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브뤼셀 맛집 하나 레스토랑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6.08

유럽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 4월에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면서 그 주변 맛집을 찾아보았다. 검색 결과 한식 레스토랑으로 갈비 식당을 발견했고 평점도 좋아 반가운 마음에 직접 가보았다. 식당은 만석이었고, 한 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중국인들로 이루어져 분주했다. 주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통신원을 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 종업원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어 보니 본인은 한국말을 할 줄 모르고, 주인과 종업원 모두 중국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식당을 나왔다. 벨기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있고, 관광도시 브뤼헤에 있는 중국 레스토랑에는 한국 라면 메뉴가 있어 아시아에 대해 잘 모르는 현지인들은 이곳을 한국 레스토랑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에서 중식보다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브뤼셀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하나(Hana)’를 찾은 손님들과 제공되는 음식>

<브뤼셀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하나(Hana)’를 찾은 손님들과 제공되는 음식>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벨기에 요식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봉쇄 정책으로 운영이 수개월 중단되면서 많은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백신패스 정책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되찾았다. 레스토랑도 활기를 찾았으며 사라진 레스토랑 장소에는 새로운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으로 몰리면서 평일이든 주말이든 레스토랑 예약이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벨기에 한식 레스토랑들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브뤼셀 맛집 ‘하나 레스토랑’은 손님 대부분이 현지인들로 예약이 필수이다. 김학재, 강영화 부부는 브뤼셀에서 16년째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김학재 씨는 한식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로 주방에서 요리를 전담하고 있으며, 강영화 씨는 홀을 책임지고 있다. 특별히 강영화 씨는 훌륭한 프랑스어와 영어 실력으로 전화 예약은 물론 손님들과 소통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스토랑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점심시간은 12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저녁시간은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이다. “점심시간 때는 테이블 회전을 하지 않고, 저녁 시간때는 오후 8시부터 2번째까지만 회전을 한다”는 강영화 씨의 말에서 무조건 손님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 음식의 질과 안락한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경영 마인드를 읽을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하나 레스토랑은 현지인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다른 도시에도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영화 씨는 “현재 일도 매우 바빠서 또 다른 레스토랑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서 “케이터링을 요청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그 또한 여유가 없어 주문을 받지 않는다. 단골 손님들이 많아 그들에게 최상의 요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테이블은 유럽인에게 맞게 화려한 메인 요리와 정갈하게 담긴 소량의 개인 반찬으로 꾸며진다. 현지인들은 어떤 한국 요리를 좋아할까? “불고기와 비빔밥이 꾸준히 가장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점심식사로 라면을 주문하는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나 식당 종업원은 답했다. 브뤼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토마스씨는 “몇 년 전 한국인 주재원의 초대로 하나 레스토랑에서 처음으로 한식을 먹어보게 되었는데 맛이 좋았다. 요즘은 비즈니스 런치로 동료들과 함께 가끔 한식을 찾는다”면서 처음에는 젓가락 사용도 어색했지만, 지금은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솥이 좋아서 항상 돌솥불고기나 돌솥비빔밥을 주문한다는 다비드씨는 “처음으로 애피타이저로 감자전과 잡채를 주문했는데 너무 맛있다”면서 “특별히 감자전이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도 다시 주문해서 먹고 싶다”고 호평했다.

최근 한복, 김치 등 한국문화를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인들은 이제 유럽에서 한식 레스토랑까지 중국화하려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이미 현지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스시는 모두 중국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일본 레스토랑들도 중국인들이 경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한국 고유의 맛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한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더 나아가 한식을 연구하고 한식 자격증을 획득해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벨기에인들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고소영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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