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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재단 10주년 기념 10인의 명사 특강 세 번째, 미국에서 열려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7.11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각),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과 미국 거점 세종학당(소장 정은미)은 하버드대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명예 교수를 초청하여 '한국 시조 문학 특강'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세종학당 재단(이사장 이해영, 이하 재단)이 기획한 '10인의 명사 특강'의 세 번째 시리즈로서, 동시에 한-미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행사이기도 했다.


◆ (상단) 인사말을 전하는 세종학당 재단의 이해영 이사장. (하단)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원장의 축사를 대독하는 미국 거점 세종학당 정은미 소장(왼쪽)의 모습. ©LA 한국문화원◆ (상단) 인사말을 전하는 세종학당 재단의 이해영 이사장. (하단)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원장의 축사를 대독하는 미국 거점 세종학당 정은미 소장(왼쪽)의 모습. ©LA 한국문화원


특강에 앞서, 재단의 이해영 이사장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향유하고 즐기는 모든 청중"이 이번 명사 특강을 듣고 "미국 현지인들이 한국 문학과 시조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에 공감하고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서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원장도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자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들을 위한 전 세계 최대의 교육 기관인 세종학당 재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인사를 전했다. 이 축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정 원장을 대신하여 미국 거점 세종학당 정은미 소장의 낭독으로 전달됐다.


◆ 한국의 시조 문학을 강의하는 하버드대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명예 교수. ©LA 한국문화원

◆ 한국의 시조 문학을 강의하는 하버드대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명예 교수. ©LA 한국문화원


한국 시조 문학 세계화에 앞장서 온 데이비드 맥캔 교수의 '한국 시조 문학의 매력(The Charm of Korean Literature: Sijo)' 특강을 듣기 위해 미전역에서 약 150명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1966년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의 단원으로 한국에 파견된 맥캔 교수는 안동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그 시기에 접한 김소월의 시를 통해 한국 문학을 알게 됐고, 특히 시조 문학에 빠져들게 됐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하버드대에서 한국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코넬대와 하버드대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면서 10여 권에 달하는 한국 문학 관련 저서를 집필했고, 2009년에는 자신의 영어 시조 60여 편을 묶은 [Urban Temple, 도심의 절간]을 펴냈다.


◆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교수의 강연. ©LA 한국문화원

◆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교수의 강연. ©LA 한국문화원


이날의 강연에서 맥캔 교수는 시조가 가진 초∙중∙종장의 3장 6구 45자 내외의 기본 형식을 설명했다. 또한, 정형시로서의 시조와 일본의 '하이쿠(Haiku)'를 비교하며 시조의 특징을 짚어내기도 했다.

더불어 정철의 [물아래 그림자]와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 등 여러 편의 조선 전기 평시조를 소개하며 각 시의 영문 번역본을 준비해, 한국어가 서툰 현지 미국 청중의 이해도를 높였다.

"노래(시조창)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다."라는 맥캔 교수는 "가장 좋아하는 시조 중에 하나"로 꼽은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를 시조창으로 선보이며 청중의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 세종학당 재단 출범 10주년 기념 '10인의 명사 특강'의 세 번째 시리즈 – '한국 시조 문학 특강' 단체 사진. ©LA 한국문화원

◆ 세종학당 재단 출범 10주년 기념 '10인의 명사 특강'의 세 번째 시리즈 – '한국 시조 문학 특강' 단체 사진. ©LA 한국문화원


강연 이후 맥캔 교수는 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대면 강연이었지만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세종학당 재단과는 한국어 수업을 포함하여 시조 경연 대회 등 수년간 많은 일을 해왔다. 재단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줘서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맥캔 교수는 시조를 "한국 특유의 문화와 한국인의 삶이 담긴, 운문 형태의 공연(performance)"이라고 정의했다.

이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초장, 전개되는 중장, 반전과 결론이 담긴 종장으로 구성된 시조는 설명적 글쓰기(expository essay)의 특징인 수사학적(rhetorical) 형식이 잘 나타난 훌륭한 예시다."라면서 시조의 우수성을 칭찬했다.

"싸이(Psy)도 시조 형식으로 [강남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는 "미국에는 일본의 하이쿠가 실린 초등 교과서가 있다. 이를 배운 미국인들은 일본 문학을 막연하게나마 친숙하게 생각한다. 한국의 시조도 교과서에 실린다면 한국 문학이 미국에 진출하는데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시조 사랑은 이날의 특강에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며, 이는 "시조를 처음 알게 됐는데 놀라웠다.", "여태껏 알고 있던 '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정형시 시조 안에 담을 수 있는 창조적인 생각은 무한하다." 등 청중들의 반응에도 잘 나타났다.

특히, 릭먼(Rickman) 씨는 "시조가 주는 메시지가 매우 묵직하다."라면서 "휴식 없이 인생의 목적지만을 향해 달음박질치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라는 감상을 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렇게 데이비드 맥캔 교수의 '한국 시조 문학 특강'은 많은 청중에게 큰 감동을 남기며, 다시 만나자는 따뜻한 인사와 함께 마무리됐다.

한편, 재단 출범 10주년 기획 '10인의 명사 특강'은 지난 3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전 세계의 세종학당에서 진행된다.


이나라
 미국 이나라
 콜로라도통합한국학교 교사
 콜로라도대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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