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역사 문화 캠프로 여름방학을 시작하자!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7.06

캐나다 써리한국어학교의 여름 방학은 역사 문화 캠프로 시작한다.

매년 학기의 마지막을 일반 학기 수업에서 깊이 있게 다루기 힘든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역사 문화 캠프(6월 17일~18일)에서 학년도 학사 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의 역사 문화 캠프의 주제는 지난 '삼국 시대'에 이어 '통일 신라 시대'였다. 한국에 계신 EBS 인기 역사 강사 김준우 선생님과 온라인 줌을 통해 캐나다와 미국에 거주 중인 교사와 학생 약 50여 명이 연결되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거나 어려서 부모를 따라 한국에서 이민한 아이들, 혹은 재외동포 2세대, 3세대의 자녀들은 아이들이 가늠하기도 힘든 고대의 역사를 재미와 흥미를 돋우도록 구글 위성지도를 펼쳐 안내해주셨다. 부처님의 나라라는 뜻의 불국사와 석굴암을 찾아갔다. 사장되었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우체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석굴암의 경우, 건축 원리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시멘트로 덮어버린 부실 복원공사였다고 하여 안타까웠다.

이 본존불은 정확하게 동해 속 문무대왕릉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문무대왕릉은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후에 무열왕이 된 김춘추의 아들)이 자신은 죽어 용이 된 후에 침입해 들어오는 왜구를 막겠다며, 자신의 시신을 불교식으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라는 유언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죽어서까지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들여다보며 매우 감동하는 시간이었다. 삼국 중에서 신라가 아닌 북방을 호령했던 고구려가 통일했다면 어땠을까. 천년의 왕조를 자랑하는 신라 시대의 찬란했던 문화 이면에 깊은 여운이 남는 부분이었다.


[EBS 인기 역사 강사인 김준우 선생님의 통일신라 시대 온라인 특강 수업 중에서, 사진 출처: 써리한국어학교]

[EBS 인기 역사 강사인 김준우 선생님의 통일신라 시대 온라인 특강 수업 중에서, 사진 출처: 써리한국어학교]


둘째 날은 저학년(4세~ 초등 6학년) 학령기 학생들의 대면 수업으로 진행됐다. '통일 신라의 폴라로이드 유물전' 수업에서는 신라의 통일 과정을 설명하고, 석굴암, 불국사(다보탑과 석가탑),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문무대왕릉을 중심으로 통일 신라 대표 유물과 유적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만드는 활동을 했다. 수업을 진행한 김현진 교사는 "통일신라 시대는 한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우리나라 역사의 첫 단추였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통일 신라의 폴라로이드 유물전' 수업에서 각자 만든 통일신라 유물 모음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저학년 고급반 학생들,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통일 신라의 폴라로이드 유물전' 수업에서 각자 만든 통일신라 유물 모음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저학년 고급반 학생들,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통일 신라 시대의 미술과 음악' 수업에서는 단옷날 한 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여 만들어 찼다는 오방색 팔찌 '장명루(길 장"長" 목숨 명"命" 실 루"縷"로 실처럼 오래 병마를 물리치고 살라는 무병장수 기원의 뜻을 담았다고 한다.)' 만들기 활동과 가야금을 직접 만져보고, 가야금 연주를 감상하는 시간이었다. 수업을 담당한 김윤미 교사는 소장하고 있던 가야금을 가져와서 작은 연주회를 보여주었다.


['통일 신라 시대의 미술과 음악' 수업 중에서 가야금을 만져보는 학생과 김윤미 교사,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통일 신라 시대의 미술과 음악' 수업 중에서 가야금을 만져보는 학생과 김윤미 교사,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통일 신라 시대의 미술과 음악' 수업 중에서 단청 색칠 활동지를 들고 저학년 고급반 단체 사진,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통일 신라 시대의 미술과 음악' 수업 중에서 단청 색칠 활동지를 들고 저학년 고급반 단체 사진, 사진: 써리 한국어학교]


'신라의 화랑도(花郎徒)' 수업을 진행한 김진아 교사는 천년왕국 신라의 찬란한 역사 속에서 삼국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던 정신이자 실체였던 '화랑도'를 세 살에서 일곱 살 사이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신라의 화랑이었던 김유신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감상하고, 화랑 모자 만들기, 활쏘기 체험으로 저학년 초급반 수업을 구성했다고 했다.


['신라의 화랑도' 수업에서 화랑모자를 쓰고, 활쏘기해보는 저학년 초급반 어린이들, 사진:써리 한국어학교]

['신라의 화랑도' 수업에서 화랑모자를 쓰고, 활쏘기해보는 저학년 초급반 어린이들, 사진:써리 한국어학교]


['신라의 화랑도' 수업에서 화랑도 사진찍기 중인 저학년 초급반 어린이, 사진: 써리 한국어 학교]

['신라의 화랑도' 수업에서 화랑도 사진찍기 중인 저학년 초급반 어린이, 사진: 써리 한국어 학교]


써리 한국어학교 송성분 교장은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역사 문화 캠프는 써리 한국어학교의 학사 운영 가운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사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평소 학기 중에는 한글 교육에 집중하기 때문에 역사를 다루기가 쉽지 않지만 몇 년째 역사 문화 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해 본 결과,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한글학교에 보내서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잘 몰랐던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아이가 관심이 생겨 고맙다는 후기를 많이 듣습니다. 재외동포 아이들에게 역사 교육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하는데 중요한 과정입니다. 재외동포재단을 포함한 한국 정부의 재외 한글 학교를 향한 좀 더 적극적인 도움이 절실합니다."라고 총평했다.


[저학년 학부모 한 분이 '신라의 화랑도' 수업 후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통신원]

[저학년 학부모 한 분이 '신라의 화랑도' 수업 후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통신원]


역사 캠프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한 캠프 참가자의 어머니께서 문자와 사진을 보내 주셨다.
"선생님, 저희 아이가 집에 와서도 활쏘기가 좋다고 이러고 있네요. 너무 좋아해서 벽에 과녁도 그려 붙였습니다. 역사 캠프는 대체 언제 끝나는 거죠? 아이들이 생각보다 더 좋아하네요."

저학년 수업에서 함께 시청한 김유신 인형극을 관람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 어린 김유신이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나갔다. 김유신은 사슴을 겨냥하여 쏘았고, 사슴이 활에 맞았다. 그러나 사슴이 활을 맞았음에도 일어나 도망을 갔다. 기이하게 여긴 아버지가 김유신의 화살을 확인해보니 화살촉이 빠진 멍텅구리 화살을 쏘았던 것이었다. 화랑이 되기 전인데도 어린 김유신은 원광법사(圓光法師)가 제정한 세속오계(世俗五戒)의 가르침 중에 '살생유택(殺生有擇)'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화살촉을 빼버리고 야생 동물이 죽지 않게 보호했던 것이다.

학부모의 감동적인 캠프 후기도 감사했고, 역사 문화 캠프에 교사로서 참여하면서 나의 어린 시절 때 배우지 못했던, 아니, 배웠을 테지만 잊고 있었던 한국의 역사와 정신을 다시금 배울 수 있어 뿌듯했다. 캐나다에 사는 한국인 자녀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역사 문화 캠프는 참 귀중한 시간이라는 확신이 든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 중에서, 사진: SBS토론 공감]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 중에서, 사진: SBS토론 공감]


김진아
 캐나다 김진아
 써리한국어학교 교사
 코리안 뉴스 객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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