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 마드리드 독주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5.31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열린 박규희 클래식 기타 독주회- 출처: 통신원 촬영>

지난 5월 24일 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아카데미(Real Academia deBellas Artes de San Fernando)에서 한국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기타 독주회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의 2022년 코리안 클래식음악제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실력 있는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의 스페인 데뷔무대가 되고 있는 한국문화원의 클래식음악제는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스페인 한 언론에서는 대한민국이 가장 권위있는 국제 클래식 음악 콩쿠르에서 인정을 받는 나라로, 수준 높은 아티스트를 배출하며 클래식 음악 연주에서 특권적인 위치를 획득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은 산 페르난도왕립미술아카데미와 함께 5년 연속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국의 수준 높은 솔리스트들의 연주를 스페인 현지에 선보이고 있다.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2008년 권위 있는 벨기에 프렝탕(Printemps de la Guitare) 기타 콩쿠르에서 아시아 및 여성 최초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어거스틴 바리오스(Printemps de la Guitare, 2010) 및 알람브라(Alhambra) 국제 기타 콩쿠르(2012)를 석권하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첫 앨범 ‘Sueño(꿈)’을 발매한 후 앨범 리사이틀을 통해 공식 데뷔했으며, 2012년에는 아무나 설 수 없다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그녀는 섬세한 연주로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한 콘서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규희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스페인을 꼽을 만큼 스페인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데 2016년 알라칸테 음악원에서 ‘기타 마스터 과정’을 들으며 많이 배우고 위로를 받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 마스터 과정은 알리칸테 음악원이 옛 명성을 되찾고자 개설한 코스로 세계에서 기타 유망주로 꼽히는 이들을 오디션을 통해 뽑는다. 그 과정에서 박규희는 우등으로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작년 알리칸테 출신의 유명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그나시오 로데스(IgnacioRodes)와 함께 공연을 하기도 했다.

박규희 기타리스트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클래식 기타의 본고장인 스페인 출신의 주요 연주가와 작곡가들의 명곡으로 구성했다. 마드리드에서 독창적인 작품을 남긴 스카를라티(Scarlatti), 기타 연주 방법론의 가장 오래된 교본 중 하나를 저술한 페르난도 소르(Fernando sor), 스페인의 대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가인 그라나도스(Granados), 스페인적인 요소들의 곡으로 유명한 이삭 알바레스(IssacAlbéniz), 클래식 기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페인 최고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타레가(Tárrega), 브라질의 작곡가이지 지위자 엑토르 비야 로보스(Heitor Villa-Lobos )와 기타계의 파가니니라로 불리는 파라과이의 망고레 등의 명곡들을 박규희 기타리스트는 자신만의 풍부한 감성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스페인의 유명 클래식 기타 제작자 앙헬 베니또 아구도가 함께해 연주 전에 연주곡에 얽힌 역사를 설명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스페인 현지 관객들은 작은 손으로 기타 줄 위를 누비며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표현해 내는 그녀의 연주에 크게 감동했다. 주중 정오 공연이라 초기에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로 출발했으나 첫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보답하며 연주를 즐기기 시작했다. 팔짱을 끼고 첫 연주를 듣던 어떤 관객은 ‘환상적’이라며 프로그램 책자를 다시 들여다 보며 그녀의 이름을 확인하고 되내이기도 했다. 한곡, 한곡 거듭될 때마다 관객들을 노래하듯 감정을 담아내는 기타 선율에 고개와 발을 끄덕이며 그녀의 연주에 몰입했다.

한편, 한국문화원의 클래식 음악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는 노부부는 작은 아시아의 나라에서 이토록 서양 클래식 음악분야에 빼어난 인재를 많이 보유한 것이 신기하다며, 이번 클래식 기타 공연은 더욱 특별했다고 전했다. 박규희는 앵콜 무대로 클래식 기타 곡 중에 가장 사랑 받는 곡 중 하나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클래식 기타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젊은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성공적인 독주회는 다양한 한국 문화예술의 높은 수준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한국의 문화예술 공연을 스페인 현지인들이 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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