 인해 올해 들어서야 다시 제대로 이슈화되고 있다.


<실내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젊은이들에게 요즘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실내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젊은이들에게 요즘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816 프로젝트 유적지는 총 터널 길이가 20km 이상이며, 완전히 산속에 숨겨져 있다. 터널의 기온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4계절이 비슷한 온도를 갖는다. 총면적은 104,000㎡이며 주요 터널 높이는 79.6m, 둥근 천장 경간은 높이가 31.2m이다. 터널 내부에는 18개의 대형 공간이 있고, 130여 개의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 시설물 안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터널 안에 터널, 터널 안에 건축물, 건축물 안에 터널이 있는 이색적인 시설 환경을 접할 수 있다.

<수많은 크고 작은 공간들이 관광객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이 시설이 이미 반세기를 훨씬 넘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 놀랍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수많은 크고 작은 공간들이 관광객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이 시설이 이미 반세기를 훨씬 넘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 놀랍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오랫동안 비밀에 쌓여 있던 816 프로젝트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제대로 알려지고 있는 중이다. 냉전 시대의 대표적인 전유물이 새로운 시대, 감각적인 내부 디자인과 기획을 거쳐 일반 관광객들에게 여러 가지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물론 관람객의 연령층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SNS 활용률이 높은 젊은 층에서는 이곳이 워낙 높기 때문에 좀 더 특색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의 60대 이상 노년층에 816 프로젝트는 조금 더 특별하다. 그저 좋은 기념사진을 위한 관광지의 의미를 넘어선다. 그 시대를 보낸 그들은 816 프로젝트 유적지 이곳저곳의 전시물들이 한편으로 그들의 힘든 추억이자, 지금의 강대국으로 중국이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관광지 내 모든 표지판과 설명문에는 한국어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다.  주변에는 816 프로젝트 관련 관광지가 들어서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관광지 내 모든 표지판과 설명문에는 한국어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다.  주변에는 816 프로젝트 관련 관광지가 들어서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관광지 내 모든 표지판과 설명문에는 한국어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다.  주변에는 816 프로젝트 관련 관광지가 들어서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816 프로젝트 유적지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한 번은 꼭 볼만한 곳이며, 그 한번만큼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아직도 관광지로 오픈된 곳이 한정적이기에 앞으로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변에도 이곳과 연관된 관광지들이 생겨나고 있어 관광자원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곳곳마다 설명에 영문과 한글이 자세히 적혀 있고, 번역 또한 크게 무리 없이 되어 있어 한국인으로서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한때는 냉전 시대의 대표적인 전유물, 지금은 관광지로의 성공적 변신을 마친 816 프로젝트 유적지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신냉전 시대, 지금도 어딘가는 작동되고 있는 지하 핵 발전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무기 공장들이 베이징의 798 예술단지나 충칭의 816 프로젝트 관광지처럼 변하는 미래, 꿈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런 꿈을 꾸고 싶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816工程遗址_百度百科 https://url.kr/vry6gc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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