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항아리 소개하는 발효음식 전시회 제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7.13

<마당몰 1층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마당몰 1층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CGV시네마가 들어서 있어 한인들은 물론이요,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마당몰 1층에는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항아리라는 것이 본래 용도는 고추장 된장 등 한국 음식에 사용되는 장을 담가 보관하는 것이지만 이곳의 항아리는 화분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하다. 분홍, 보라, 노랑 색깔도 아름다운 꽃들은 항아리의 넉넉한 품에 안겨 평화롭게 피어 있다. 항아리는 모두 한 가지 색깔인 줄 알았는데 10여 개의 항아리가 모두 다 빛깔도 다르고 크기도 다양하다.

아이를 데리고 마당몰에 와서 항아리를 본 한 여성은 아이에게 항아리의 본래 용도를 설명한다. “엄마가 어릴 때에 할머니가 저 항아리 안에 고추장을 담가서 보관하셨어. 고추장, 알지? 비빔밥 먹을 때 넣는 것?” 아이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에서도 항아리 보기가 쉽지 않을 텐데 미국 땅에서야 더 말이 필요 없다. 그래도 여기저기 이렇게 항아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한인타운의 고바우 식당 입구에 진열된 항아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인타운의 고바우 식당 입구에 진열된 항아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고바우 식당 입구에 진열될 옹기 소줏고리. 술 대신 물이 아래 항아리에 떨어지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고바우 식당 입구에 진열될 옹기 소줏고리. 술 대신 물이 아래 항아리에 떨어지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인타운 버몬트 길에 있는 고바우 식당 안에는 입구에 항아리를 전시해놨다. 고바우 식당은 항아리 외에도 문살, 조각보, 민화, 고가구, 단청 입힌 기둥 등 한국의 전통 미를 엿볼 수 있는 생활 소품들을 식당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해 놓아 식사하는 이들로 하여금 맛에 더해 시각적 경험까지 풍성하게 해준다. 이곳의 항아리는 큰 것 2개와 증류주를 내리는 옹기 소줏고리 등 3개이다. 소줏고리의 주둥이에서 물이 졸졸 흘러내려 큰 항아리로 가도록 해놓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LA한국문화원 1층에서도 항아리를 만날 수 있다. 전시 목적이긴 하지만 본래 항아리의 목적인 장을 저장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세팅이다. 뒤쪽으로는 어느 사찰의 공양간에서 사용하는 것인지 항아리가 줄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앞쪽으로는 실제 항아리를 몇 개 전시해 놓았다. LA한국문화원을 찾는 현지인들은 이를 보며 슬로우푸드(Slow Food)와 발효(Fermentation)의 강국 한국을 알게 된다.

<수공예품 거래 사이트 Etsy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의 항아리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있다 - 출처: Etsy.com>

<수공예품 거래 사이트 Etsy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의 항아리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있다 - 출처: Etsy.com>


요즘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이나 예술적인 터치가 더한 수공예품 거래 사이트인 엣지(Etsy)에 보면 항아리가 검색된다. 항아리에 대한 설명 또한 발효 음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현대인들에게 무척 유혹적인 문구이다.‘한국의 전통 발효용 바이오 세라믹’이라는 표현을 보며 한국의 음식 문화가 전세계인들에게 전파해야 할 건 바로 이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항아리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50-200달러까지 그릇으로서는 제법 괜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 항아리를 검색하면 막걸리를 만드는 누룩, 김치를 만들 수 있는 김치 소스 믹스 등이 함께 나온다. 집에서 김치와 막걸리 등 한국식 발효음식을 만들어보려는 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상품 조합이다.

최근 돌비극장에서 있었던 ‘라면 보울의 역사’ 전시회를 보고 난 후 항아리와 발효음식에 대한 전시회를 LA를 포함한 해외에서 연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먹거리만큼 빠르고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문화는 없다. 그리고 이는 일회성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

가능한 한 현지인들의 왕래가 잦은 지역에서 항아리의 역사, 항아리의 사용 용도와 방법, 지역마다 다양한 항아리 모양, 용도 따라 다양한 항아리, 항아리 안에 발효시키는 음식들, 작가들의 예술 작품 같은 항아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시회를 통해 항아리를 홍보하고 한국의 발효음식의 우수성을 알린다면 미래 점점 더 발효음식을 필요로 하는 인류의 식생활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고 한식도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홍보와 전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출처
Etsy.com
통신원 촬영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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