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처를 위로하는 한국어 특강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6.07

우크라이나는 아직 불안정하다수도 키이우 지역의 긴장된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나 언론에 보도된 부차이르펜 인근 지역은 폭격으로 재산 및 인명 피해가 상당하다현재 우선적으로 거주지의 피해를 받은 주민을 대상으로 임시 숙박시설을 건설해 제공하고 있다각국에서 보내온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물자가 주민들에게 배급되고 있으며, 점차 상점과 시내 매장들이 정상화되고 있다하지만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거주 주민과 피난민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아직까지 전선의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민간인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전쟁 중 인근 유럽으로 피난을 간 우크라이나인은 대략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피난민 지원에 매우 적극적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피난 온 학생들의 학업 지속을 위해 초중등학교와 대학이 다양한 학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더욱 열심이 학습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키예프 소재 한국교육원에서는 전쟁 기간 중에 키예프에 남은 우크라이나 한국어 학습자들을 초청해 한국어 특강과 함께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작은 행사가 있었다.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전쟁기간에도 식지 않은 듯 하다. 이번 모임의 목적은 전쟁으로 인한 학생들의 정신적인 부담을 없애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한국인 강사 두 분이 손수 학생들을 위한 한식을 준비했고, 학생들을 위한 격려의 선물을 준비하며 전쟁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은 애써 밝은 표정을 보이며 이번 모임에 매우 감동 받았다. 러시아 침공 초기 키예프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포위로 인한 공포는 당시에 함께 키예프에 있었던 통신원도 충분히 동감한다.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에 모든 시민이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특히 일부 접경지역 주민들은 방공호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극도의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지냈다.

 

이번 모임의 첫 특강 주제는 한국어 발음에 대해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표기와 다르게 발음되는 특정 단어들을 설명하며 초급부터 중급 수준의 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한국어 발음을 이해하고 그를 교정하는 수업이었다. 이번 특강을 준비한 장영진 선생은 키예프 소재 국립대학에서 17년 동안 한국어 강의 경력을 보유한 강사이다.  다년간의 대학 강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한국어 학습자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말하는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한국어 발음에 대한 규칙을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키예프 한국교육원에 참석한 한국어 특강 참가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키예프 한국교육원에 참석한 한국어 특강 참가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두 번째 특강을 담당한 최안나 선생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의에 있어 오랜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강사이다. 현지 국제관계대학에서 한국어 강의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교육원에서 한국어 회화와 작문을 강의해왔다. 이번 특강에서는 다년간의 한국어 강의를 통해 느낀 우크라이나 학생들을 위한 효율적인 한국어 학습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한국어 학습자들이 자주 틀리고 혼동하는 조사 사용법의 중요성과 한국어 실력을 늘리기 위한 정리 요령을 설명해 주었다. 상당수 학생들이 한국어 학습 시간과 학습 단계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기초와 초급에서 학습한 한국어 총정리를 소홀히 하므로 이미 학습한 내용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지적했다. 이러한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학습 단계가 끝나는 시점에 문법과 어휘를 정리해야 함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참석한 학생들은 한국어 선생 두 사람이 전쟁 중에도 키예프를 떠나지 않고 함께 남아준 것에 많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학생들의 밝은 표정에도 전쟁으로 인한 마음 속에 있는 상처는 숨길 수 없었는지 눈시울이 때때로 붉어져 있었다. 어려운 시기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한국어특강 참가자와 한국어 강사-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어특강 참가자와 한국어 강사-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에 유학 중인 우크라이나 국적 학생들이 매년 증가 추세를 기록해 왔다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져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이번 전쟁으로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져 본국에서 유학 송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경제 상황은 모두에게 힘들다. 더구나 전쟁이 빠른 시일 안에 종료될 것 같지 않다종료가 되더라도 파괴된 시설을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한국에 유학 중인 우크라이나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임길호

성명 : 임길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우크라이나/키예프 통신원]
약력 : 현) 키예프대학원 박사과정(인문학) 수료, 전문통번역 및 지역전문가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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