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벨기에 슈퍼마켓에 등장한 비빔밥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6.16

벨기에에서 케이팝 만큼이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K-food', 즉 한식이다. 어느 도시에서 한국 레스토랑이 생겼다 하면 관련 뉴스가 벨기에 일간지에 게재되고, 벨기에 수도 브뤼셀 맛집으로는 그 수많은 레스토랑들 중 한식 레스토랑이 10위 안에 선발된다. 매거진에도 한국인의 밥상이 건강식으로 소개된다. 벨기에 언론에서 한식을 다루는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생활 속에서도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한국 라면은 물론 한국 이름이 붙은 김, 김치, 된장국 등 간편한 한국 식품들이 벨기에인이 이용하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벨기에 슈퍼마켓에 비빔밥까지 등장했다. 벨기에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비빔밥 사진을 통해 일반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비빔밥 쿠킹박스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얻게 된 후 통신원도 직접 찾아가 구매해 보았다.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비빔밥 쿠킹박스 – 출처 : 통신원 촬영>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비빔밥 쿠킹박스 – 출처 : 통신원 촬영>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비빔밥 쿠킹박스는 네덜란드어로 ‘코레안서 비빔밥(Koreaanse BIBIMBAP, 한국 비빔밥)’으로 적혀 있으며, 2~3인 용으로 가격은 5.99유로(약 8,000원)이다. 쿠킹박스에는 비빔밥 재료로 오이, 시금치, 당근 등 각종 채소와 쌀, 고추장, 참깨와 고춧가루가 들어있으며, 그외 설탕, 식초, 다진 고기, 달걀, 올리브 오일은 따로 직접 준비하라고 쓰여 있다. 조리 시간은 25분이며, A부터 E까지 나뉜 영양 평가 등급은 최상급 A로 표시되어 있다. 조리 방법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먼저 쌀을 안친 후 오이를 4등분으로 잘라 설탕과 식초로 만든 양념장에 섞어 놓는다. 올리브 오일에 다진 고기를 5분 정도 구운 후 고추장을 넣고 2분 더 굽는다. 그 후 야채를 기름에 볶은 다음 달걀을 부쳐낸다. 밥 위에 고기, 볶은 야채, 오이, 당근을 올린 후 계란프라이를 정 중앙에 올린다. 그 위에 올리브와 섞은 참깨와 고춧가루를 골고루 뿌려 먹는다. 설명서대로 직접 만들어 먹어보니 정말 맛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추장이 우리가 알고 있는 맛과 조금 다르고, 명칭도 고추장이 아닌 향신료 페이스트(kruidenpasta)로 적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추장의 매운 맛이 배제되어 있어 오히려 다수 벨기에인의 입맛에 맞을 수 있다. 벨기에인 힐(Gill)씨는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마르테인(Martijn)씨는 “아내가 채식주의자라서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비빔밥 쿠킹박스가 제격이다”고 만족해 했다.


<벨기에 일간지에 실린 비빔밥 – 출처 : 헛 라트스터 뉘우스>

<벨기에 일간지에 실린 비빔밥 – 출처 : 헛 라트스터 뉘우스>


벨기에 일간지 《헛 라트스터 뉘우스(het laatste nieuws/HLN)》는 6월 4일 기사에서 "쫄깃한 프라이드 치킨부터 비빔밥까지: 이 세가지 요리는 한국의 ‘스토프플리스를 곁들인 감자튀김’이다(Van sticky fried chicken tot bibimbap: deze 3 gerechten zijn de ‘frietjes met stoofvlees' van de Koreaanse keuken)"라는 제목으로 한국 요리를 소개했다.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은 국민 음식으로 한국의 김치처럼 모든 요리에 반찬처럼 나오며, 한국의 떡볶이처럼 국민 간식으로 식사 대용으로 먹기도 한다. 스토프플리스는 갈비 맛과 비슷한 고기요리로 역시 벨기에 대표 음식이다. 기사에서는 “기존의 소금이나 후추통을 꺼내는 것 이상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여기에서 자신의 주방에서 한식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영감을 찾을 수 있다”면서 한식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기사에 따르면 “김치(kimchi)와 고추장(gochujang)은 한국 고유의 음식으로 최근에 식당이나 슈퍼마켓에서 점점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기사에서 비빔밥은 비빔밥(bibimbap)으로, 닭강정은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소스를 곁들인 튀긴 치킨(Gefrituurde kip met zoet kleverig sausje)’, 새우전은 ‘작은 새우와 새콤한 무를 곁들인 바삭한 팬케이크(Krokante pannenkoek met roze garnalen en zoetzure radijsjes)’로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요리 이름을 소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반 사람들도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직접 조리한 음식 사진과 함께 재료와 요리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빔밥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으며, 고추장은 아시안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고, 부침개에는 작은 새우 대신 오징어를 넣어도 된다는 요리 팁도 제공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최근 쿠킹박스가 인기다. 사람들은 특정 레스토랑에 가지 않아도 가정에서 멕시코, 일본, 모로코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쉽게 요리해서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한식도 이 트렌드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벨기에 슈퍼마켓에서 비빔밥 쿠킹박스가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벨기에 식단에 한식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앞으로 벨기에인들이 좋아하는 불고기와 닭볶음탕 등 더 다양한 한식 쿠킹박스가 생겨나 한식도 한국 대중문화만큼이나 벨기에인들과 더 친밀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 출처
《Eten | hln.be》 Van sticky fried chicken tot bibimbap: deze 3 gerechten zijn de ‘frietjes met stoofvlees' van de Koreaanse keuken




고소영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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